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웅 선생 떠난 한글학회, 새 수장 선출 놓고 진통

2004. 3. 13.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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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신향식 기자]허웅 선생의 별세로 수장을 잃은 재단법인 한글학회가 새 회장 선출 방식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허웅 선생이 겸직하던 이사장과 회장을 김계곤 경인교대 명예교수(78・신임 한글학회 이사장, 부회장)가 모두 맡을 가능성이 높아지자 일부 관계자들이 "이사장과 회장직은 서로 다른 인사가 각각 맡아야 하고, 회장도 직선제와 단임제로 뽑아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글과 한글학회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공동대표 송현, 이대로, 이봉원, 밝한샘, 김영명)은 지난 6일 "한글학회는 달라져야 한다"는 제목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한글학회 이사장과 한글학회장은 동일 인물이 맡지 말고, 회장은 총회에서 회원들이 직선으로 선발하며, 1회 단임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한글학회 평의원회와 정기총회가 열리는 13일 오후, 한글회관(서울 신문로)에서 규칙과 정관 개정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한글학회는 지난 1월 30일 허웅 선생이 별세하자 2월 5일 이사회를 열어 김계곤 경인교대 명예교수를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한 바 있다. 13일엔 2004년도 정기총회를 열어 신임 회장을 뽑기로 했으나, 이사장이 회장을 겸직해 온 관례에 따라 김계곤 명예교수가 이사장과 회장을 모두 맡을 가능성이 높다.

허웅 선생은 지난 70년부터 2004년 1월, 향년 86세로 별세할 때까지 35년 동안 이사장과 회장을 겸직하는 바람에 "후진을 키우지 않고 장기 집권을 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글학회 이사장과 회장은 3년에 한번씩 정기총회에서 평의회원들이 간선제로 선출한다.

한글과 한글학회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성명서에서 "한글학회도 한 세기라는 긴 나이를 먹다 보니, 새 천년 새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서 "먼저 지도부가 좀 더 젊어져야 하고, 재단과 학회를 실질적으로 분리해 협력하고 견제하는 기능을 충실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단체장을 총회에서 선출하는 민주적인 운영 방식을 도입하고, 한 사람이 장기 집권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현 한사모 공동대표는 "허웅 선생께서 30년 이상 장기 집권한 것은 그냥 잘못된 것이 아니라 아주 잘못된 일"이라면서 "한 십년만 하시고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었더라면 후배들이 얼마나 많이 성장하였겠느냐"고 아쉬워했다.

송 대표는 또 "한글학회가 경로당처럼 조용한 학회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면서 "학문 연구를 하는 것과 동시에 옷소매를 걷고, 저잣거리로 나와서 한글 계몽 운동을 강력하게 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젊은 피를 많이 수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봉원 전국 국어운동 대학생동문회 회장은 "이사장은 원로가 하는 것이 좋겠지만, 학회장은 실력도 있고 한글 운동에도 적극적인 젊은 세대가 맡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그러기 위해선 정기총회에서 민주적으로 직접 회장을 뽑아야 하고, 또 회장도 3년 정도만 학회를 위해 봉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김계곤 이사장은 "두 가지 일은 분리할 성질이 아니어서 최현배 선생과 허웅 선생도 이사장과 회장직을 겸직했다"며 "이번 일은 규칙과 정관에 따라 해결을 하면 되는 만큼 한사모 회원들은 이성을 되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허웅 선생도 이사장-회장을 겸직, 문제될 것 없다" [인터뷰]김계곤, 한글학회 신임 이사장 - 김계곤 한글학회 부회장께서 지난 달 신임 이사장에 선출되었습니다. 그러면, 현재 빈 자리인 회장직은 누가 맡습니까?“신임 회장은 13일에 열리는 한글학회 정기총회에서 이사들이 간선제로 뽑습니다. 뚜껑을 열어 보아야 압니다. 지금 누가 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관례상 이사장과 회장을 한 사람이 맡았습니다. 최현배 선생 때부터 그런 관례를 지켰지요. 허웅 회장님도 ‘이사장과 회장직은 굳이 가를 성질의 자리가 아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김계곤 신임 이사장께서 회장까지 맡는다는 이야기인가요??“이사들이 거부하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내가 맡기를 원한다면 맡을 수밖에 없습니다.”- ‘한글과 한글학회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성명서를 발표했더군요.?“그 분들은 열성적으로 한글 운동을 하는 일꾼들입니다. 그런데 신임 회장 선출 방식에 대해 이런 식으로 이러쿵저러쿵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회칙과 정관에 따라 순리적으로 해결하면 그만 아닌가요?”- 그들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입니까??“한글문화협회를 활성화하여 한글문화운동을 강화하라는 주장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이사장과 회장을 동일 인물이 맡지 말라고 밖에서 함부로 이래라 저래라 하면 곤란합니다. 회칙이 있고 정관이 있고 관례가 있습니다. 학회 정신에 따르면 되지 않겠습니까?회장을 직선으로 뽑자는 주장도 불합리합니다. 회원이 많다 보니 총회 때 너무 난장판이 될 수가 있어 지난 88년부터 평의원회를 통해 간선제로 회장을 선출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없이 잘 진행되어 왔습니다.”- 회장 임기를 단임제로 하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이들의 표현대로, 허웅 선생이 장기 집권한 게 문제라면 모두 내 책임입니다. 허 선생이 그만 두겠다고 할 때마다 내가 말렸거든요. 워낙 큰 어른이다보니 그 큰 언덕에 기대어 같이 가고 싶어서 사퇴를 말렸던 것입니다.

그런데 허웅 선생이 35년 동안이나 그 자리를 지킨 것은 이해 타산 때문이 아닙니다. 한글학회 이사장과 회장이란 자리는 이해 타산과 권리 남용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단임제가 좋다면 나중에 좋은 방향으로 개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지금은 회칙대로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이 이런 성명서를 왜 발표했다고 보는가요??“나쁜 뜻으로 한 것은 아니겠지요. 단순한 의견이라고 봅니다. 그 분들 중 한글문화연대의 김영명 회장(한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은 한글 운동에 천군만마나 마찬가지입니다. 그 분들은 계획적으로 한글운동을 합니다. 그 분들이 한글학회와 한 몸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뜻을 같이 해야 해요.”- 13일 정기 총회에 앞서 한글회관에서 시위를 벌인다고 하던데요.?“시위를 벌인다고요? 나 원 참. 그것은 생각이 모자라는 행동입니다. 시위는 무슨 시위입니까?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그들이 시위를 한다고 해서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학회 운영을 좀더 젊은 사람들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더군요.?“앞으로 자연스럽게 젊은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서 운영될 것입니다.”- 올해 연세는??“79세입니다.”- 만으로 따져서 그런가요??“만으로는 78세입니다. 한 집안에도 어른이 있고 그런 것인데…. 아무튼 그들이 시위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이성을 찾아야 합니다. 법이 있고 회칙이 있는데 당장 어떻게 하라는 말입니까?”- 그들의 주장대로 이번에 회칙을 개정하여 회장 선출 방식 등을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요??“기존 절차에 따라야 합니다. 회칙과 정관이 있습니다. 바꾸려면 시일을 두고 이사회를 열어 논의해야 합니다. 고칠 게 있으면 의견을 더 모아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봅니까??“허웅 선생이 해 온 방식에 대해 이러니 저러니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 어른이 "이사장과 회장을 한 사람이 맡는 방식"으로 하여 35년을 이끌어 왔습니다. (성명서를 발표한 사람들의 주장대로라면) 허웅 선생이 해 온 것이 다 잘못됐다는 말인가요? 자가당착입니다. 얼마나 (이 방식대로) 잘 해 오셨는데 그런 소리를 합니까?어쨌든 이사회와 학회는 분리할 수 없습니다. 견제가 필요없는 기구입니다. 한 몸이어야 합니다. 대외 지원금이 나와도 재단을 통해서 학회로 갑니다. 분리될 성질이 아닙니다. 큰 기구로 변한다면 발전적으로 구분해야 하겠지만 지금은 갈라설 상태가 아니란 말입니다.” / 신향식 "한글학회는 경로당이 아니다, 젊은 피 수혈하라.! [인터뷰]"한글과 한글학회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송현 공동대표 - ‘한글과 한글학회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한글학회는 달라져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그 동기를 말씀해 주십시오.“한글학회가 젊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한글운동가들이 모여서 허웅 박사님께서 돌아가신 이후의 한글학회의 장래를 걱정한 끝에 공식 기구를 만들어서 이 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하자면서 ‘한사모’를 만들었습니다. 우리의 주장을 펴는 방법을 논의한 끝에 두 가지가 거론되었습니다. 첫째는 우리의 생각을 유인물로 만들어서 한글학회 홈페이지에도 올리고, 한글학회 회원에게도 보내고 언론기관에도 보내자는 의견입니다.

다른 하나는 그렇게 하면 마치 집안 싸움이라도 난 것 같은 인상을 주기 때문에 현재 제일 어른이신 김계곤 부회장님께 한사모 공동대표들이 찾아 뵙고 읍소하면서 우리의 뜻을 말씀드리자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 방법이 좋겠다고 결론이 나서 공동대표들이 김계곤 부회장님을 찾아 뵙고 우리의 뜻을 말씀 드렸습니다.”- 성명서에 대해 현재 한글학회 이사들의 반응이 있습니까?“제가 알기로는 외형상으로는 아무 반응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양식 있는 이사님들과 학글학회의 앞날을 걱정하는 이사님들은 ‘올 것이 왔구나!’ 하면서 겉으로 내색은 안 해도 속으로는 엄청 많이 걱정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번에 자기들이 던지는 한 표의 행방에 따라서 한글학회의 장래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사님들과 평의원님들은 한글학회의 백년 역사를 잘 아시는 분들입니다. 이번에 자신들이 하는 일거수 일투족도 한글학회 역사에 남을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결코 이번 문제를 가볍게 보지 않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번에 잘못하면 한글학회 역사에 오점을 찍는 일이 된다는 것을 그분들이 왜 모르겠습니까?”- 사실상 김계곤 부회장이 이사장과 회장을 겸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이 이사장과 회장을 모두 맡으면 어떤 문제점이 있다고 봅니까? “절대군주제보다 민주주의가 왜 좋습니까? 요즘 지구상에 절대군주제를 하는 나라가 어디에 몇 나라가 있습니까? 재단은 주로 재산을 관리하는 기구이고, 학회는 학문을 연구하는 단체입니다. 이는 전혀 다른 성질의 기구입니다. 가령 대학에서 재단 이사장과 총장을 분리하는 게 너무나 당연한 것 아닙니까? 재단 이사장이 총장을 겸임하는 그런 후진 대학이 요즘 있어요? 그런 대학이 있다면 그 학교가 발전하겠습니까? 재단 이사장과 총장을 한 사람이 하는 게 좋다는, 순진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을까요?”- 회장을 평의원회 직선으로 뽑아 단임제로 하자고 건의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민주주의에서 단체장을 누가 뽑습니까? 군수는 군민이 뽑고, 시장은 시민들이 뽑고, 대통령을 국민이 뽑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 아닙니까? 이런 것은 초등학생도 아는 것 아닙니까? 전두환 때 체육관에서 대통령을 뽑는 그 해괴망칙한 제도, 그것이 좋다고 하는 사람이 요즘도 살아 있어요?그리고 한 사람이 아무리 유능하다고 하더라고 장기집권을 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박정희가 너무 오래 집권하다가 제 부하 총에 맞아 죽은 것을 몰라요? 적당히 하고 새로운 사람으로 바꿔야 인재 양성도 하고, 정체하지 않고 발전하는 것 아닌가요? 이런 초보적이고 상식적이고 순리를 모르거나 이를 부정하려는 사람이 있으면 그런 사람, 수상하지 않아요? 그런 사람에게 대표를 맡기면 그 집단이 발전하겠어요? 또 그런 대표를 누가 진정으로 존경하고 따르고 협조하겠어요? 날마다 분란이 일어나고, 그 집단이 쪼개지면 쪼개졌지 어찌 화합하겠어요?”- 78세인 김계곤 부회장께서 회장을 맡기에는 연령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21세기를 맞이하여 한글학회도 좀더 젊은 인재들로 재구성되어야 한다는 견해지요.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저는 김계곤 선생님을 존경합니다. 그 동안 한글학회를 위해서 헌신한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선생님을 평소에 존경하였고 지금도 존경합니다. 그런데 저는 특정인 김계곤 선생님이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학회의 대표는 좀 젊은 분이 맡았으면 좋겠다는 상식적인 주장을 할 뿐입니다. 노무현 후보가 이회창 후보보다 표를 많이 얻은 이유 중에 하나가 젊다는 사실이 아닌가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자는 말 몰라요?”- 그렇다면, 허 웅 선생께서 향년 86세까지 35년 동안이나 한글학회 이사장과 회장을 맡은 데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을 합니까? 일부에선 ‘장기 집권’이란 표현도 씁니다만. “이것은 참 묘한 문제입니다. 허 박사님은 학문적인 실력이나 업적과 인격적인 면에서 모든 사람을 압도하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놀라운 카리스마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글학회 회원들은 물론 한글 운동가들이나 한글 동지들이 무조건 존경하였습니다.

그러니 감히 그런 분에게 누구도 "박사님, 이제 그만하셔요"라고 말을 꺼낼 수가 없었지 싶습니다. 다른 큰 어른들께는 대단히 실례가 되는 말인지 몰라도 허 박사님을 학문과 인격적인 면에서 ‘선거로 붙어보자’라고 나설 만한 사람도 없었지 싶어요. 물론 이 바닥이 학문의 세계라서 대부분 사제지간으로 얽혀 있어서 스승에게 덤빌 만한 곳이 아니었습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허 박사님께서 30여년을 장기 집권하셨습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허 박사님의 본의든 아니든 간에 한 사람이 30년 이상 장기 집권한 것은 그냥 잘못된 것이 아니라 아주 잘못된 일입니다! 안 할 말로 가령, 허 박사님께서 한 십년만 하시고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러주었더라면 후배들이 얼마나 많이 성장하였겠습니까?”- 김계곤 부회장은 이번 성명서를 발표한 분들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건 전적으로 선생님의 몫입니다만, 선생님께서 대승적으로 판단하시고, 저희들의 충정을 받아들였으면 합니다. 재단 이사장은 맡으시더라도 학회 회장은 다른 젊은 분들을 위해서 자리를 양보하시면 좋겠습니다. 선생님께서 이번에 판단을 잘못하셔서 두고두고 후회를 하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한사모 회원들이 13일 정기총회에 앞서 한글회관에서 모임을 연다고 들었습니다. 평의회원들과 이사들에게 한사모의 의견을 전달하겠지요. 이날 계획을 알려 주십시오. “이 문제는 대단히 신중히 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들의 충정이 오해되는 일 없어야 하고, 존경하는 어르신들께 누가 되지 않게 하고, 한글학회와 회원들에게도 심려를 덜 끼치는 방법을 찾아서 조심스레, 그리고 신중하게 할 것입니다.”- 이사들이 13일 정기총회에서 한사모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기대를 합니까? “한글학회의 발전을 진정으로 바라고, 지금 한글학회가 시대적으로 안고 있는 역할을 잘 알고, 젊게 거듭나야 한다는 중요성을 잘 아시는 이사님들은 흔쾌히 받아들일 것이고, 그렇지 못한 분들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한글학회를 어떤 사람이 이끌어야 한다고 봅니까? “첫째 젊고, 둘째 학문의 깊이(자기 분야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학문적 깊이)가 있어 그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을 받고, 셋째 인격적으로 존경을 받는 분이어야 합니다."- 한글학회는 21세기 정보 통신 시대를 맞이하여 할 일이 무척 많습니다. 앞으로 한글학회가 어떻게 변화를 해야 할까요?“한글학회는 그냥 학회가 아닙니다. 이 나라 이 민족의 얼과 혼이 담긴 학회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샌님"들이 학문만 연구하는 곳이어선 안 됩니다. 학문 연구는 기본이고, 거기에 덧붙여서 한글 운동도 선도해야 할 책무가 있습니다.

지금 한자를 써야 한다는 시대착오적인 수구세력들이 얼마나 난리를 치고 있습니까! 기업에서 입사시험에서 한자 실력을 테스트해야 한다고까지 시대착오적인 주장을 하고, 이를 위해서 연일 일간 신문에 광고를 내며 야단하고 있고, 인터넷에서는 날로 우리말이 오염, 파괴되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영어 세력이 점점 강해져 영어학원이 재벌이 되고 ,영어 발음 좋게 하려고 어린 아이의 혀를 수술하는 부모도 있습니다.

이런 마당에 한글학회가 경로당처럼 조용한 학회로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학문 연구를 하는 것과 동시에 옷소매를 걷고, 저자 거리로 나와서 한자패들과 싸우기도 하고 계몽운동도 강력하게 해야 합니다. 그러자면 한글학회가 젊어지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번 기회에 젊은 피를 많이 수혈해야 합니다. 만약 이런 시대적인 상황을 오판하면 한글학회는 심각한 혼란의 소용돌이를 겪을 것이고, 적전분열을 일으켜서 한글 세력들이 약화되고, 일반인들의 웃음거리를 살 것이라고 봅니다.” / 신향식 /신향식 기자 (success11@empal.com)- ⓒ 2004 오마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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