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박정태] 리콜

2006. 1. 2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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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교수의 논문 조작 사태 여파로 한 서점이 최근 '리콜'을 단행했다. 경기도 안산의 대동서적이 주인공. 대동서적은 매장에서 판매한 황 교수 관련 책에 대해 고객들의 비판과 항의가 이어지자 다른 책으로 교환하거나 환불해주기로 한 것. 리콜 대상은 '세상을 바꾸는 과학자 황우석' '나의 생명 이야기' 등 13종.

얼마 전에는 한 중소기업이 수첩의 오자(誤字) 하나 때문에 리콜을 실시해 화제가 됐다. 고급 문구업체인 오롬시스템이 지난해 12월부터 판매한 '2006 포켓다이어리' 전량을 리콜한 것이다. 포켓다이어리 안에 'February(2월)'로 표기돼야 함에도 'e'가 'a'로 잘못 인쇄돼 'Fabruary'로 찍혀나왔다는 이유에서다. 손실은 1억원 가량. 이 회사 지난해 매출액 40억원의 2.5%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한다. 아직도 제품 결함을 쉬쉬하는 경향이 있는 업계 풍토에서 신선한 뉴스를 선사한 셈이다.

리콜(Recall)은 소비자의 생명·신체 및 재산상의 안전에 위해를 끼치거나 끼칠 우려가 있는 결함 제품을 회사측이 수거해 수리·교환·환불해주는 소비자보호제도다. 우리나라에선 1991년 차종에 대한 배출가스 기준심사를 시작으로 리콜제가 처음 도입됐다. 그후 자동차는 물론 식품,축산물,공산품 등으로 확대 시행됐다.

리콜 실적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04년에는 사업자의 '자발적 리콜' 167건,행정기관 명령에 따른 '리콜 명령' 1건 등 총 168건의 리콜이 실시됐다. 2003년 74건에 비해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분야별로는 자동차 135건,식품 15건,기타 생활용품 18건으로 나타났다. 리콜이 자동차뿐만 아니라 식품,축산물,가전제품 등 우리 생활 전반으로 점차 확산되는 추세임을 알 수 있다.

오는 12월부터는 리콜 제도의 적용 대상이 안전 위험이 있는 신제품으로까지 확대된다. 정부가 지난 13일 '신종 위해 제품 신속조치 제도' 도입 등을 담은 소비자보호 종합시책을 의결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안경테,우산,물휴지 등 우리 주변의 생활용품이 새로 포함돼 리콜 대상 공산품 품목이 현행 39개에서 70개로 늘어난다.

리콜 자체에 거부감을 갖던 기업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고,소비자의 경우에도 리콜을 적극적으로 실시하는 기업을 신뢰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와 있는 만큼 앞으로는 리콜제가 더욱 활성화되길 바란다. 근데 부실 정치인,부실 공직자,부실 경영자에 대한 리콜은 없나요?

박정태 논설위원 jt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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