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업친 데 덮친 '홍수'

2003. 5. 18.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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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 때문에 홍수를 잊지는 마라”(“防非” 別忘防汛)올림픽 유치, WTO가입 등 경사가 겹친 2001년은 정녕 중국에게 ‘화양연화’(花樣年華 삶의 가장 아름다운 때)였던가. 2년후 중국 대륙에 찾아온 악재가 끝날 줄을 모른다. 사스에 이어 이번에는 창지앙(長江 양쯔강) 등지에 홍수가 찾아왔다.

후난-광둥 지역 이미 홍수 피해 시작 ▲ 홍수에 잠긴 장사 외곽 모습 ⓒ2003 창사르바오 후난성(湖南省)의 중심에 위치한 샹지앙(湘江) 주변에서 비구름대가 머물면서 폭우를 쏟아내고, 그 물이 갇히면서 성도인 창사(長沙)를 비롯한 후난성 전체가 홍수의 먹구름 속에 빠져 들었다. 17일 오후 2시 샹지앙 창사지역의 수위는 36.45미터로, 경계수위를 1.45미터 초과했다. 그중에 가장 심한 곳은 헝산(衡山)지역으로 수위는 52.09미터로 경계수위를 이미 5.09미터 넘었으며, 후난성의 주요도시인 구이양(歸陽), 헝양(衡陽), 주저우(株洲), 상탄(湘潭) 등지도 경계수위를 넘고 있다. 16일 오전까지 9명이 사망하고, 22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따라 후난성은 모든 부분에 경계를 강화시키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 물에 잠긴 후난성 샤오양시의 모습 ⓒ2003 샤오양신원 샹지앙은 상대적으로 고도가 높은 광시성(廣西省)을 비롯해, 징강산(井岡山) 등이 있는 지앙시(江西省) 등에서 시작된 물이 창사 남쪽에서 합류하는 곳. 이 물은 헝양, 창사를 지나 둥팅후(洞庭湖)에 합류한다. 창사는 5월 들어 평균 220미리리터의 비가 내렸다. 이에 따라 성서기인 메이커바오(梅克保)를 비롯해 모든 이들이 모여서 홍수방지에 전력을 쏟고 있다.

홍수는 후난성만의 문제는 아니다. 광둥성(廣東省) 싼청시(三城市)가 홍수로 인해 15명이 죽고, 8명이 실종되는 등 광둥성 지역도 홍수 피해가 시작되고 있다. 16~17일 이틀에 걸친 폭우로 인해 산사태가 일어났다.

창지앙 중상류 강우까지 겹치면? ▲ 홍수로 물이찬 시내를 돌아다니는 광둥 싼청 시민들 ⓒ2003 신랑왕 문제는 후난성은 물론이고 광시성, 지앙시 성 등지에 앞으로도 1주일 가량은 계속해서 비가 내린다고 예보한 것이다. 중국 기상국은 18일에는 구름이 많고, 비의 양은 적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앞으로 1주일 가량 이 지역에 비구름대가 머물면서 때에 따라 강한 비를 내릴 수 있다고 예보했다.

샹지앙의 홍수는 곧바로 창지앙 중류의 수류점(水留點)인 둥팅후의 수위 상승으로 이어진다. 둥팅후의 수위는 후베이(湖北省) 상류인 산샤(三峽)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과 샹지앙을 중심으로 한 후난성 지역에서 흘러오는 물로 이루어진다. 둥팅후는 상대적으로 물의 흐름이 빠르지 않아 홍수에 가장 쉽게 노출되어 있는 지역이다. 98년 대홍수는 산샤 방향 즉 창지앙 중상류의 물과 샹지앙 쪽 물이 동시에 불어나면서 5천여명이 사망하는 대홍수가 난 것이고, 지난해 1천여명의 피해를 낸 홍수는 샹지앙의 수위가 급속히 둥팅후에 유입되면서 인근지역이 홍수피해를 본 것이다. 시기적으로 봤을때, 98년 대홍수가 7~8월에, 지난해 홍수가 6월 중순에 일어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홍수의 시기도 한달 가량 빨라진 것이다.

샹지앙 지역도 있지만 문제는 98년 이후 잠잠했던 창지앙 중상류 지역의 강수량 변화다. 창지앙 중상류는 가깝게는 후베이성 선농지아(神農架) 등 계절성 기류에 영향을 미치는 고산지대가 분포하고, 멀리는 충칭, 쓰촨 지방의 강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이창(宜昌)의 상류지역은 산샤댐 수몰을 대비해 올봄까지 고지대로의 이주를 거의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홍수의 피해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산샤댐 공사지역의 하류는 홍수에 곧바로 노출되어 있다. 후베이성 성도인 우한(武漢), 지앙시성 지우지앙(九江), 난징(南京), 상하이(上海) 등 중국 대도시의 상당수가 이 홍수대에 들어가 있다. 또 현재 물막이 공사가 진행중인 산샤댐의 경우 홍수 조절 기능은 후년이나 가능할 뿐 지금은 무작정 물을 방류할 수밖에 없는 상태여서 홍수 방지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 산샤 중류인 우산의 마지막 용주경기때 모습. 산샤 상류는 대부분 고지대로 이주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2003 조창완 올해 창지앙 홍수에 대한 위험은 이미 지적됐다. 중국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지난 5월 10일 보도에서 중국 창지앙 홍수 조절센터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올해 거대한 홍수의 가능성을 예고 했다. 특히 여름 집중 호우철이 돌아오면 중류를 중심으로 홍수가 심해질 것으로 봤다. 특히 전체적인 날씨 변화가 98년과 너무나 흡사하기 때문에 더 공포감이 든다는 입장까지 피력하면서 홍수에 대한 경계를 당부했다./조창완 기자 (chogaci@hitel.net)<hr noshade color=#FF9900>덧붙이는 글 기자소개 : 조창완 기자는 미디어오늘 등에서 기자로 일했고, 99년 중국으로 건너가 글쓰는 일과 공부를 겸하고 있다. "알짜배기 세계여행 중국", "중국도시기행", "차이나소프트" 등 출간. 홈페이지는 "사진과 글이 있는 풍경(www.sai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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