<연개소문>이 재밌다는 말은 다.. 개소문?

2006. 7. 1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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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조은미 기자] 방송 전부터 연방 소문난 <연개소문>이 지난 8일 드디어 그 뚜껑을 열었다.

높은 기대를 증명하듯 첫 회부터 시청률이 20%대를 훌쩍 넘었다. TNS미디어코리아 시청률 집계 결과 1회 22.2%에 2회 24.7%로 시청률도 상승세다. 첫 회 16.3%로 출발한 <주몽>보다 높은 수치다.

어쩌면 이 화제는 예고 됐다. 제작비 400억, 1·2회 안시성 전투신만 30억원을 들여 다섯 달이나 공들여 찍었다. <태조 왕건> <야인시대>로 소문난 대박 작가, 이환경 작가가 각본을 썼다. 통쾌한 역사극의 주인공 연개소문이 주인공인데다 스케일 하난 보장한다. 더구나 <주몽>을 필두로 고구려가 뜨고 있다.

하지만 시청자 반응은 달랐다. 뜻밖에 시청자들의 볼멘소리가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연개소문>이 재밌다는 말은 다… 개소문"이라고 비꼬았다.

전쟁 신만 많고, CG 티난다?

이성진씨는 <연개소문> 시청자 게시판에 이렇게 올렸다.

"당최 400억의 행방은? 400억은 어디로 증발했답니까? 아시는 분 답변 좀…."

이 글에 이진우씨가 얼른 대답했다.

"의류, 폭약, 밥값, 엑스트라 알바비 등등."

<연개소문>은 사극치고 컴퓨터 그래픽(CG)를 대폭 활용했다. 연개소문과 당 태종의 전투 장면에 CG를 써서 150명 엑스트라로 30만 대군을 연출했다. 하지만 그 CG가 문제였다. 공들였다는 전투 신에서 화살이 날아가는 장면에 실소를 금치 못했단 시청 평이 쏟아진 건 어떻게 봐야할까?

최경환씨는 "전투 신은 정말 완전 대실망"이라며, "전투장면과 작전장면 등 화면 색깔이 너무 튀어서, 꼭 딴 장소에서 촬영한 듯한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것들이 극에 몰입하는 걸 방해했단 소리다. 최경환씨도 "저예산으로도 저 정도는 충분히 카바 가능한 일 아니냐"며 알려진 고액 제작비와 달리 떨어지는 극중 완성도를 꼬집었다.

네이버 아이디 an4314는 "전체적인 퀄리티가 너무 떨어진다"며 "요즘 시청자들이 얼마나 눈이 올랐는데 이 모양이냐"며 실망을 표했다. 기대감이 큰 터라 실망감도 컸을까?

스케일은 크지만 재미는 글쎄…

▲ <연개소문> 역의 유동근(좌)과 당 태종 역의 서인석(우)
ⓒ2006 sbs

1·2회 <연개소문>은 80분씩 방영했다. 어린시절 연개소문으로 시작하지 않고, 연개소문과 이세민 당 태종의 안시성 전투 신으로 시작했다. 따라서 전투신이 많은 양을 차지했다. 그런데 이 스펙터클한 전투 신이 지루했단 평도 만만찮다. 시청자 김은주씨는 "봐도 봐도 전투 신만 계속돼, 이야기는 언제 진행하나 궁금하고 지루했다"고 꼬집었다.

한 누리꾼은 "드뎌 연개소문 하는 구나 하고 기대에 부풀어서 봤는데 그 허접함이 하늘을 찌른다"(네이버 angelyune)며 "전투 신은 지루하며 긴박감이 전혀 없다"고 꼬집었다.

연개소문이 너무 뛰어난 '나 홀로 영웅'으로 그려진 게 아니냔 지적도 있다. 변재양씨는 "고구려군은 전투를 연개소문 혼자 다합니까? 적장이란 적장은 혼자 다 쓰러뜨리고"라며, 판타지도 아닌데 너무 영웅사관 아니냐고 꼬집었다.

최경환씨는 "중간부터 채널 돌린 사람들은 <태조 왕건> 재방송 보는 줄로 착각할 정도"라며, 이환경 작가의 전작과 비슷하단 지적도 간간히 보였다. 한 시청자는 서인석이 <태조 왕건>에 견훤으로 출연했던 것을 떠올리며 "이세민(서인석 분)이 견훤과 구분 안 갔다"고 꼬집었다.

너무 뿌듯하고 통쾌하다

▲ <연개소문> 역의 유동근
ⓒ2006 sbs

하지만 <연개소문>에 뜨거운 지지를 보내는 이들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김창규씨는 <연개소문>이야말로 "민족사관에 입각한 드라마"라며 "통쾌했다"고 말했다.

신현득씨도 "어찌 小중국이 大한민족을 이길 수가 있었을까요"라며 쪽수가 몇 천 배까지만 나지 않았더라도 우리 대한 민족이 아시아 대륙에서 5천년을 군림했을 거라고 주장했다.

또 전향숙씨는 "당태종을 떨게 한 연개소문 장군 자랑스러워요. 우리 역사에 이런 통쾌함이 그려져서 좋습니다"며 호감을 표했다.

많은 이들이 <연개소문>을 보며 뿌듯하고 통쾌하다고 밝힌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월드컵으로 이루지 못한 꿈을 드라마를 통해 꾸는 걸까? 한 시청자가 <연개소문> 시청자 게시판에 올린 글은 <연개소문>에 대한 시청자의 기대치가 어디에 있는지 증명한다.

SBS <연개소문> 시청자 게시판에 양창호씨는 썼다. 이 드라마에서 꼭 보고 싶은 게 "을지공이 수문제의 군사 30만을 자연환경을 이용하여 물리치는 것과 300만 가까이 되는 수양제 군사를 격파하는 살수대첩을 보는 것과 연개소문이 장안에 입성하여 당 태종 이세민을 굴복시키는 것을 보고 싶다"며 양씨는 이것만 잘 다룬다면, "이 드라마가 판타지든 국가주의든 사대주의든 신경 쓰지 않겠습니다"라고 고백했다.

시청자들이 결국 <연개소문>에서 보고 싶은 건, 역사적 사실로라도 만나고픈 우리 민족의 통쾌한 승리요, 민족에 대한 자부심 아닐까?

/조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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