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납동 '영어체험마을' 가보니..] ″영어,놀면서 배워요″

2005. 4. 19.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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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오전 10시 서울 풍납동 영어체험마을.마을 북관(North Wing) 2층에 위치한 방송국(Broadcasting Studio)은 웃음소리로 떠들썩 했다.

4명의 꼬마손님을 대상으로 한 토크쇼가 진행중이 였기 때문이다.

토크쇼 진행자로 나선 에드워드 선생님은 ‘오프라 위프리’ 처럼 능숙하게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었다.

이날 초대손님은 리오(장승준?오류초 6),해리(양태균?명덕초 6),젤리(이미혜?묘곡초 6),지니(전유진?문정초 6) 등 체험마을에 들어온 학생등 모두 4명. 토크쇼에 나서지 않는 나머지 학생들도 카메라맨이나 방청객 호응을 유도하는 바람잡이 역할을 맡았다.

에드워드가 학생들에게 “동물이 될 수 있다면 무슨 동물이 되고 싶냐”고 묻자 젤리는 엉뚱하게도 ‘fish(물고기)’라 대답해 또 한바탕 웃음보가 터졌다.

같은 반 학생인 방청객들도 초대손님의 한마디 한마디에 ‘oh my god〜’을 연발하며 배꼽을 잡았다.

바람잡이 학생은 연신 ‘WOW〜’,‘HAHAHA〜’,‘APPLAUSE(박수)’가 씌여진 종이를 들어 방청객들의 호응을 유도했으며 카메라맨은 ‘Zoom-in’과 ‘Zoom-out’을 눌러가며초대손님의 모습을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반면 옆건물(East Wing)에 위치한 경찰서(NYPD:New York Police Deparment)는 사뭇 심각한 분위기였다.

절도 용의자를 추적하는 꼬마형사들이 용의자의 프로필을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 그룹으로 나뉜 학생들은 각각 인물 사진 한 장을 들고 진지하게 용의자의 신상명세서를 만들었다.

“He has big eyes(큰 눈을 가졌군)” 한 학생이 눈을 가늘게 뜨며 셜록홈즈 처럼 말하자 다른 학생인 즉시 반박했다.

“No. it’s just midium(아냐 눈은 중간크기야)” 이어 또 다른학생은 왜 눈이 중간 크기인지를 설명했다.

“He has no double-eyelid(쌍꺼풀이 없거든)”학생들은 선생님,친구들과 영어로 대화하며 tall(키큰),short(키작은),thin(마른) 등의 기본적인 표현에서부터 curly(곱슬머리),straight(곧은머리),oval(얼굴이 갸름한),square(얼굴이 네모난) 등의 쉽지않은 표현까지 체험을 통해 익히고 있었다.

박창우(풍납초 5)군은 “영어로 놀다보니 자연스레 표현이 익혀진다”며 “학원처럼 따분하지 않고 실제상황인 것처럼 영어를 배울 수 있어서 아주재밌다”고 즐거워했다.

서울시가 풍납동 외환은행 연수원부지에 조성한 영어체험마을은 지난해 11월에 개관,지금까지 모두 5000명의 학생들이 다녀갔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팔딱팔딱 뛰는 살아 있는 영어를 배울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참가 경쟁률이 10대 1을 넘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뿐만아니라 영어체험마을을 벤치마킹하려는전국 각지의 지자체나 교육기관 및 관련 단체들의 발길도 줄을 잇고 있다.

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체험마을은 외양부터가 일반 학교와는 달리 서구식이다.

붉은 벽돌과 좁은 창 등 외국 학교 캠퍼스를그대로 옮겨놓았다.

학교 부속건물을 안내하는 표지판은 물론 학생들이 지켜야할 주의사항과 심지어 엘리베이터의 층 안내까지 영어로 방송된다.

학생들은 입국심사대를 거쳐 이국적인 영어체험마을에 입소한 후 5박6일 동안 호텔,경찰서,방송국 등 40여개 체험실에서 영어를 익히게 된다.

실제 영어권 국가를 방문했을 때 가장 필요한 생존영어(Survival English) 또한 영어체험마을의 중요한 과정 중 하나다.

서관(East Wing)에 위치한 버스 정류장에서는 외국에 갔을 때 마주치는 교통편에 대한 교육이 한창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12명의 학생이 수잔 선생님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아이들은 실제 뉴욕 지하철 역에 온 듯 진지하게 티켓 구입과정을 하나씩 밟아나갔다.

‘New York Central Library(뉴욕 중앙도서관)’,‘One ticket(한장)’ 등 목적지를 가기 위한 필수영어가 쏟아졌다.

진금주(아주초 6)양은 “말이 안 통하는 낯선 나라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길 찾기”라며 “지하철과 버스,택시 타는 법에 대한 영어를 배워 혼자 외국에 가도 원하는 곳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허윤기자 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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