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하고 기발하고 발칙한 영화. 썬데이서울

2006. 4. 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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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김선영 기자]

◇ 썬데이서울의 개성강한 포스터 ⓒ 데일리안

피 끊는 청춘들의 호기심 천국

상상초월 기절초풍 생생한 리포트!

2005년 한국영화의 유쾌한 반란!

너도 보면 깜짝 놀랄걸!!

2006년 서울, 이상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이상이 이 영화의 카피문구다. 카피만 보고 이 영화를 보겠다고 달려드는 사람은 잠깐.

가슴에 손을 얹고 맹세하라. 절대 비웃지 않겠다. 절대 놀라지 않겠다. 절대 눈을 돌리지 않겠다고. 그렇다. 이 영화는 블록버스터도 아니고 신인 감독의 데뷔작처럼 무겁지도 않다. 엽기적이고 괴기스럽기까지 한 영화가 바로 '썬데이서울'이다. 80년대를 풍미했던 우리나라 유일의 가십 잡지였고 현제 서른 살 이상이면 다 알만한 흔히 말하는 도색잡지의 찬란한 금자탑을 쌓았던 '썬데이서울'의 아성!

온갖 기묘한 이야기들과 믿거나 말거나식의 해외토픽 18금의 유머까지 두루 갖췄던 유치찬란한 잡지였지만 표지를 장식한건 하나같이 톱스타들이었다는 것은 그만큼 '썬데이서울'이라는 잡지의 위력이었고 최고의 인기를 누린 베스트셀러였음을 알려준다. 그런 잡지를 영화의 소재로 삼았다니 한번쯤 꼭꼭 씹어보자. 엽기 발랄 엄청난 내공의 영화 '썬데이서울'.

지금부터 영화로 초대한다.

'썬데이서울'은 세 가지의 황당한 에피소드를 이어 붙인 옴니버스 영화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덕규와 진수라는 못 말리는 말썽장이인데 그들이 오프닝씬 부터 등장해서 영화의 성격을 알려주는 일련의 사건을 목격하는데 밤 밀회를 즐기는 두 연인을 은밀히 몰카에 담는 것부터 시작한다. 포옹을 하며 핑크빛 무드로 젖어들만 할 때 여자는 갑자기 남자를 잡아먹는 괴물로 변하고 영화는 시작된다.

제 1화 늑대인간

◇ 제1화 늑대인간 ⓒ 데일리안

못생긴 것도 억울한데 왕따까지 당하는 반 친구 도연(봉태규 분)에게 학교란 지옥 같은 곳이지만 혼자서 짝사랑하는 그녀가 있기에 부조리한 폭력에도 견뎌왔는데 이 나약한 도연에게 청천벽력의 사건이 생긴다. 뭘까?

뱀파이어가 살고 있다는 드라마처럼 우리나라에 늑대인간도 살고 있다면 얼마나 발칙한 세상이 될 것인지 안 봐도 뻔하다.

제2화 방문객

오프닝부터 등장한 덕규와 진수가 이번에 알바로 자장면 배달을 나가다가 한적한 숲길에서 안경을 쓴 성실하고 다정해 보이는 남자와 만나는데 그의 차가 고장이 나서 애를 먹고 있었다. 그는 근처의 외딴집에 도움을 청하러 가는데 그곳엔 젊은 여자 혼자서 집을 보고 있다. 그 남자 위험하다. 바로 연쇄살인범이다. 그러나 연쇄 살인범이 들어간 집도 만만히 볼 곳이 못된다. 연쇄살인범을 황당하게 몰아넣는 끔찍한 집의 정체 그리고 그 가족들.

◇ 제2화 방문객 ⓒ 데일리안

제 3화 태풍소년

그리고 고독과 번뇌 속에 무술을 연마하는 한 청년과 천재무술소녀(이청아 분)의 가슴 아픈 사랑이 만화처럼 펼쳐진다. 잡지에 등장하는 만화를 그대로 옮겨놓은 태풍소년.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찾아가는 무예림에서 태풍소년은 살을 깍아 내는 무술을 수련한고 그것을 지켜보는 소녀의 애틋한 러브스토리...가 양념되나 싶더니 아니다. 역시! 관객의 허를 찔러 미친 듯이 웃음까지 터트리게 하지만 놀라운 컴퓨터그래픽이 고수들의 기 싸움을 보여 주는 등. 아주 기발한 장치가 곳곳에 역력하다.

◇ 제3화 태풍소년 ⓒ 데일리안

마지만 엔딩에선 위의 모든 사건을 지켜본 말썽쟁이 덕규와 진수가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며 자신들을 위로할 때 장사를 마치고 떠나는 U.F.O를 목격함으로써 '썬데이서울'이 갖는 제목과 주제를 다시 한 번 강조해 보였다.

믿거나 말거나 저속하고 삼류잡지 같은 이야기의 '썬데이서울'은 호러, 무협, 스릴러,SF를 적당히 뒤섞고 유머러스하게 던져주는 그런 영화이다. 이 영화가 과연 매니아를 위한 영화일까. 아직도 우리나라 관객의 수준은 스크린쿼터제의 존속 안에 머물고 있다. 배우들이 주장하는 세련된 관객의 수준이란 아직 멀었다.

이런 것도 영화냐는 유치한 관객평가에 고개를 들 수 없는 필자는 왜 스크린쿼터의 존속을 주장하는 영화인들이 많은지 우선 알아야한다. 만약 이 영화를 타란티노나 워쇼스키, 로드리게스같은 개성강한 감독들이 만들었다면 흥행에 대단한 활약을 했을 터인데 참으로 아깝고 한심한 현실이다. '썬데이서울'은 결코 그들이 만든 영화에 뒤지지 않는 수작임에도 말이다./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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