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방미 후폭풍... <동아> "대표는 인증샷, 후보들은 각자도생"

임병도 2026. 4. 1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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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50여 일 앞둔 명분 없는 방미 논란... 성과는 '보안' 핑계, 당내선 "탈영 행위" 맹폭

[임병도 기자]

 방미 중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앞에서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찍은 사진
ⓒ 김성수 연세대 겸임교수 스레드 갈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미국 방문을 두고 정치권 안팎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장 대표 측은 현지에서 외교 및 안보 분야의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구체적인 면담 대상자를 밝히지 못하면서 '명분 없는 외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6·3 지방선거를 불과 50여 일 앞둔 중요한 시기에 국민의힘 주요 후보들은 지도부와 선을 긋고 '각자도생'에 나서는 등 당 전체가 극심한 내홍에 빠져드는 모양새입니다.

'보안' 핑계로 감춘 맹탕 일정... 비장함 무색해진 'V 인증샷'

장 대표는 지난 1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현지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미 국무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 등을 두루 만나 한미 경제 협력과 안보 현안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면담 인사를 묻는 질문에는 "일정 부분 의미 있는 대화가 오갔고 성과도 있었다"라며 "보안상의 문제로 인해 구체적으로 어떤 분들을 만났는지는 상세히 이야기하기 어렵다"라고 답변을 피했습니다.

오히려 언론과 SNS 등을 통해 알려진 현지 교류 인사들의 면면을 두고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장 대표와 대면한 것으로 전해진 현지 정치인들의 이력도 논란거리입니다. 이들 중 일부는 지난 미 대선 당시 투표 조작설에 힘을 실었거나, 쿠팡의 고객 정보 유출 사태를 두둔했던 인사들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폴라 화이트 백악관 신앙사무국장과의 면담도 부활절 휴가 일정과 겹치며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장 대표와 동행한 김대식 특보단장은 "화이트 목사가 휴가차 지역에 머물고 있어 직접 대면하지는 못했다"면서 "계속해서 긴밀하게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외교 관련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장 대표는 이란 전쟁 문제에 한국 정부가 미국과 일치된 입장을 보여주기를 바란다는 미 행정부 당국자의 당부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장 대표는 "한국이 미국과 결이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 같다는 미 당국자의 지적이 있었다"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메시지가 외교적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실명이 공개되지 않은 외국 당국자의 전언을 빌려 현 정부의 외교 기조를 비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여론을 가장 크게 악화시킨 것은 한 장의 사진이었습니다. 장 대표와 김민수 최고위원이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 건물을 배경으로 환하게 웃으며 '브이(V)' 자 포즈를 취한 사진이 SNS를 통해 확산한 것입니다. 앞서 장 대표는 출국 직전 "처절한 마음으로 워싱턴으로 떠난다"라며 비장한 출국 일성을 남겼으나, 현지에서의 가벼운 행보가 여과 없이 공개되며 논란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지도부 불신에 지방선거 후보자들 '각자도생'

주요 공천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 대표가 자리를 비우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후보들과 지도부 간의 소통 단절 현상마저 빚어지고 있습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 후보는 "장 대표와 만나기가 힘들고 전화도 잘 안 받는다"라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지도부와 거리를 두며 독자적인 선거 캠프를 꾸리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주요 격전지와 보수 진영의 핵심 기반인 영남권 등지에서는 당 지도부 지원 없이 자체적인 선거 조직을 꾸리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광역단체장 선거전에서 후보들이 중앙당과 거리를 두고 '마이웨이' 선거를 치르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입니다.

실제로 박형준 부산시장은 16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당 지도부의 실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독자 노선의 당위성을 강조했습니다. 박 시장은 중앙당 차원의 선거 지원과 관련해 "당 지도부가 공천 과정에서 득점보다 실점을 많이 해 전체 정당 지지율을 깎아내렸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지방선거는 중앙선대위가 전체적으로 이끌기보다는 각 권역별 전략이 대단히 중요하다"면서 "권역과 지역별로 제대로 된 선대위를 구성해 선거를 치르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 페이스북에 올라온 장동혁 대표와의 방미 상황.
ⓒ 김민수 최고위원 페이스북 갈무리
<동아> "구심점 없이 제각각 모래알처럼 따로 놀아"

당내 계파를 불문하고 질타도 쏟아졌습니다. 중진인 송석준 의원은 "선거라는 큰 전쟁을 앞두고 당을 이끄는 총사령관이 근무지를 이탈한 사실상의 탈영 행위다"라고 맹비난했고, 주호영 의원 역시 "엄중한 시국에 상주가 상가를 비우고 노래방에 놀러 간 것과 다를 바 없다는 한탄까지 나온다"라고 직격했습니다.

친한동훈계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연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맹폭을 가했습니다. 김 전 최고위원은 1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논란이 된 기념사진을 겨냥해 "지방선거에 출마한 당 후보들은 피눈물이 나는데 해외여행 화보를 찍고 있다"라며 "최소한의 정무 감각이라도 있었다면 보수를 이 모양으로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얼굴 표정도 좋고 의사당 배경도 멋지니 그곳에 오래 계시라"며 비꼬았습니다.

다음 날인 16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장 대표의 현지 특파원 간담회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기자회견 내용이 너무 맹탕이라 충격을 받았다"면서 "트럼프의 멘토인 폴라 화이트 목사를 만난다고 언론 플레이를 하더니 확인이나 사전 조율조차 없었던 것이냐"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보안을 이유로 면담자를 밝히지 않은 데 대해서도 "정보기관장도 아닌 당 대표의 공개 일정에서 보안 운운하며 누굴 만났는지 밝힐 수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거짓말을 멈추라고 일갈했습니다. 나아가 "장 대표 체제가 들어선 지난 8개월 동안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은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됐다"라며 최소한의 정치적 양심이 있다면 당 대표직에서 물러날 것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보수 언론 역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동아일보>는 사설을 통해 "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할 대표는 목적조차 불분명한 미국행을 밀어붙이고, 후보들은 각자도생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구심점 없이 대표와 후보, 의원들이 다 제각기 모래알처럼 따로 노는 모습이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17일 귀국하는 장 대표 앞에는 험난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보안을 이유로 덮어둔 방미 성과를 국민 앞에 투명하게 입증해야 하며, '각자도생'으로 흩어진 후보들을 달래고 선대위 구성 등 선거 전략도 챙겨야 합니다. 50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국면에서 장 대표가 어떤 성과를 낼지가 그의 리더십을 검증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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