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20년도 넘었는데 아직까지 ‘수작’ 평가 받고 있는 한국 공포 영화

사진=청어람

2003년 6월 개봉한 영화 ‘장화, 홍련’은 20년이 넘은 지금도 한국 스릴러 장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으로 남아 있다. 영화는 인적이 드문 시골, 이름 없는 들꽃이 흐드러지게 핀 신작로 끝에 홀로 서 있는 일본식 목재 가옥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시골 저택에서 시작된 불길한 가족들의 이야기

낮에는 피아노 소리가 들릴 것처럼 아름답지만 밤이 찾아오면 음산함이 감도는 이 집에 오랜 요양을 마치고 돌아온 자매 수미와 수연, 새엄마 은주, 아버지 무현이 모여 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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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엄마 은주는 자매를 반갑게 맞으려 하지만 두 자매는 그에게 경계심을 보인다. 가족이 함께한 첫날부터 집안에는 불길한 기운이 흐르기 시작한다. 가족들은 이유를 알 수 없는 환영을 보고 불면과 악몽에 시달린다.

수미는 돌아가신 엄마를 대신해 동생 수연을 돌보고 수연은 항상 두려움에 떨고 있다. 신경이 예민한 은주는 두 자매와 번번이 갈등을 겪으며 아버지 무현은 이런 가족 사이의 불화에 개입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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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은주의 불안은 더 커지고 수미는 동생을 지키기 위해 힘을 쏟는다. 그 과정에서 집안 곳곳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사건들이 이어진다.

‘장화, 홍련’,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국 공포 영화계 한 획 그어

작품은 개봉 당시 국내외에서 흥행과 평단의 호평을 동시에 얻었다. 칸 영화제를 포함한 여러 국제 영화제에 초청되며 한국 공포영화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높인 계기가 됐다. 기존 공포영화와 달리 ‘장화, 홍련’은 귀신이나 외적인 공포 효과보다는 가족의 비극, 인물의 심리, 절제된 미장센, 서늘한 분위기 연출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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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11일 만에 전국 관객 200만 명을 넘겼고 이는 같은 해 흥행작 ‘살인의 추억’이나 전년도 흥행작 ‘가문의 영광’을 뛰어넘는 속도였다. 최종 관객 수는 310만 명에 달하며 당시 한국 공포영화 사상 이례적인 기록을 남겼다.

영화를 본 관람객들은 “10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명작. 공포영화는 못 보지만 유일하게 이것만은 본.. 귀신 나오는 장면은 아직도 무섭지만 전체적으로 무서움보다 슬프고 아름다움의 비중이 더 큰 영화란 생각이 든다. 여하튼 여운도 길었고.. 정말 최고”, “마지막 ‘돌이킬 수 없는 걸음’이 나올 때 휘몰아치는 여운은 정말 최고였다”, “김갑수, 염정아, 문근영, 임수정 최고의 연기자들의 모임 이런 한국 공포영화가 다시 나올 수 있을까”,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한참 동안 여운을 주는 완성도 높은 작품이다. 배경음악과 세련된 영상과의 조화가 인상 깊다. 또한 내용면에서도 다른 공포 영화와는 구별되는데 이 영화는 약간 절제된 듯 공포감을 느끼게 했다. 국내 공포영화 중 단연 최고이지 않을까.”, “목이 안 날아가고 피가 안 튀기더라도 내 심장을 쪼그라들게 만드는 우아한 공포물”, “수미가 뒤돌아 갈대밭을 걸어가는 장면은 마치 사진처럼 남아있다” 등과 같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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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장화, 홍련’은 해외에서도 ‘곡성’과 함께 한국 스릴러의 대표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개봉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가족의 비극과 심리 묘사, 세련된 연출, 명배우들의 열연이 어우러지면서 여전히 한국 스릴러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작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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