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도 밝혀라! 명성황후 시해 사건

2006. 1. 4. 14:1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간스포츠 정병철 기자]

명성황후 시해 사건(을미사변.1895년 10월 8일)의 진상이 밝혀질까.

정치권이 111년이 지난 명성황후 시해 사건에 대해 진상 규명에 나선 가운데 당시 진상을 밝힐 수 있는 자료가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 없이는 한.일 양국의 진정한 평화와 번영은 까마득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하에 열린우리당 정정선.강창일.김재윤.민병두 의원 등이 주축이 된 명성황후 시해 사건 진상 규명위는 최근 일본 국회 홈페이지에서 이 같은 자료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최근 입수, 일간스포츠(IS)를 통해 공개한 1992년 2월 27일 예산위원회 공청회 회의록에 따르면 이미 일본 국회에서도 명성황후 시해 사건에 대한 일본 정부의 명백한 잘못을 지적하고 있다. 당시 요시오카(吉岡吉典) 참의원은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질의에서 "이 사건은 일본의 미우라 공사가 계획을 세우고 그의 지휘 하에 일본의 군대와 순사 등이 한국의 왕궁에 들이닥쳐 왕비를 시해한 사건이다"라고 밝히며 이 사건에 대해 일본 측이 잘못을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시오카 참의원은 이어 "'일본 국회도서관에는 요컨대 왕비를 살해하여 사체를 더럽히고 석유를 부어 모두 태워버렸다'고 하는 자료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사실을 감안해 보면 한국과 일본이 양호한 관계라 해도 진정한 관계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후지다 고로(藤田公郞) 정부 위원은 "과거 일본이 한국 국민에게 막대한 고통과 손해를 준 것에 대해 깊이 자각하고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어 후지다 고로는 역사상의 문제에 대해서 일본 정부가 학술적 연구 등을 해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정장선 의원은 명성황후의 죽음에 대해 다양한 설들이 많지만 낭인들의 칼에 찔린 후 불에 태워져 죽은 것은 사실임을 알 수 있는 자료를 역시 일본 국회 홈페이지에서 찾았다고 밝혔다. 정 의원이 찾은 자료는 명성황후 시해 당시 이시쓰카 에이조(石塚英藏) 당시 조선 정치 고문이 일본의 스에마쓰++(末松) 법제국장에게 보낸 명성황후 시해 사건의 진상 보고서. 정 의원은 "이 보고서는 명성황후가 누구에 의해 어떻게 죽었는지 상세히 기술돼 있다"라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시해 다음날인 10월 9일 작성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명성황후 시해 사건의 실행자는 훈련대 외에 수비병의 후원이 있었다. 수비병에는 신문기자 몇 명을 비롯해 의사와 상인이 있었다. 오카모토란 인물이 대원군과 동시에 입성해 실행의 임무를 맡았다. 수비대의 장교와 병졸은 대문 안으로 침입했다.

특히 낭인들은 깊이 안으로 들어가 왕비를 끌어내고 두세 군데 칼로 찔러 나체 상태에서 국부 검사를 하고 마지막으로 기름을 뿌려 소실했다고 밝히고 있다. 당시 이 관계자는 참으로 이런 내용을 쓰기가 염려된다고 밝힌 후 기타 궁내대신들도 몹시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했다고 전했다.

이는 주로 병사 외 일본인들이 저지른 짓인 것 같다며 대략 세 시간여 동안 이 같은 막된 짓을 저지른 후 위 일본인들은 단총 또는 도검을 손에 쥐고 서서히 광화문(왕성 정문)을 나가 군중 가운데를 뚫고 나갔다면서 그때가 벌써 여덟 시가 지났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낭인의 우두머리로 알려진 오카모토(岡本)가 주모자인 것 같다고 했다.

정 의원은 "일본의 양심적 국회의원도 이 사건에 대해 사과 표명을 했고, 일본이 보관하고 있는 문서에도 명성황후가 잔혹하게 살해됐던 것이 기술돼 있는 만큼 비록 111년이 지났지만 우리 정부가 이 사건에 대해 일본의 공식 사과 요청과 진상 규명을 벌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연초 정치권에서 점화된 명성황후 진상 규명이 본격적으로 확대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명성황후' 올 문화계 키워드…뮤지컬·영화 제작 잇달아

올해 문화계 키워드는 명성황후가 될 조짐이다. 명성황후와 관련된 각종 작품들이 잇따라 선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에이콤은 오는 3~7월 서울을 비롯해 중국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에서 <뮤지컬 명성황후>를 공연할 예정이다. 에이콤은 오는 9일까지 출연 배우들 공개 오디션을 계획하고 있다.

또 강우석 감독은 순제작비 100억 원이 넘는 <한반도>를 연출한다. 이 영화는 명성황후 시해 사건이 일어난 조선 시대부터 한반도가 통일을 앞둔 가까운 미래까지를 오가는 가상 역사 스릴러다.

이 밖에 중국에선 국내에서 방영된 KBS 2TV 드라마 <명성황후>가 방영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정병철 기자 <jbcilgan.co.kr>

- Copyrights ⓒ 일간스포츠 & Join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