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썬데이 서울'

2006. 2. 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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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풍미했던 잡지 '썬데이 서울'을 기억하시는지. 1968년 창간돼 91년 폐간되기까지 숱한 화제를 뿌렸던 이 잡지는 정치 사회 문화 사건 실화 등 다양한 기사들로 높은 열독률을 자랑했다. 그 인기 비결은 대중의 오감을 왕성하게 충족시켜준 흥미로운 기사들 때문. '썬데이 서울'(제작 ㈜필름놀이)은 '무조건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썬데이 서울'의 특성을 모티브로 삼은 영화다.

평범한 일상에 숨겨져 있는 요지경을 펼쳐보이는 이 영화에는 세 가지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를 관통하는 것은 '썬데이 서울식의 엉뚱한 상상력'이다. 중국집 배달 청년 진수와 고교생 덕수의 눈을 통해 비친 기막히고 황당한 세상은 공포와 SF,액션과 코믹,로맨스를 넘나든다.

첫번째 '늑대소년'은 한 왕따 고교생(봉태규)이 알고 보니 늑대인간이었다는 이야기. 보름달이 뜨면 늑대 소년으로 변하는 과정을 사춘기를 겪듯 묘사했으나 우리 주변에 인간과 다른 희귀종이 살고 있다는 설정은 이미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 등에서 봐온 것이라 감흥이 덜하다. 두번째 이야기는 처참하게 살해당한 채 버려진 연쇄살인마(박성빈)에게 일어난 끔찍한 사건,세번째는 고독과 번뇌속에 무술을 연마하는 청년(김수현)과 천재무술소녀(이청아)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

세 편 모두 예사롭지 않은 소재이긴 하다. 그러나 이 영화의 힘인 B급 상상력이란 게 인터넷과 디지털 합성 기술을 통해 엽기적인 B급 문화를 누려 온 디지털 세대에게 얼마나 기발하게 다가올지는 의문이다.

'광식이 동생 광태'의 봉태규와 '늑대의 유혹'의 이청아,드라마 '황금사과'의 고은아 등 주연들보다 이현우 김수미,그리고 한복 차림으로 빨간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는 DJ DOC의 연기가 더 감칠맛 난다. 이미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인 이 영화는 원래보다 30분 줄어 개봉되지만 여전히 지루한 느낌이 남는다. 'S 다이어리'와 '새드무비'의 프로듀서였던 박성훈 감독의 데뷔작. 9일 개봉. 15세가.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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