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십시오" vs. "How are you doing"

[데일리안 김인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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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무현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선물받은 미식축구볼을 던져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
"어서 오십시오."
"How are you doing."
한국의 대통령과 한국계 혼혈 '슈퍼볼 영웅'이 4일 만나 주고받은 첫 인사다.
이날 청와대에서 오찬을 함께 한 노무현 대통령과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최우수선수(MVP)인 하인스 워드(30·피츠버그 스틸러스)는 사용하는 언어가 달랐다.
태어나자마자 어머니인 김영희(58)씨와 함께 쫓기듯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영웅'이 되기까지 '고향'은 워드를 잊었고, 워드는 '고향'을 잃어버렸던 까닭이다.
그러나 29년 만에 돌아온 한국에서 대통령의 초청을 받을 정도의 '귀한 몸'이 된 워드는 '어머니의 조국'에 대한 애정을 펼쳐 보였다.
어머니와 함께 청와대를 찾은 워드는 노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특히 '어머니의 은혜'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뜨겁게 나타냈다.
워드는 "어머니는 나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 나는 일이 안 풀릴 때면 어머니를 보고 어머니도 할 수 있었으니 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매진해 왔다"며 "어머니의 희생은 돈으로 보답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워드는 이어 "오늘 내가 있는 것이 하느님의 섭리라 생각한다. 어머니는 항상 내가 부상당하지 않도록 많이 기도했고, 나는 많이 축복받았다. 우리 어머니는 미국에서 직장을 두세가지씩 다니며 나를 뒷바라지 했다"고 어머니의 '희생'을 구체적으로 전했다.
워드는 "어머니는 오랜 기간 고생을 감내하면서 나를 이 자리에까지 있게 했다. 대통령도 만나게 했다. 영광스런 자리에 있게 한 것은 모두가 어머니 덕분"이라며 어머니에게 모든 '공'을 돌렸다.
그는 또 "어머니는 내게 소중한 가치를 주었다. 어머니는 항상 내가 더 나은 생활을 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했다"면서 "나는 어머니가 험담을 듣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에 더 조심했고, 더 노력했다. 어머니를 보면 나는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의욕이 생긴다. 어머니를 자랑스럽게 해 드리고 싶다"고 '자식의 도리'를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말하는 걸 그대로 받아 적으면 교과서다. 한국에서는 효도가 최고의 덕목"이라며 "예전에는 나라에서 상도 줬지만 너무 큰 상을 받아서 줄 게 없다. 내가 나중에라도, 그 때는 은퇴해 있겠지만 효자상을 줘야겠다"고 화답했다.
워드는 한국에 온 목적과 관련, "한국의 유산에 대해 배우려고 왔다"며 "이전에 한국에 대해서는 `한국에 가면 신발 벗고 방에 들어가야 한다'는 어머니의 말씀을 들은 것 정도였는데,(한국에 대해) 더 배우기 위해서 왔다"고 '한민족의 혼'을 표출했다.
워드는 이와 함께 '혼혈인'들에 대한 사회의 '비이성적' 접근 태도에 대한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워드는 "혼혈아들에게 내가 혼혈아이기 때문에,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의지를 키워줄 수 있다면 보람을 찾을 것"이라며 "나의 방문으로 혼혈 아동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고 단 한명에게라도 도움?줄 수 있다면 보람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한국사회가 많은 사람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 과연 워드가 한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면서 "한국은 좋은 방향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워드가 이미 우리에게 많은 희망을 주었다. 존재 가치가 많은 사람에게 용기를 주었다"고 덕담했다.
이날 워드는 노 대통령에게 슈퍼볼 챔피언 기념모자와 미식축구 사인볼, 등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선물했으며, 노 대통령은 워드에게 '무궁화 다기 세트 및 접시'를 선물했다.
또 워드의 제안으로 노 대통령이 공을 던지고, 워드가 받는 정겨운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낮 12시부터 1시 30분까지 한식으로 진행된 오찬에는 노 대통령 내외와 워드 모자 이외에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 김용익 청와대 사회정책수석 등이 함께 했다./ 김인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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