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가구 스티커, 좀 기다리면 안 될까요?
[오마이뉴스 정현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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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동차에 싣는 가구들 |
| ⓒ2006 정현순 |
우당탕~~~ 우당탕탕~~~ 집 안에 있으려니 요란한 소리가 들려온다. 베란다로 가서 밖을 내다봤다. 버려진 가구들을 자동차에 싣다가 떨어뜨려 나는 소리였다. 하루가 멀다 하고 버려지는 가구들. 그중에는 아주 못 쓸 것도 있지만 절반 이상은 필요한 사람이 가져다 쓰면 아주 요긴한 것들이다.
한 달 전쯤인가.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한 집에서 화장대, 책장, 장롱 등 아주 쓸만한 가구들을 버리고 갔다. 그때 어느 중년부인이 한참 동안 그 앞에서 서성였다. 잠시 후 그는 2명의 이웃을 데리고 와서는 자신이 쓸만한 것을 골라가지고 가고 있었다. 나도 궁금해서 그곳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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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려진 가구들 |
| ⓒ2006 정현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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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구를 가지고 가는 사람들 |
| ⓒ2006 정현순 |
그때 마침 바로 옆 통로에 사는 아는 엄마가 그 앞에 서 있었다. 그러더니 "이거 괜찮지요. 우리 집에 있는 것보다 더 멀쩡해요." "그래서 가지고 가서 쓰게?" "네, 내다보니깐 누가 가지고 가기에 이것마저 다 없어질까 봐 얼른 가지고 가려고요" 한다.
난 그가 정말 예뻐 보였다. "그래 잘 생각했다. 이거 먼지만 떨어내면 새것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산 지도 얼마 안 된 것 같지?" "그러게요, 그 집은 더 좋은 거 사서 가나 봐요" 하곤 그 나머지 가구들을 몽땅 가지고 갔다. 경비아저씨들도 그가 가구를 옮기는 것을 도와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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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려진 가구들 |
| ⓒ2006 정현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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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려진 생활용품들 |
| ⓒ2006 정현순 |
누군가가 이사를 하거나 이사를 하지 않아도 일주일에 2~3번씩은 새로운 가구들이 버려지고 있다. 버려지는 가구들은 동사무소에서 발급하는 스티커를 적당한 가격을 주고 사서 붙여야 한다. 그런데 그런 버려진 가구나 전자제품들 중 사용 가능한 것은 며칠 동안 유예기간을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지난 겨울이었다. 불이 잘 들어오는 스탠드가 달려있는 가구를 처분해야 했었다. 왠지 그대로 버리기엔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통로에 내놓았을 때도 여러 사람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하지만 덩치가 조금 컸기에 쉽사리 임자가 나서질 않았다.
그래서 경비실에 2~3일 안에 임자가 나서지 않으면 스티커를 붙이겠다고 했다. 그리곤 하얀 종이에 "이것은 불도 잘 들어오고 서랍도 망가지지도 않았고 아주 멀쩡합니다. 필요하신 분은 가져다 쓰셔도 됩니다." 그리고 기다렸다. 그날로 임자가 나섰다.
난 돈도 절약하고 멀쩡한 것이 다른 사람이 가져가서 잘 쓸 것을 생각하니 기분도 좋아졌다. 또 쓰레기도 줄인 결과가 된 것이다. 앞으로도 많은 자원이 그대로 쓰레기가 될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럼 개인적으로는 돈이 나가서 경제적으로 손해이고 크게는 쓰레기가 늘어 골칫거리가 되고 마는 것이다.
하지만 필요한 사람이 가지고 간다면 서로에게 좋은 일이 될 것이다. 안 쓰는 멀쩡한 물건이 있다면 경비실이나 담당자한테 사전 양해를 구해 며칠 동안 가지고 가는 사람이 없을 때, 그때 스티커를 붙인다고 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정현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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