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와 미녀>, 충무로 유망주 다 모였네
[오마이뉴스 양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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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은 세 배우의 앙상블이 돋보이는 <야수와 미녀> | |
| ⓒ2005 쇼박스 |
이 세상에서 가장 돈이 많은 부자로 알려져 있는 MS사의 대표 빌 게이츠도 살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젊음'일 것이다.
사람들이 '축구 천재'라 불리는 박주영(FC서울)에게 열광하는 것도 그가 현 시점에서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언젠가는 세계 축구계를 휘어 잡을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진 젊은 선수이기 때문이다.
지난 27일에 개봉한 <야수와 미녀> 역시 혈기왕성한 젊은 영화다. 올 가을의 트렌드인 멜로 영화의 연장이긴 하지만 눈물과 감동에 몰두했던 기존 작품들과는 달리 웃음을 통해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야수와 미녀>의 젊은 세 주연 배우들은 각자 다른 개성과 매력을 뽐내며 한국 영화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강인한 외모 속에 인간미가 돋보이는 배우, 류승범
"팔, 다리가 달려 있는 사람은 모두 배우로 써야 했다"는 친형 류승완 감독에 의해 저예산 단편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배우의 길에 들어선 류승범. 이후 드라마 <화려한 시절>을 통해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렸을 때만 해도 류승범이 이렇게 한국 영화의 미래를 책임질 만한 배우가 될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별로 없었다.
류승범은 <품행제로> <아라한-장풍대작전>에서 주성치를 연상케 하는 과장된 코믹 연기로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었고, 드라마 <고독> <햇빛쏟아지다>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힘들어 하는 멜로 연기를 선보이더니 지난 봄에 개봉했던 <주먹이 운다>에서는 금방이라도 폭발할 듯한 눈빛을 가진 교도소 복서 역할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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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승범은 오랜만에 코믹연기로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
| ⓒ2005 쇼박스 |
대부분의 젊은 배우들이 대중들이 익숙한 이미지를 더욱 포장하고 강조하면서 자신을 알리는 동안 류승범은 쉼없이 새로운 모습으로 스스로를 담금질해 온 것이다. 류승범이 넘치는 에너지가 필요했던 <주먹이 운다>의 상환에 이어 선택한 작품은 <야수와 미녀>의 소심남 구동건.
<야수와 미녀>에서 류승범은 '야수'같은 자신의 외모 때문에 '미녀' 해주(신민아)에게 다가갈 수 없는 안타까운 모습을 코믹하게 보여 준다. 누가 봐도 무서운 얼굴을 가졌지만 실제로는 누구보다도 여린 마음을 가진 구동건의 캐릭터는 지금까지 류승범이 보여 주었던 인물들과도 어느 정도 일맥상통한다.
<품행제로>의 중필, <아라한-장풍대작전>의 상환, <햇빛 쏟아지다>의 민호는 모두 겉보기에는 강인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구동건처럼 겁도 많고 우유부단한 인물들이다. 지금까지 전혀 다른 캐릭터들을 연기한 류승범이지만 모두 강인한 외모 속에 인간적인 연민을 느낄 수 있는 인물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야수와 미녀>에서 코믹한 연기를 보여 준 류승범은 다시 황정민과 함께 형사 액션물 <사생결단>을 촬영하고 있다. 숨 돌릴 틈도 없이 또 다른 담금질에 들어간 류승범이 이번엔 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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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랜만에 나이에 맞는 귀여운 인물을 연기한 신민아 |
| ⓒ2005 쇼박스 |
신민아, 신비한 소녀에서 발랄한 여인으로
류승범이 '잡초'처럼 영화 속에 자신을 내던졌다면 신민아는 반대로 '온실의 화초'처럼 보호를 받으며 성장해 갔다.
중학교 때 잡지 모델로 데뷔해서 조성모, 브라운아이즈 등의 뮤직비디오에서 얼굴을 알린 신민아는 또래 연예인들처럼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자신을 알리기보다는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서만 모습을 드러내며 신비한 이미지를 만들어갔다. 신민아가 그동안 연기했던 <화산고>의 검도부 주장 유채이나 <달콤한 인생>의 희수도 이런 신민아 이미지의 연장선에 있던 캐릭터들이다.
물론, 배우가 관객들에게 정형화된 이미지를 심어 주기보다는 쉽게 알 수 없는 신비한 이미지로 다가가는 것도 어느 정도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여전히 미완의 단계에 머물러 있는 어린 배우에게 지나친 신비감은 오히려 관객들과의 거리감을 느껴지게 할 수도 있다.
나이에 맞지 않게 조숙하고 어두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신민아는 올해부터 조금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신민아는 지금까지 1년에 한 작품 정도만을 소화했었는데 이번 가을엔 <새드무비>와 <야수와미녀>를 1주일 간격으로 개봉시킬 만큼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야수와 미녀>의 해주는 이런 신민아의 이미지 변신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는 역할이다. 세상을 보지 못하던 해주는 눈을 뜨게 되면서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되고, 그 속에서 눈물도 흘리고 방황도 하지만 결국 씩씩하게 현실을 대처해 간다. 지금까지 영화 속에서 대사가 그리 많지 않았던 신민아도 <야수와 미녀>에서는 가끔 소리도 질러 가며 그동안 보여 주지 못했던 스물한 살 배우의 에너지를 마음껏 뽐낸다.
<새드무비> <야수와 미녀>를 통해 관객들과의 거리감을 좁힌 신민아는 오는 31일부터 KBS 2TV에서 방영될 <이 죽일 놈의 사랑>을 통해 다시 한 번 대중들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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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밉지 않은 '왕자' 탁준하를 연기한 김강우 |
| ⓒ2005 쇼박스 |
빛나는 보석을 꿈꾸는 원석, 김강우
김기덕 감독의 <해안선>을 시작으로 2년을 쉼없이 달려 온 김강우가 관객들에게 보여준 이미지는 '패기'라는 한마디로 집약할 수 있다.
<해안선>에서 선임병에게 겁없이 대드는 조일병, <실미도>에서 684 부대의 당찬 막내, <태풍태양>에서 기분 내킬 때만 인라인을 타는 모기 등의 역할에서 김강우는 세상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의 소신대로 세상을 살아가는 패기 있는 청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김강우는 실제로도 힘든 군사훈련이나 한 번도 타보지 않은 인라인 스케이트 연습도 마다하지 않으며 패기 있는 젊은 배우의 행보를 걸어 왔다. 그래서 <야수와 미녀>의 탁준하는 이런 김강우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김강우가 영화 속에서 표현되는 것처럼 순정만화에서 금방이라도 나온 듯한 눈부신 외모를 갖춘 것도 아니고, 주로 아웃사이더를 연기했던 김강우가 맡은 검사 역할도 쉽게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강우는 탁준하를 너무 느끼하지도 않고, 너무 얄밉지도 않은 '쿨한 왕자'로 탄생시켰다. 해주 앞에서 멋있게 노래하다가 피아노에서 미끄러지기도 하고, 해주를 못 만나게 하려고 자신에게 매달리는 동건을 냉정하게 뿌리치지도 못한다. 아주 잘 생긴 꽃미남 배우가 탁준하를 연기했다면 어울리기 힘들었을 장면들이다.
느리지만 분명하게 자신의 영역을 넓혀 가고 있는 김강우가 수년 후 관객들에게 어떤 배우로 남아 있을지 주목된다.
/양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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