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age] 파주LCD단지 주변 투자

2006. 5. 1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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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은 삼성, 파주는 LG.' 파주시 한복판인 경의선 금촌역 앞 아이맥스타워 상가분양 모집공고에 붙은 문구다. 말 그대로 파주는 'LG의 도시'였다. 총 생산규모 140만평을 자랑하는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파주LCD단지가 드디어 웅대한 서막을 울리면서 파주시도 덩달아 도약하는 분위기다.

지난 5월 2일 찾은 파주LCD단지 주변은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었다. 현재 27만여명인 파주시 인구가 2008년 50만명에 달한다는 장밋빛 전망까지 나오면서 곳곳에 투자 분위기가 희색을 띠는 느낌이다. 파주LCD단지 주변 부동산 가치를 짚어봤다.

■경의선 월롱역 주변(파주LCD단지 입구) - 땅값 3년새 30배 오른 곳도■

경의선 월롱역은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작은 시골 역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파주LCD단지가 들어서면서 이용객이 크게 늘어나 출퇴근을 위한 역세권으로 도약하고 있었다. 파주 금촌지구에서 월롱역을 지나 파주LCD단지로 들어가던 중 택시기사로부터 놀랄 만한 얘기를 들었다.

"제 처남이 월롱역 도로변 토지를 100여평 갖고 있었어요. 2003년에 평당 가격대가 7만~8만원쯤 했죠. 그런데 지금 시세가 평당 300만원까지 가요. 비싼 곳은 500만~600만원까지 올랐는데 사실 부르는 게 값이죠. 최소 30~40배 이상 뛴 겁니다. 서울 강남 아파트 투자자들이 돈 좀 벌었다고 하지만 여기 땅주인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죠. 이곳 땅 주인들이 다들 BMW 하나씩은 뽑았습니다."

월롱역 앞을 지나 좌회전하면 파주LCD단지로 이어지는 'LG로'가 등장한다. 이곳 역시 땅 주인들이 보상을 받을 때 평당 40만~50만원은 챙겼고 LG로 주변 산 밑 임야들도 현재 평당 150만원을 훌쩍 넘은 상태다. 인근 공장부지 시세도 이미 많이 올랐다. 월롱면 공장부지는 평당 150만원대에 육박한다. 물론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는 전망이 많아 매물은 거의 없는 상태. 그야말로 '황금투자처'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운정지구 - 하반기 분양 봇물■ 

파주신도시 한 축인 운정지구로 향했다. 운정지구는 파주시 교하읍 일원 285만평에 분양되는 대규모 택지지구다. 주택공사가 시행을 맡아 총 4만7000여가구, 13만2000명을 수용할 전망이다. 교통여건도 많이 개선된다. 2008년 운정지구와 서울 상암동을 연결하는 제 2자유로가 들어설 예정이다. 파주읍 봉서리에는 11만8000여평 규모의 남북화물내륙기지도 2011년 건설된다.

당하리 이마트를 지나 길게 늘어선 도로를 따라가니 아파트가 하나씩 눈에 띄었다. 동문굿모닝힐, 현대, 월드메르디앙 1차, 2차 등 대형 아파트 단지들이 나란히 들어서 있다. 월드메르디앙 2차아파트는 34평이 1억8500만원 선이고 54평은 5억원짜리 급매물도 심심찮게 나와 있었다. 대형평수는 평당 1000만원을 육박할 정도로 이미 가격이 많이 뛰었다.

다만 전셋값은 저렴한 편. 34평형은 7500만원, 44평은 8500만원 선으로 평당 200만원 선에 불과했다. 월드메르디앙 2차단지 옆 메르디앙공인 우영희 대표는 "외지인들이 투자목적으로 문의를 많이 하지만 LCD단지 직원이나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집을 사서 들어오기 때문에 전세, 월세는 별로 안 나가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분양물량도 꽤 많은 데다 대부분 대단지다. 먼저 한라건설이 운정지구 9블록에 6월 937가구를 선보이고 벽산건설도 25~44평형 총 3114가구를 내놓는다. 삼부토건도 1676가구의 대단지를 10월 중 선보일 예정이다. 분양가는 30평형대 850만원, 40평대는 1000만원 전후로 형성될 예정. 인근 김포 장기지구보다 다소 높은 가격대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팀장은 "인근 일산신도시가 이미 노후화됐다는 지적이 많아 경기 북부에서 파주가 일산을 대체하는 신도시로 부각할 것"이라며 "대형평형대를 중심으로 조만간 일산 시세와 비슷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개발 붐이 일다보니 부작용도 엿볼 수 있다. 운정지구 주변 논밭부지엔 몇몇 조립식 건물들이 터를 잡고 있었다. 너도나도 신도시 개발 보상금을 노리고 건물을 올린 것. 아직 지구 개발계획이 확실히 잡히지 않았지만 벌써 투자열풍이 이곳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했다. 금촌역 앞 경의선공인 김보곤 대표는 "웬만한 신도시들이 겪는 일이겠지만 운정지구 주변 보상을 노리고 이제 와서 비닐하우스나 조립식 건축물을 많이 짓고 있다"고 말한다.

■교하지구 - 대형평형 위주 완만한 상승세■

운정지구 옆 도로를 지나 교하지구에 들어서니 확 트인 신도시 전경이 보였다. 아파트 단지들 사이로 들어선 상가주변에는 투자를 유혹하는 손길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행인들에게 일일이 전단지를 나눠주는 데 여념이 없었다. 월드메르디앙단지 맞은 편에는 트리플메디칼타워와 극동건설 스타플라자 등 대형상가들이 분양상담에 한창이다. 동문아파트단지 옆에 건설 중인 고산플라자는 1층 25평짜리 분양가가 7억3000만원, 2층 57평은 5억4000만원 선에 형성될 정도로 가격대가 높았다.

교하지구는 신도시 가운데 상업용지비율이 0.8%로 가장 낮다. 상업용지비율이 낮을수록 상가 수가 적어 희소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인근 운정신도시의 중대형 분양가가 평당 1000만원을 넘을 거라는 얘기까지 나오면서 시범단지 역할을 할 교하지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12월부터 분양이 시작된 동문아파트 3003가구를 비롯해 이미 몇몇 아파트들이 분양을 완료했다. 규모만도 62만평을 넘는다. 숲속길마을을 비롯해 동문굿모닝힐, 신동아파밀리에 등 대부분이 1000여세대 이상 대단지다. 단지 옆에는 교하지구 중앙공원 조성공사가 한창이었고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서 추진하는 교하상록아파트도 마무리 건축 중이다. 새로 계획된 지구답게 건물마다 중개업소들이 최소 2~3개씩 터를 잡았다.

시세 역시 기대감을 여실히 반영했다. 평당 가격대는 800만원 선이다. 대부분 세대가 30평형대를 넘는 중대형으로 구성돼 고급주거지로서 이름값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입주한 동문굿모닝힐 10블록은 35평이 2억7500만원에 달한다. 분양가 2억4700만원보다 벌써 3000만원가량이 올랐다. 올 2월 입주한 월드메르디앙센트럴파크도 35평 분양가가 2억4000만원 선이었지만 현재 시세는 2억9000만원에 달한다.

운정지구와 마찬가지로 50평형대 이상 대형물건이 완만한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숲속길마을 3단지 주변 열린공인중개사 이재옥 실장은 "50평대의 경우 시세가 5억~6억원에 달해 몇 달새 3000만~4000만원 이상은 올랐다"며 "30평대 소형물건은 시세가 평당 800만원대에 정체돼 있지만 50평대 이상은 평당 1000만원을 훌쩍 넘었고 상승세도 이어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교하지구에선 택시를 전혀 볼 수 없다. 그만큼 차량으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 교통여건도 잘 뒷받침돼 있다는 얘기다. 자유로 문발IC와 56번 국도가 연결돼 일산까지 15분 밖에 안 걸린다. 교육여건도 괜찮다. 교하지구에만 초등학교 4개를 비롯해 교하중, 교하고 등 중고등학교들도 2개 이상 있다. 이재옥 실장은 "원가연동제나 전매제한 등이 적용되는 운정신도시에 비해 교하지구가 잠재적인 투자여건이 좋다"고 평가했다.

물론 교하지구 개발은 아직 '진행 중'이다. 동문건설과 효성 등 민간건설사에서 블록별로 진행하는 '교하택지개발지구 조성사업'도 초기단계다. 박상언 유엔알 사장은 "교하지구는 아직 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았지만 새 아파트인데다 앞으로 운정신도시와 교하지구가 광역 개발돼 '파주신도시'로 형성되면 투자가치는 더욱 충분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평당 1000만원대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금촌지구 - LCD단지 직원들 대표거주지■

교하지구에서 금촌역 방면으로 향하다보면 넓은 논밭부지 한 가운데에 번화가가 등장한다. 새꽃마을 주공아파트를 비롯해 장안흰돌, 풍림아파트 등이 대단지를 형성한 금촌지구다. 주변 새꽃마을 3단지 앞 로데오거리에는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주부들을 비롯한 쇼핑객들이 꽤 많았다.

로데오거리 내 중개업소에는 급매물만을 몇몇 찾아볼 수 있다. 1층 상가 기준으로 22평 4억5000만원 급매물이 나와 있다.

아파트 시세는 LCD단지 기대감과 맞물려 상승세를 탄 지 오래다. 로데오거리 내 부동산4949 정욱철 대표는 "파주LCD단지 효과는 이미 지난해 가을에 끝났다"고 잘라 말한다. "사실 파주LCD단지에 직원들이 입주한 지는 꽤 됐어요. 이번에 준공식을 했지만 아직 들어설 건물이 많아 당장 가격 상승세는 기대하기 어렵죠. 이곳 투자가치는 장기적으로 봐야 합니다."

가격대는 평당 700만원대다. 새꽃마을 주공아파트는 32평 기준으로 2억1000만원 선. 주공아파트 주민들이 대부분 파주LCD단지 직원들이다. 결국 앞으로 금촌지구가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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