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문화의 만남] (5) 르노삼성자동차..도심서 대보름놀이 전통문화 지킴이

2006. 2. 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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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되는 우리 아들이 꼭 대학 들어가게 해주세요." "가족들이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지난 12일 오후 2시 서울 인사동 남인사마당에서 열린 정월대보름맞이 소망기원행사. 인사동 거리를 거닐던 시민들이 발길을 멈추고 새해 소망을 적은 쪽지를 복줄에 달며 즐거워했다. 또 가족끼리 편을 나누어 제기를 차거나 윷놀이를 하는 등 다양한 민속놀이를 체험했다.

남편이랑 딸과 함께 구경나온 이수연(36·서울 신길동)씨는 "사실 바쁘게 살다 보니 오늘이 정월대보름인 줄도 몰랐다"면서 "마침 이런 행사가 열려 사물놀이와 판소리를 보고 함께 복조리도 만들 수 있어 즐거웠다"고 환하게 웃었다. 배낭여행객으로 보이는 젊은 외국인 남녀 한 쌍도 널뛰기와 투호를 하면서 "재미있다"고 환호했다.

이 행사는 한국의 세시풍속을 살리고 시민들이 다양한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도록 르노삼성자동차가 마련한 것. 올해 3회째로 서울과 부산에서 동시에 열리며 오는 19일까지 계속된다. 지난해의 경우 서울에서만 무려 14만명이 이 행사를 찾았고 올해도 행사 당일에만 수천명이 참가해 가족 단위 시민축제로 정착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행사장에는 이달 말 임기를 마치고 중남미 총책임자로 부임하는 제롬 스톨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프랑스 파리 르노그룹 본부에서 업무 인수인계를 한 뒤 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11일 밤 한국에 돌아왔다.

스톨 사장은 박진 한나라당 의원,김충용 종로구청장,장재창 인사동 전통문화보존협회장,한완수 명인명장협회 이사장 등과 십장생도 제막식을 가졌다. 스톨 사장은 시민들에게 한국 말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정월대보름맞이 행사에 매년 참가했다는 스톨 사장은 "그동안 한국의 전통문화를 공유할 수 있어서 기뻤다"면서 작별을 아쉬워했다.

손꼽히는 외국계 기업인 르노삼성자동차가 우리 전통문화 보존에 나서는 것은 다소 의외다. 그러나 르노삼성자동차는 국내 전통문화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국립극장과 국립극단,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 등 전속 4개 단체를 6년째 후원할 만큼 문화계에선 한국전통문화 지킴이로 유명하다. 실제로 국립극장에선 르노삼성자동차를 "우리 기업"이라고 부를 만큼 큰 애정을 가지고 있다.

특히 르노삼성자동차가 2004년부터 국립극장과 공동 주최하는 '한국 전통가요제'는 전국민이 즐겨 부를 수 있는 전통 가요를 발굴하고 차세대 전통 예술인을 육성하기 위한 것으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한국 전통악기,선율,리듬을 활용한 창작곡이라면 랩,록,발라드,재즈,트로트 등 장르에 상관없이 신명나는 경연을 펼칠 수 있는 마당으로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활동 때문에 르노삼성자동차는 2002년과 2004년 한국메세나협의회가 주최하는 메세나대상 보급상과 창의상을 각각 수상했고 2004년 3월에는 메세나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메세나 전담팀까지 두고 있을 정도로 적극적이다. 2000년 9월 출범한 르노삼성자동차는 외국회사로는 뒤늦게 한국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메세나 활동을 통해 현지화와 고품격 이미지 구축에 성공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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