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광고와 성] 벗은 몸의 미학<2>

2006. 4. 2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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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켈빈 클라인 '옵세션(Obsession)' 향수 광고는 에로티시즘이 예술적으로 팔릴 수 있다는 사실을 성공적으로 증명해 준 예다. 이 광고는 누드의 미학을 광고에 접목시킨 전범이 된 작품으로 1989년 당시 미국인 2만 4천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가장 좋게 기억되는 인쇄광고'에 선정되었으며. 4년 연속 '기억율 1위 광고'에 기록되기도 했다. 벗은 정도가 효성 스즈키 광고보다 심하지만. 추하지 않다. 정복하고 싶은 대상이 아니라 감상하고 싶은 오브제로 비춰진다.

캘빈 클라인과 함게 미국 패션계의 자존을 책임지고 있는 '도나 캐런'의 광고에서도 마치 누드사진 컨테스트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은 계속된다. 켈빈 클라인의 옵세션이 남녀 육체의 아름다움을 예술적으로 보여주는데 치중했다면 도나 캐런은 거기에 엿보기의 쾌감을 가미시켰다. 신체의 일부분을 클로즈업하여 보여주는 도나 캐런의 광고들은 마치 망원경을 통해 몰래 엿보는 듯한 느낌을 배가시킨다. 도나 캐런 광고의 매력은 극적으로 포착된 그 순간에 스토리가 담겨 있다는 데 있다.

국내 TV광고에서 표절 의혹을 불러일으켰던 목욕용품 광고에서는 한 여인이 비누 거품을 온몸에 묻힌 채 팔을 괴고 욕조에 엎드려 있다. 마무리되지 않은 일을 정리하는 듯. 혹은 연인과 일이 틀어진 듯. 몸은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머리 속은 오만가지 생각으로 가득한 여인의 복잡한 심경이 읽힌다. 우리는 한 장의 사진속에서 숨겨진 스토리를 읽는다.

스타킹 광고에서는 바닥에 드러누워 스타킹을 신고 있는 여인의 모습이 보인다. 남성적 느낌을 자아내는 운동기구들과 아름다운 여성의 바다 라인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마초의 세상을 맘껏 능욕하는 여성의 가녀린 몸매. 그 몸에서 우러나오는 절대적인 카리스마. 그 기묘한 낯설음이 시선을 지배한다.

또 한 편의 스타킹 광고는 에로티시즘 미학의 정수를 보여준다. 하연 면시트가 덮힌 의자 위에서 다리를 포개 얹은 여인의 모습. 상당히 외설적인 포즈지만 이 사진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 속에서는 음심을 누르고 아름다움을 향유하려는 미적 본능이 먼저 튀어나온다.

구찌 '엔비' 향수 광고에는 서로에게 몰입된 커플이 등장한다. 향수는 태생적으로 이성을 끌어들이기 위한 목적을 가진 제품이다. 제품 자체가 섹스 어필 요소인 셈이다. "낯선 여자에게서 내 남자의 향기를 느꼈다." 카피가 나올 수있는 것도 향수라는 것이 궁극적으로 두 남녀가 알몸이 되었을 때의 상황을 전제로 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마릴린 먼로가 무엇을 입고 자느냐는 질문에 '샤넬 넘버 5'라고 받아친 이후 알몸과 향수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졌다. 엔비 향수 광고는 바로 그 상황을 잘 포착했다. 알몸으로 등장한 남녀의 육체가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성을 강요하지 않고 느끼게 한다. 서로에게 이끌린 성을 자연스럽게 노출시켰기 때문이다.

'돌체 앤 가바나' 향수 광고 역시 벗은 남녀의 나신이 아름답다. 11명의 남녀가 마치 향수병 속에 들어가 유영하는 것처럼 보인다. 남녀용 제품의 색상을 남녀의 바디칼라와 은은하게 접목시켰다. 그들은 마치 향수를 위한 주술행위에 바쳐진 제물 같다. 자칫 잘못하면 그룹섹스의 이미지로 느껴질 수 있는 포르노그라피를 한 편의 누드 미학으로 표현해냈다.

김홍탁의 광고이야기 <광고. 리비도를 만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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