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단신] 양성원의 찾아가는 바흐 음악회

2005. 4. 28.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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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이철용 기자]서울 강남구 일원동 밀알학교. 360억원 예산을 들여 1997년에 완공한 밀알학교는 우리나라 100대 건물 가운데 10위 안에 들어가는 건물이라고 한다. 이 건물은 남서울은혜교회가 지어서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이사장 홍정길 목사)에 기증한 것이다.

▲ 밀알콘서트에서 연주를 펼치는 서울펠리체앙상블 ⓒ2005 이철용 이곳에는 각종 장애인복지와 관련한 시설은 물론이고 미술관과 음악당, 카페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장애인은 물론이고 인근 주민들도 자연스럽게 이용하는 시설이다.

장애・비장애인 함께 하는 특별한 음악회지난 26일 저녁 이곳에서 아주 특별한, 그렇지만 자연스러운 음악회가 열렸다.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통합을 위한 "밀알콘서트". "함께 하면 통합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밀알복지재단이 마련한 음악회는 45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전문 연주홀인 밀알학교 세라믹 팔레스홀을 가득 메운 청중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멋지고도 감격적인 무대였다.

▲ 시계방향으로 선진클라리넷 퀸텟, 시각장애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종훈, 발달장애인 피아니스트 은성호, 은성호 군의 부모 ⓒ2005 이철용 오전 11시, 오후 2시, 오후 7시 30분 총 세 차례에 걸쳐 치러진 음악회는 현재 음악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연주자와 교수들로 구성된 "서울펠리스체앙상블(단장 임준태)"과 성악가 김수경 임준태 임희숙 김형수 조용진 조동국 이용찬씨, 발달장애인 피아니스트 은성호, 한국선진학교의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된 선진클라리넷 퀸텟, 시각장애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종훈 등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하나가 되어 수준 높은 음악을 들려줬다.

3회 공연은 KBS 김진희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되었는데 모든 순서는 수화통역이 함께 했다. 청주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만드는 음악회에 대한 호기심과 우려가 교차하는 듯한 표정을 떨치지 못하는 듯했다.

발달장애인 피아니스트 은성호군 등 멋진 연주 펼쳐첫 번째 순서는 "서울펠리스체앙상블"의 모차르트 세레나데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로 시작되었다. 모두에게 익숙한 음악이어서인지 400여명의 청중들은 포근한 현의 선율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했다. 이번 연주회 곡들은 대부분 널리 알려진 것들로 선택되었다.

▲ 시계방향으로 소프라노 임희숙, 3테너, 베이스 김형수, 임희숙과 테너 임준태 이중창 ⓒ2005 이철용 이어 소프라노 임희숙씨의 "강 건너 봄이 오듯"에 이어 시각장애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종훈씨의 몬티 작곡 차르다스의 연주가 이어졌다. 김씨는 시각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한양대학교 관현악과를 졸업하고 독일 데트몰드 국립음대에서 수학하고 현재 한양대학교와 숭실대 음악원에서 후진을 양성하고 있는 연주자이다.

이어 발달장애인 은성호군의 피아노 독주가 이어졌다. 장애인종합예술제에서 해마다 우수상을 수상한 은군은 무대에 오른 후 객석을 보며 약간은 당황한 듯 보였으나 이내 멋진 연주를 선보였다.

베토벤의 소나타 제14번 "월광"은 청중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객석 맨 자리에는 은군의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등 온 가족들이 함께 자리했다. 은군의 어머니는 연주를 하는 동안 계속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한국선진학교의 발달장애인들로 구성된 선진클라리넷 퀸텟의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연주. 5명의 발달장애인들은 긴장으로 인한 불협화음이 가끔 나오기는 했지만 끝까지 멋진 연주를 펼쳤다. 이어 서울펠리스체앙상블의 단장인 테너 임준태의 "봄의 세레나데" 연주가 이어졌다.

잠깐 휴식시간이 진행되는 동안 청중들은 주변의 사람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눴고 연주홀 밖 로비에서는 연주를 마친 장애인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현직 인천지방법원장 지휘봉 잡아2부 순서는 밀알복지재단을 소개하는 영상물에 이어 폴 앤카의 "마이웨이"와 쇼스타코비치의 재즈 모음곡 제2번 "왈츠"가 연주되었다. 그런데 2부의 연주는 특별한 지휘자가 지휘봉을 잡았다. 현직 인천지방법원장을 맡고 있는 이우근씨. 서울내셔널심포니오케스트라 명예지휘자로 활동하기도 하는 이 법원장은 2부의 모든 연주를 거뜬히 지휘하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 마지막 순서로 모든 출연자들이 함께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부르고 있다. ⓒ2005 이철용 이어 테너 조용진 조동국 이용찬 3인의 3테너 연주. 마스카니의 "까발레리아 루스띠까나"를 연주한 이들은 세계적인 3테너인 루치아노 파바로티,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렐라스를 연상케 하는 멋진 무대였고, 이어 베이스 김형수의 "상록수", 소프라노 임희숙 태너 임준태의 베르디의 오페라 춘희 중 "축배의 노래" 등 절정의 음악이 이어졌다.

마지막 순서는 모든 출연자가 함께 무대에 나와 청중들과 함께 부른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모든 연주자들이 손을 벌리고 사랑을 나누고 청중들도 두 팔을 벌려 서로에게 사랑을 나누는 모습은 감동의 도가니였다. 이렇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특별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음악회는 끝을 맺었다.

밀알복지재단은 이 사랑을 잊지 말라는 의미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모든 청중들에게 장미꽃 한 송이와 사탕을 손에 쥐어주기도 했다.

▲ 청중들도 하나가 되어 함께 노래하고 있다. ⓒ2005 이철용 ▲ 연주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장미꽃과 사탕 ⓒ2005 이철용 /이철용 기자<hr noshade color=#FF9900>덧붙이는 글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http://withnews.com)"밀알콘서트 관련 동영상 위드뉴스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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