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94년 서울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2003. 7. 15.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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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391년 후에 여러분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물론 여러분은 아닐 테고 여러분의 5〜6대 정도의 후손이 살고 있겠죠. 그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도무지 상상이 안됩니다. 391년이라는 머나먼 미래를 생각하려고 하니 괜히 서글퍼지기도 하고요. 필자가 굳이 먼 미래 이야기를 꺼내는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 서울 1000년 타임캡슐 ⓒ 서울시 지난 1994년 서울 남산자락(남산) 지하 15미터 깊이에 묻은 ‘타임캡슐’, 타임캡슐이 뭐나구요? 혹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 드리지요. 타임캡슐은 1994 서울의 인간과 도시를 대표할 수 있는 문물 600점(수장된 목록 아래 있습니다)을 땅속에 묻고 정확히 400년 후인 2394년에 개봉하는 겁니다. 그 당시 서울 사람들의 모든 생활상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정확한 명칭은 ‘서울 1000년 타임캡슐’입니다.

이제야 “아하”하며 무릎을 치는 독자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때 가서 반드시 타임캡슐 개봉되는 모습을 봐야겠다 하는 분들은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타임머신 타고 미래로 가보라고 하면 욕먹을 것 같고, 불로초 구해먹으라고 하면 “너, 상추쌈이나 많이 먹어”하며 비웃음 당할 것 같고 이거 한마디로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냥 후손들에게 맡기고 현재의 우리는 조용할 수밖에요.그러나 너무 서운해하거나 서글퍼하지는 마세요. 2394년이 되면 우리의 후손들은 아마 1000년후(3394년)에 개봉할 타임캡슐을 묻을지도 몰라요. 정확히 기간은 모르겠지만 틀림없이 후손들은 계속해서 타임캡슐을 묻을 것입니다. 지금의 우리들이나 미래의 후손들이나 상황은 마찬가지니까 너무 슬퍼하지 말자는 얘기입니다.

오히려 필자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아래 수장된 품목 의료・의학 중에 신장기증자 명단이 있습니다. 몇 명이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신장기증자로부터 신장을 이식 받아 새 생명을 얻은 사람의 후손이 있을 것입니다. 만약 그 사람이 타임캡슐 속의 신장 기증자 명단을 보고 391년 전 신장을 기증했던 사람의 후손을 혹시 찾아볼까 하는 것입니다.

물론 마음만 먹으면 가능한 이야기지요. 어쩌면 그 사람은(기증 받은 사람의 5〜6대 후손)391년 전 신장을 기증한 사람이 없었다면 존재할 수 없었을지도 모르지요. 과거와 현재, 미래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하나의 영화 같은 이야기 일수도 있습니다. 다만 필자는 391년 후에도 지금과 같은 미덕이 있을 것이라는 전제와 함께 한편으로는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음주단속에 대한 내용도 타임캡슐 속에 들어있네요. 391년 후에는 어떻게 될까요? 여전히 술 마시고 운전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고 술을 마셨더라도 전자동으로 운전이 되는 자동차가 나올 수도 있겠지요. 그게 아니면 술 냄새 나는 사람이 운전석에 앉으면 아예 시동이 걸리지 않게 만든 자동차가 나올 수도 있겠네요.술 안 마신 제 3자(동승자가 아니거나 동승자인데 운전을 못하는 사람)를 잠깐 앉혀놓고 다시 술 마신 사람이 운전을 하면 어떡하냐구요? 이때는 술냄새 나는 사람과 운전해야 할 사람(술 마신 사람)의 체형이 일치해야 시동이 걸리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을 것입니다(추측 내지 상상). 여하튼 지금처럼 음주운전 하는 사람을 잡아내기보다는 아예 원천 봉쇄하는 시스템으로 갈 것이라는 추측을 해봅니다.

‘입시준비 중인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하루일과’도 타임캡슐 속에 들어 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1994년 당시 고3 학생들의 입시전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그렇다면 391년 후에도 과연 수능이라는 입시제도와 치열한 입시전쟁이 있을까요? 교육은 백년대계라 했으니 어떤 형태로든 이루어지겠지만 지금처럼 피터지는(?)경쟁은 없었으면 합니다.

만약 지금 시점에서 대학 준비생들의 모습을 타임캡슐에 넣는다면 고등학생보다는 유치원 또는 초등학생들의 모습이 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어리디 어린, 그야말로 코흘리개 아이들이 하루에도 몇 군데의 학원 다니는 모습을 담아야 할 것입니다. 후세 사람들은 과거의 이런 모습들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합니다.

▲ 타임캡슐을 덮은 두껑 ⓒ 서울시 타임캡슐에는‘결혼청첩장, 수의, 부고장, 결혼상담소, 출생’등 생로병사가 모두 모여있네요. 만에 하나 391년 후에 우리 나라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생로병사를 논할 필요도 없겠지만 존속된다고 가정했을 때(물론 그렇게 되겠지만)인구문제는 어떻게 변할까요? 어쩌면 가족이란 개념이 없을지도 모르겠군요. 계속 한 명씩만 낳다보니 가족은 늘 세명. 아빠, 엄마, 그리고 나, 내 자식도 마찬가지, 내 자식의 자식도 역시. 형제도 사촌도 일가친척도 하나 없이 외톨이로 주욱 내려오는 거지요. 우와! 족보 쓰기는 정말 편하겠네요.그렇다면 미래의 죽음은 어떠할까요? 아무리 의술이 발달해도 영원히 살 순 없겠죠? 그렇지만 평균 수명은 꽤 높아질 것입니다. 한 100살 정도? 그 후엔 어떻게 되죠? 지금도 그렇지만 납골당을 많이 이용하고 있잖아요. 그때 가서는 납골당은 없어질 것 같군요. 어쩌면 한줌의 재를 강물에 뿌리는 대신 우주 밖으로 보내 영원히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장묘문화가 생겨날지도 모르지요. 얼토당토않은 상상이긴 하지만.자, 어떻습니까? 391년 후인 미래로 여행을 떠나보신 기분이 말입니다. 그 머나먼 후손들은 현재의 서울 사람들 생활상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요? 글쎄요. 그것조차 상상에 맡겨야 할 것 같은데요. ▲ 남산 필동 남산자락에 묻은 타임캡슐 전경 ⓒ 서울시 일도 많고 탈도 많은 대한민국 서울의 울타리 속에서 삶이 버겁다거나 번잡하다고 느껴질 때 또 그러한 것에 직면했을 때 남산자락의 타임캡슐을 생각해보세요. 391년 후에 보여지는 내 존재의 흔적은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 나는 피 터지게 싸우고 발버둥 쳤는지 말이죠. 도대체 무엇을 남기려고. 필자는 391년 후에 개봉하는 남산 타임캡슐 속에 바로 이 기사〈2394년 서울은 어떻게 변해있을까〉가 들어있다고 상상하며 누군가 읽어주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 수장품 목록◆시민의 삶1. 삶의 양식(의)한복, 유아복, 기저귀, 스카프, 여성속옷세트, 팬티스타킹, 잠옷, 수영복, 정력팬티 , 무좀양말, 구두, 운동화, 지퍼, 실・바늘, "94 유행복식, 경찰관 복장, 소방관 복장, 환경미화원 복장, 주차단속원 복장, 육・해・공군 복장, 호텔 안내원 복장, 중・고생 교복, 아동복, 한복, 도복,(식)유아식, 식기세트, 찻잔세트, 숫가락, 젓가락, 포크, 학생도시락, 1회용 식기세트, 수돗물 홍보책자, 김치, 한국인의 식생활, 한식, 중식, 양식, 일식, 분식, 좋은 식단제, 건강식단(자연식), 보신탕, 현미효소, 알로에, 담배, 은단, 국산차, 껌, 개소주, 뱀탕, 삼계탕, 민속주 만드는 법, 패스트푸드(주)아파트청약 공고문, 아파트 평형별 평면도, 침구세트, 정화조 시설, 다가구주택, 서민아파트촌, 아파트 청약제도, 부엌, 화장실(통과의례)돌반지, 결혼청첩장, 수의, 부고장, 각종서식, 장묘사업소, 부조관행, 결혼상담소, 출생, 가정의례, 국립묘지 참배2. 삶의 제도(언론)서울시민신문, 구별지역신문, 어린이 신문, 대학신문, 교통방송 프로그램, 해외 라디오 방송프로, 일간지 시사만화, 가정신문, 중학교 교지, 고등학교 교지, TV3사 1일 프로그램, 교육방송 프로그램, 일간지, "93TV공익광고, "93광고대상 작품, "93 소비자가 뽑은 광고대상, 정도일 TV3사 뉴스 (9월 16일)(의료. 의학)한방의료용품, 술 끊는 약, 콘택트렌즈, 담배끊는 약, 피임기구, 시력측정표, 가정상비약 세트, 보청기, 헌혈증, 인공심장, 영양제, 우황청심환, 의치, 수지침, 10대 사망원인통계, 주요 질병통계, 종합병원 통계, 성인병 종류, 피임홍보책자, 에이즈(AIDS)실태, 신장기증자 명단, 불임시술법, 첨단의료기구, 의족, 의수, 구청보건소, 응급체계, 헌혈(경제)사금융거래 유인전단, 자기앞수표, 약속어음, 상품권, 생명보험약관, 예금통장, 신용장, 화폐, 금융실명제, 우루과이라운드, 농수산물 유통구조, 생활정보지, 노동백서, 중소기업연감, 물가동향, 할부제도, 경매제도, 가계부, 증권깡통계좌설명, 낙찰계, 외국 불법취업, 현금지급기, 인력시장, 노량진 수산시장, 경동시장, 남대문 시장, 농수산물 도매시장, 농안법 파동, 수입품코너, 백화점, 슈퍼마켓, 구멍가게, 24시간편의점, 가판점, 고물상, 복덕방, 증권회사 객장, 용산 전자상가, 아파트형 공장, “쌀, 우리는 그것을 왜 지켜야 하나?”(치안)가스총, 교도소/구치소, 용감한 시민상 수상자명단, 인신매매 및 절도사범 현황, 방범활동, 방범초소, 음주단속, 경찰방범장비, 순찰차량, "94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사건, "94대형화재, 공무원 급여명세서, 시 상징물, 시정화보, 서울시의회 의원 명단 및 배지, 반회보, 공무원증, 주민등록증, 주민등록카드, 자동차 면허증, 자동차 등록증, 자동차세 고지서, 통합공과금 고지서, 토지・가옥 등기부등본, 토지・임야 대장등본, 토지・가옥 등기권리증, 호적등본, 건축물 관리대장, 토지매각제도, 여권, 청룡봉사상 수상자 명단, 관심사안 판결문, 법원, 즉결심판, 6법전서, 세관 적발목록, 시정책자, 시통계자료, 서울특별시보, 시민생활백과, 시 자매도시 현황, 시예산내역, 시업무계획서, 시 고질민원 10선, "93 시제도 개선사례, 서울특별시 조직도, "94 시 공무원 채용, 공직자 재산등록 및 등록양식, 공무원 근무 평정제도, 시의회 관련법규집, 시의회 회보, 구청 민원실, 구의회, "94시무식, 시청민원실(정보센터), 국회, 국무회의, 대통령의 하루일과, 시의회, 시간부 회의, 서울시장의 하루일과(복지)점자책, 직업훈련원 현황, 의료보험제도, 개인연금제도, 장애인 재활원 현황, 영세민 구호제도, 시립갱생원 운영현황, 정박아 수용시설 및 운용, 직업소개소, 유아원, 아동병원, 서대문 시립병원, 소년의집, 노인정, 사회단체 무료급식(교육)"94 수학능력시험지, 가정학습지, 수업시간표, 학생증, 국민학교 노트, 중학교 노트, 고등학교 노트, 국민학교 과제물, 성적표, "94고등고시문제집, 가훈, 대학도서관 통계자료, 영재교육 프로그램, 공무원 교육, 유치원책, 중학교 입시참고서, 고등학교 입시참고서, 국민학교 교과서, 중학교 교과서, 고등학교 교과서, 국민학교 시험지, 중학교 시험지, 고등학교 시험지, 고등학교 입시제도, 대학교 입시제도, 국민학교 임원선거규정, 중학교 학칙, 고등학교 학칙, 대학교 학칙, 입시준비 중인 고3생의 하루, 과외실태, 유학제도, 기업체 입사시험, 대자보, 유치원, 국민학생 체육시간, 수업장면, 스승의 날 행사, 입학식・졸업식, "94 대학입시 시험장, "94 입시부정, 대학축제, 대학생 데모, 직장인 교육, 일과후의 학원교육, 노인대학, 부적, 금전차용증서, 전세계약서, 부동산 매매계약서, 명절풍습, 성묘, 유교 성년식, 무악재(인왕산)무당촌, 미아리 철악관/윤태 기자 (yuntaem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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