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뜨거운 싸움 조정자 없어] 검·경충돌 靑도 與도 '방관'

2006. 1. 2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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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공권력의 대명사인 검찰과 경찰이 정면으로 충돌,국민 불신이 높아지고 공권력의 위신이 떨어지고 있다. 검·경이 낯 부끄러운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데도,정부여당의 조정·중재 능력이 발휘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다. 청와대와 총리실,여당이 뒷짐을 지고 있는 가운데 검·경의 대립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범여권 '강건너 불구경'=청와대 김만수 대변인은 24일 "지금 상황에선 청와대가 별도 입장을 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싸움을 말리기는커녕 괜히 끼어들지 않겠다는 속내가 엿보인다. 민정수석실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검찰총장이 그만둔다고 해 시끄럽더니 이번에는 경찰이 이러고 있다. 참 안 풀린다"고 한탄했다. 청와대는 다만 최광식 경찰청 차장의 23일 기자회견이 부적절했다는 입장을 정하는 데 그쳤다. 청와대 관계자는 "개인문제를 가지고 왜 경찰조직을 다 끌어들이느냐"고 나무랐다.

국가기관간 충돌을 조정하는 기능을 가진 총리실도 가시적인 조치를 내놓지 못했다.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은 하루 종일 원내대표를 선출하느라 바빴다. 대변인실은 검·경 갈등에 대한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고려대 법대 장영수 교수는 "당장 청와대가 중재에 나서기엔 껄끄러운 부분이 많지만,정부내 조직 갈등을 방치하는 것은 더 말이 안 된다"며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나서야겠지만 우선은 국정을 총괄하는 총리가 국무회의를 통해 검·경의 상급기관인 법무부나 행자부를 통해 조정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건국대 법대 송동권 교수는 "(윤상림씨) 수사와 수사권 조정 문제를 연결시켜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악화되는 검·경 관계=두 기관의 대립은 23일 최 차장의 기자회견 이후 전면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이 경찰관련 사건을 뒤지고 있다는 확인 안된 소문이 나돌았다. 경찰의 한 고위간부는 "검찰이 농민시위 강경진압 사건까지 조사하겠다며 경찰을 압박하고 있다"면서 "만약 나에게 소환통보가 오면 옷을 벗는 한이 있더라도 소환에 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 차장은 검찰과 언론에 대한 법적대응과 인권위 제소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검찰도 더 이상 밀리지 않겠다는 태도다. 서울중앙지검 고위 관계자는 "검찰이나 경찰이나 같은 수사기관인데,한 사람의 죽음을 장애물로 던지고 감정적인 호소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경찰청 최 차장을 몰아세웠다.

검찰이 예정에도 없던 '윤상림 사건 수사에 대한 검찰입장'을 서둘러 발표한 것도 표적수사 의혹을 피해가면서 앞으로 닥칠 경찰과의 더 큰 싸움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오종석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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