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부총리 "요즘 말빨 안먹히네"
[경제부 3급 정보] ○… 한국 경제호의 선장 이헌재 부총리의 ‘영(令)’이 서지 않고 있다.
연기금의 종합투자계획(한국판 뉴딜)투입,1가구 3주택 양도세 중과 연기, 2단계 방카슈랑스 시행 강행 등 내년 경제 그림의 큰 틀 아래 추진중인 주요 정책들이 당・정・청과의 삼각 갈등을 낳으며 잇달아 제동이 걸리고 있다.
봉합되는 듯 하던 ‘연기금 뉴딜 동원 반대’ 파문은 여전히 여진을 일으키고 있다.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은 국무회의 석상에서 사과를 한 지 하루만인 24일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재경부는 연금에 관여하지 않아야 한다”며 또 딴지를 걸었다. 이 부총리는 김 장관의 행동을 대권 행보를 위한 정치적 제스처로 해석하면서도 상당히 언짢아 했다는 후문이다.
2단계 방카슈랑스 시행과 관련,지난달 국감에서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의 시행 연기 압력에도 이 부총리는 “내년 4월 예정대로 시행하겠다”고 밝혔으나 금융감독위원회가 연기론을 공식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1가구 3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도 “내년 종합부동산세 시행으로 집부자에게 집팔 기회를 주기 위해 1년 더 연기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청와대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10.29대책을 총괄했던 이정우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이 최근 한 강연에서 강행 의지를 분명히 한 것. 더욱이 이 부총리의 검토 지시에도 불구하고 재경부 실무진에서는 “그대로 강행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나와 실무진이 코드를 어디에 맞추는지 모르겠다는 얘기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재경부 관계자는 “연기금 문제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며 방카슈랑스 문제 역시 금융당국 입장에서 의견을 제시한 것일 뿐”이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그러나 재경부 안팎에서는 연말 개각설과 함께 경제팀 교체설이 힘을 얻으면서 일종의 ‘레임덕’ 현상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 부총리가 정치권 기반이 약해 당정간 마찰을 빚으며 정책 리더쉽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때문인지 부총리 후보로는 재경부 장관 출신인 강봉균 열린우리당 의원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득세 인하, 종합부동산세 등 여러차례 당정간 불협화음이 노출됐던 점을 감안하면 당의 생리와 정부의 생리를 모두 알고 있다는 점에서 강 의원이 적임자로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일보 손영옥기자 yosohn@kmib.co.kr[갓 구워낸 바삭바삭한 뉴스, The Kukmin Daily Internet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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