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포화지방 섭취 돕는 ‘지중해식 식단’, 만성 신장병 환자 증상 개선
식물성 재료 풍부, 칼륨 함유량 낮춰
4주간 섭취 후 신장 기능 강화 확인
과일·채소와 불포화지방이 많은 올리브유 등의 섭취는 늘리고 붉은 고기와 포화지방 섭취는 줄이는 ‘지중해식 식단’이 만성 신장병 환자의 증상을 개선하고 신장 보호 효과도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지원 교수, 용인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권유진 교수, 신장내과 이정은 교수 연구팀은 메디쏠라와 공동으로 지중해식 식단이 만성 신장병 환자의 체내 칼륨 수치에 미치는 영향과 신장 건강에 대한 효과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고칼륨혈증 위험이 높아지는 만성 신장병에 새롭게 개발한 ‘한국형 지중해 균형식’과 기존 환자식이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관찰했다.
신장 기능이 떨어지는 만성 신장병 환자는 칼륨을 배출하는 능력이 감소해 고칼륨혈증 위험이 높아진다. 고칼륨혈증은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각한 경우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 칼륨 외에도 대사 과정에서 질소 노폐물을 생성해 신장에 부담을 주는 단백질 역시 섭취 시 주의가 필요하다. 다만 칼륨·단백질 섭취를 과도하게 제한하면 탄수화물 중심의 식사를 하게 돼 영양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 지중해식 식단은 이 같은 신장병 환자의 특성을 고려할 때 효과적인 대안으로 여겨져왔지만 바나나, 시금치, 아욱, 감자 등 칼륨 함유량이 많은 일부 식재료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연구진은 보다 안전한 식단을 제시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진이 한국인의 식습관을 반영해 개발한 한국형 지중해 균형식은 식물성 식재료를 풍부하게 쓰고 불포화지방 섭취에 초점을 맞추는 기존의 지중해식 식단 특성을 살리면서 칼륨·나트륨·단백질 섭취는 줄일 수 있게 구성됐다. 지중해식에 많이 포함되는 전곡류·과일·채소를 섭취해 식이섬유는 늘리면서도 칼륨은 줄일 수 있도록 껍질은 제거하고 삶거나 데쳐서 먹게 했다. 국 대신 숭늉을 먹는 식으로 나트륨 섭취량도 줄였으며, 단백질 섭취 비중은 1㎏당 0.8g으로 기존 지중해식 대비 0.2g 낮췄다.
신장 기능이 정상 기준에 비해 15~59% 감소한 신부전 환자 50명을 25명씩 두 그룹으로 나눠 4주간 지중해식과 기존 환자식을 교차로 섭취하게 한 후 신장 기능 및 영양소 섭취 변화를 비교했다. 그 결과 지중해식 식단을 섭취한 환자들은 식이지방·식이섬유·니아신 섭취량이 증가한 반면 나트륨과 구리 섭취량은 감소했다. 신체의 산·염기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총이산화탄소 수치도 증가해 신장병 환자에게 흔히 발생하는 대사성 산증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중해식 식단으로 칼륨 섭취량은 약간 증가했지만 혈청 및 소변의 칼륨 수치에는 변화가 없었으며 신장 기능도 잘 유지됐다. 이지원 교수는 “지중해식 식단이 만성 신장병 환자들의 건강 관리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가 신장병 환자의 식이 관리에 중요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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