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에서 만난 사람] 이원상 목사 "교회 위기가 곧 기회 섬김의 삶 살면 회복"

2006. 6. 9. 17:2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선교의 주체는 하나님이십니다. 우리는 보다 겸손히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힘써야 합니다."

'2006 세계 선교대회' 참석차 최근 내한한 이원상(69·시드인터내셔널 대표) 목사는 "지금도 20억명이 복음을 들어본 적이 없는 미전도 종족"이라며 "교회는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이루기 위해 세상에 보내심을 받은 선교사라는 점에서 성도를 훈련시켜 세상에서 복음을 변증토록 독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선교운동이 진행된다면 2025년에도 미전도 종족이 세계 인구의 25%에 달할 것이라고 이 목사는 전망했다.

그는 "한국 교회가 미래지향적인 선교를 견인하기 위해 선교적 교회로 하루속히 거듭나고 각 교단과 선교단체들이 힘을 합쳐 선교사 모집 정보센터,선교연구센터 등을 설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교회 학교의 교과과정을 선교 헌신자를 길러낼 수 있도록 재조정하고 어린이들이 선교중심의 세계관을 가질 수 있는 조기교육을 시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현재 캐나다를 비롯,미국에 약 3500개의 한인교회가 있습니다. 영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구사하면서 이중문화권 사역을 할 수 있는 이민 1.5세대와 2세대가 적지 않습니다. 이들의 선교 잠재력을 일깨우고 계발하면 한국 교회의 세계 선교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그는 21세기 선교란 동반자적 협력을 통해 이뤄진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달 말까지 열리는 2006 선교대회에서 교회,선교기관,선교사들이 보다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건전한 선교신학,목회철학,교회론을 온 세상에 전파할 것을 다짐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목사는 미주 한인동포들에게 존경받는 목회자로 손꼽힌다. 온화한 미소의 소유자,'스마일 메이킹'으로도 불린다. 그는 교인들과 거리감을 없애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은퇴 전날까지 교인들을 직접 심방할 정도였다. 1985년,1993년 2차례 교회 성전 건축을 하나님의 은혜 속에 마쳤다. 목회 성공 비결로 그는 하나님의 은혜와 기도 생활을 꼽았다.

"사실 저는 하나님께 헌신했지만 목회를 하기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주저하던 저를 하나님께서 강권적으로 목회의 길로 들어서게 하셨어요. 때문에 오직 겸손한 자세로 기도하는 것밖에 다른 길이 없었습니다."

그는 교회의 울타리를 벗어나서 워싱턴 한인사회가 인정하는 인물로 활동했다. 연장자 교육기관인 중앙시니어센터,장례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중앙복지상조회를 설립하는 등 많은 이민자들이 혜택을 받도록 했다. 이는 교회가 이민사회의 구심체가 돼야 하고 목회자는 이민자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는 영국 웨일즈대 박사학위 과정에서 공부할 정도로 학문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한반도국제대학원대 석좌교수로도 봉사하고 있다. 현재 선교동원가이자 전략가로 변신,폭넓게 활동하고 있다. 3년전 정년을 5년 앞두고 조기 은퇴,미주 한인기독인 1.5세와 2세를 선교사로 파송하는 데 힘쓰고 있는 것. 이를 위해 15년전 그가 세운 선교기관,시드인터내셔널에 '올인'하고 있다.

시드인터내셔널은 현재 미주 한인 35가정 70명의 선교사를 우즈베키스탄 중국 캄보디아 요르단 등 24개국에 파송하고 있다. 미국 내 200여 한인교회가 선교회와 협력하고 있다. 시드인터내셔널은 아시아 선교기관으로는 유일하게 북미선교기관협의체인 EFMA(Evangelical Fellowship of Mission Agencies) 회원단체이다.

이 목사는 정도를 고수하는 선교사,목회자,평신도가 될 것을 주문했다. 기독인들이 금전 윤리문제 등으로 인해 비난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출장비로 사용하고 남은 돈은 어김없이 교회에 반납하고 교회 외부에서 받은 사례금도 교회에 헌금하거나 시드인터내셔널에 선교비로 보냈던 것으로 유명하다.

교회 교육관 신축공사시 성도들의 건축 동참이 지지부진하자 자신의 은퇴연금구좌를 해약,전액 헌금하기도 했다. 담임목사 직을 물러날 때도 교회에서 받은 은퇴사례비 10만달러를 자신을 위해서는 단 한푼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1만달러는 십일조,5만달러는 건축헌금으로 교회에 다시 헌금했다. 나머지는 자녀들의 목회를 위해 지원했다.

이 목사는 한국 교회가 크나큰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의 소리를 여러 곳에서 들었지만 결코 비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크리스천들이 우리의 무능을 인정하고 하나님을 의지하면서 예수님이 보여준 섬김의 삶을 살려고 애쓴다면 위기가 곧 기회로 반전될 것입니다." 이 목사는 "이웃의 필요를 돌아보고 하나님의 은혜에 민감할 때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적이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 이원상 목사는 누구

만주에서 출생한 그는 해방 후 경북 경산으로 이주,계명대와 경북대 대학원에서 철학을 전공한 뒤 1968년 도미했다. 미국 댈러스신학대학원과 펜실베이니아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77년부터 26년간 미국 워싱턴중앙장로교회 담임목사로 헌신했다.

부임당시 14가정 30여명의 성도에 불과했던 교회는 열린 예배,전도폭발훈련 등을 통해 그가 은퇴하기 전 2200여 가정,4000명이 넘는 교세로 성장했다. 워싱턴중앙장로교회는 미국 개신교 최대 교단인 남침례회(SBC) 소속 남침례신학원이 미국 내 5만233개교회에서 선정한 13개의 모범교회(Good-to-Great Church) 가운데 유일한 한인교회이기도 했다.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