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그래, 너희들이 가진 끼를 다 이루거라

2005. 12. 2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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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민수 기자] 찬바람과 눈발이 날리는 겨울 날, 아이들은 눈발을 헤치고 신나게 학교로 달려갑니다. 언제나 신나는 등교길이지만 오늘(21일)은 '학예한마당 큰잔치'가 있는 날이니 특별한 날입니다. 병설유치원 학생들까지 다 합해야 100여명 남짓인 전교생, 덕분에 어느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모든 어린이들이 두어 번씩은 무대에 올라 자신들의 끼를 풀어놓습니다.

교육부에서 100명 미만의 학교는 통폐합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종달초등학교도 긴장을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내년에 입학할 1학년 학생들이 제법 많아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습니다. 단지 숫자로만 통폐합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침 10시부터 장장 두 시간 여 동안 종달초등학교의 강당은 후끈거렸습니다. 그들이 가진 다양한 끼, 그것을 다 이루었으면 좋겠습니다.

ⓒ2005 김민수

1학년 어린이들의 인사말로 학예회는 시작되었습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아이들이 나와 앙증맞게 인사를 하자 어수선하던 실내분위기가 순식간에 조용해집니다. 날씨가 궂은 탓에 더 많은 학부모들과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자녀들과 손자들의 재롱을 보러 오셨습니다. 이럴 땐 궂은 날씨도 한 몫 도와줍니다. 오랜만에 아이들 덕분에 맘껏 웃었습니다.

ⓒ2005 김민수

병설유치원 막내들의 에어로빅댄스입니다. 막내들 나왔다고 초등학교 아이들은 휘파람을 불고 박수를 칩니다. 박수부대의 힘을 입어 첫 출발 산뜻하게 합니다. 가끔 틀리는 아이들 때문에 무대는 더 뜨거워지고, 학부모들의 호응도 더 높아만 집니다.

ⓒ2005 김민수

2학년 어린이들이 나오니 성탄절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겠습니다. 시골이라 대도시와는 달라서 성탄절 분위기가 나질 않습니다. 교회도 바람 때문에 바깥에는 성탄장식을 하지 못하거든요. 아 아이들 중에는 심장병으로 고생하는 하은이(앞줄 좌측으로부터 네 번째)도 있습니다. 하은이는 작년에 도움주신 분들 덕분에 건강하게 잘 뛰어 놀고 있습니다.

ⓒ2005 김민수

수화로 모든 이들을 축복하는 노래를 합니다. 그 노랫말처럼 모든 사람들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이니 사랑이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2005 김민수

이제 1학년 친구들이 나와서 리듬악기를 연주합니다. 성탄노래에 맞추어 한 박자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아이들의 예쁜 모습, 저렇게 집중해서 무슨 일을 하면 못할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언제나 아름다운 일, 좋은 일은 저렇게 집중해서 박자 잘 맞춰 가며 살아가는 아이들이 되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했습니다.

ⓒ2005 김민수

연말이라 그런지 기독교와 관련된 노래들이 아무래도 많습니다. 'I will follow him(나는 주님을 따르겠어요)' 합창을 하며 지휘하던 산타는 오도방정(?)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영화에서 많이 본 장면, 박장대소하며 올 한해 무거웠던 모든 것들을 다 내려놓습니다.

마지막 부분 'There isn't an ocean to deep a mountain so high...(아무리 깊은 바다도 아무리 높은 산도...)'에서는 나도 모르게 '아멘'소리가 나왔습니다. '그래, 너희들 삶에 아무리 깊은 바다, 아무리 높은 산이 가로막아도 절대로 포기하지 말아라.'

ⓒ2005 김민수

다시 쉬고 있던 유치부 꼬마들이 나와 재롱을 핍니다. 조금 서툴러도 제일 예쁜 것이 가장 나이 어린 아이들인가 봅니다. 1학년들도 엊그제 유치원생이었으면서 "동생들 잘한다"하며 박수를 칩니다.

ⓒ2005 김민수
ⓒ2005 김민수

오늘 가장 인기를 끓었던 것은 1학년 아이들이었습니다. 물론, 부모의 입장에서야 자기 아이들 나온 것이 제일 좋았겠지만 관객들의 호응이 가장 좋았던 율동이었습니다. '어머나'라는 노래에 맞추어 얼마나 신나게 춤들을 추는지 절로 들썩들썩 합니다.

ⓒ2005 김민수

6학년 어린이들은 뮤지컬 'Summer hight'로 역시 최고학년이라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6학년들에게는 초등학교에서의 마지막 추억일 것입니다. 다른 아이들도 다 예쁘고 멋지지만 나에게는 우리 둘째딸 진희가 가장 예쁩니다.

학예회를 마치고 나오는 아이들에게 "너희들 끼가 참 많다!"했습니다. 그들의 가진 끼, 어느 것 하나 사장되는 것 없이 다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김민수 기자

덧붙이는 글기자소개 : 김민수 기자는 제주의 동쪽 끝마을에 있는 종달교회를 섬기는 목사이며 자연산문집<달팽이는 느리고, 호박은 못생겼다?>와 <내게로 다가온 꽃들 1, 2>, <희망 우체통>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오마이뉴스에 실리지 않는 그의 글들은 <강바람의 글모음>www.freechal.com/gangdoll을 방문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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