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올 활동 계획 밝힌 정명훈 감독·진은숙 상임작곡가
지난해 예술고문으로 취임해 올해부터 서울시향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하는 정명훈씨가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는 2004년 작곡가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그라베마이어상'을 수상한 재독 작곡가 진은숙씨의 시향 상임작곡가 취임 간담회를 겸한 것이다.
정씨는 "올해는 시향의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과제에 주력할 것"이라면서 "베토벤 심포니 사이클을 비롯해 찾아가는 음악회와 패밀리 콘서트,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고 이 과정에 진은숙씨가 중요한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임(또는 상주) 작곡가 제도는 지휘자가 특정 작곡가를 초빙해 그의 작품을 직접 연주하고 신작을 위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상임 작곡가 제도는 지난해 정씨가 진씨에게 제안해 이뤄진 것으로 한국 클래식 음악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진씨는 "정명훈 선생님과 함께 시향 일을 하게 돼 영광"이라면서 "세계적 교향악단으로의 도약을 위해 보다 진보적인 자세로 임하겠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이에 정씨는 "진씨가 한국 음악계의 발전을 위한 교육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지난해 서로 이야기를 해본 뒤 바로 의기투합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시향의 활동에는 진씨의 아이디어가 다수 도입된다. 진씨는 도이치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상주 작곡가로 활동했던 경험을 살려 시향에서도 공연기획,어린이와 일반인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시도할 예정이다. 특히 젊은 작곡가를 위한 워크숍 개최,유럽에서 초연되는 최신 작품 설명,만나고 싶은 작곡가 초대 등의 프로그램을 구상중이다.
정씨는 "한국 음악계가 발전하려면 좋은 작곡가가 많이 나와야 한다"면서 "진씨가 한국의 젊은 작곡가들에게 자극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진씨는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등 19세기에만 머물러 있는 한국의 음악적 취향을 현대로 끌어올리고 싶다"고 화답했다.
최근 서울시가 오페라하우스와 시향 전용 콘서트홀의 공사를 연기한 것과 관련해 정씨는 "전용 콘서트홀에서 연주하는 첫 무대가 시향의 본격적인 연주의 시작"이라면서 "준비를 위해 1∼2년 연기되는 것은 이해하지만 5년 이상 길어진다면 더이상 함께 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씨는 전용 콘서트홀을 짓겠다는 이명박 시장의 제의를 받고 시향에 입성했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