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비도 돌할배로 한번 들어보소"

이종찬 2003. 1. 17.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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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1@"비나이다 비나이다 돌할배께 비나이다. 계미년 한 해도 우리 자식들 모두 무병장수하고 하는 일마다 모두 다 이루어지게 해 주이소. 비나이다 비나이다 돌할배께 이렇게 싹싹 손바닥에 불이 나도록 비나이다"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이 다가오고 있다. 해마다 설날이 다가오면 누구나 올 한해의 길흉화복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진다. 그래서 어떤 이는 가까운 사찰을 찾아가 가족의 무병장수를 빌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용하다는 철학관을 찾아가 자신과 가족의 생년월일을 적어주고 사주팔자를 보기도 한다.

"아니, 할머니! 이 조그만 돌멩이가 무슨 신기한 조화를 부린다고 그렇게 싹싹 빌고 있습니까?""훠어이~ 훠어이~ 영험하신 돌할배 보고 그런 쓰잘데기 없는 말 할라카모 어서 저리로 가뿌소. 부정 타니더.""죄…. 죄송합니다. 제가 처음이어서 잘 몰라서 그랬습니다. 그러면 저 돌을 보고 돌할배라고 부르는 겁니까?""그렇니더."이 세상에는 과학적으로 분명하게 증명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나 많다. 최근 인간복제에 대한 논란이 일어날 정도로 과학기술이 최첨단을 달리고 있지만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 세상에는 아직까지도 기상천외한 일들이 너무나 많이 있다. 또 그러한 신기한 일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북 영천시 북안면 관리. 이곳 사람들이 서당골이라 부르는 관리에 가면 "돌할배"라는 이름이 붙은 아이 머리통 만한 매끈한 돌덩이가 하나 있다. 언뜻 보면 흡사 공룡알을 올려놓은 것같은 계란형의 이 돌은 무게가 l0Kg, 직경 25cm의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IMG2@"돌할배에게 소원을 빌면 무엇이 이루어집니까?""여기에서 무슨 소원을 비는 것은 아이니더. 올해 운세를 돌할배한테 미리 물어보는 거니더.""그게 무슨 말입니까? 그렇다면 이 돌할배가 무슨 이야기라도 해준다는 그런 말입니까?""그게 아이니더. 일단 돌할배한테 인사를 한 뒤 아무런 생각 없이 돌할배를 들어보니더. 그때 돌할배가 쉽게 들리모 정성이 모자란다는 그런 뜻이니더."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자신과 가족의 운세를 점치기 위해 오늘도 돌할배를 찾아온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 있다. 또한 줄을 선 사람들의 두리번거리는 눈빛이 몹시 빛이 나는 것으로 보아 분명 돌할배한테 무슨 신통력 같은 것이 있기는 있는 모양이다.

돌할배, 그러니까 이 돌의 역사 또한 제법 길다. 지금으로부터 350년이나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누가 처음 이 돌을 발견하여 이곳에 모셔놓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다만 예로부터 이곳 서당골과 인근에 사는 마을 사람들은 마을에 길흉화복이 생길 때마다 이 돌할배에게 제사를 지내러 왔다고 전해진다.

또 마을에 전염병이 돌거나 흉한 일이 생겨도 "돌할매 다지러 간다" 라며 이 돌을 찾아 참배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매월 음력 보름날이 되면 어김없이 동제를 지내왔다고 한다. 그런 몇 가지 사실로 미루어볼 때 이 지역 사람들은 아마도 이 돌할배를 마을의 안녕을 빌어주는 솟대나 장승보다 더 신성시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IMG3@ 돌할배 앞에서 점을 치는 요령도 희한하다. 먼저 돌할배에게 가벼운 인사를 한 뒤 일단 돌할배를 들어본다. 그 다음 돌할배에게 자신의 생년월일과 주소, 나이, 성명 등을 말한 다음 여러 가지 소원이나 애로사항 등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다시 돌할배를 얼굴을 감싸안듯이 두손으로 들어보면 끝난다.

"돌할배가 들렸다 안 들렸다 한단 말입니까?""그렇니더. 돌할배를 들었을 때 쉽게 들리면 자신의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니더. 그와 반대로 돌할배가 들리지 않으면 자신의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뜻이니더.""그 참!""그 참이라고 말만 할끼 아이라 아재비도 돌할배로 한번 들어보소. 저 돌할배가 아무런 신통력도 없으모 우째 들맀다 안들맀다 저리 할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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