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길] '떠나라,자전거타고 지구..'..낯선 땅에서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

2005. 8. 1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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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에게 여행은 점차 수행이 되고 있다. 휴양지 대신 자연으로,오지로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들은 도보로 혹은 자전거로 고행처럼 걸으며 문명의 건너편으로 들어간다. 그들이 닿고 싶은 곳은 풍경이 아니라 자기의 마음이다. 문명의 세계에서는 볼 수 없는 자기 내면을 만나기 위한 여행인 것이다.

여기 자전거를 타고 떠난 일본인 청년이 있다. 이시다 유스케. 대학 졸업 후 대기업 식품회사에서 일하던 이 청년은 스물 다섯이 되던 1995년,회사를 그만두고 자전거를타고 세계일주에 나섰다. 알래스카에서 시작된 자전거 여행은 애초 예정했던 3년 반을 훌쩍 넘어 7년6개월이나 이어지며 2002년 12월에야 끝난다. 알래스카에서 남미 최남단 우수아이아까지 남북 아메리카를 종단했고,북유럽 핀란드에서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까지 내려갔다. 거기서 다시 중동으로 건너 가 실크로드를 따라 유라시아 대륙 횡단까지. 그는 세계 87개국 9만5000㎞를 달렸다.

낯선 땅에서 만나는 낯선 사람들과 마음을 섞고,자연의 아름다움에 맘껏 시선을 내주며 달려온 여정. 그가 긴 여행길에서 주운 보석같은 깨달음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세상엔 참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그리고 생은 소중하다는 것.

유스케의 세계주유기는 문명에서 벗어나 한없이 자유로워진 청년이 자신의 다리 근육에 새겨넣은 세계의 풍경이다. '가보기 전엔 죽지 마라'는 부제가 붙은 1권은 유스케의 여행수첩을 시간순으로 정리한 것이며,2권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화장실과 가장 멋진 별밤'은 그가 뽑은 '세계 최고들'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다시 가보고 싶은 단 하나의 나라를 꼽아보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 그때마다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나는 주저하지 않고 베트남을 꼽겠다. 아니면 블랙 아프리카의 어느 시골마을이라고 할까? 베트남이나 모잠비크 같은 블랙 아프리카의 공통점은 순수한 영혼이 살아 있다는 것이다." 세상에 아름다운 것은 많지만 역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사람의 마음인 모양이다(홍익출판사·이사다 유스케).

김남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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