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너무 비싸’ 새 차 대신 중고차로 눈 돌린다

올해 신차를 구매하기로 마음먹은 이모(38) 씨는 돌연 계획을 취소했다. 신차 가격이 워낙 올라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오씨는 “비싼 찻값에 할부금 부담까지 올해 신차 구매 계획은 물 건너간 것 같다”며 “무리하게 새 차를 사는 것보다 차라리 적당한 가격의 중고차를 알아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경기불황이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중저가의 중고차로 눈을 돌리고 있다.

완전 변경(풀체인지),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 연식 변경 모델 등 신차가 출시될 때마다 가격이 치솟아, 이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비교적 저렴한 중고차를 찾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수치로도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12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도내 중고차 실거래 대수는 9천221대로, 신차 등록(4천545대) 대비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1∼7월로 범위를 넓혀 보더라도 중고차는 5만 9천782대가 팔린 반면 신차는 같은 기간 2만 9천94대에 그쳤다.
중고차가 하루 평균 280대가 팔린 사이 신차는 하루 평균 136대가 팔린 셈이다.
신차 구매의 경우 구매 시기와 등록 시점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도내 중고차 시장에서 베스트 셀링카(국산차 기준)는 209대가 팔린 현대의 그랜저 HG가 차지했다.

이어 기아 모닝 TA(179대), 쉐보레 스파크 159대, 현대 아반떼 MD 130대, 현대 그랜저 IG(111대), 기아 카니발 YP 104대, 현대 뉴 싼타페 DM(102대)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신찻값이 워낙 비싸진 데다 경기 불황까지 겹치면서 경제적 부담을 줄이려는 수요가 많아져 1∼2천만 원대의 실용적인 차들이 높은 인기를 얻었다”며 “앞으로도 합리적 가격에 품질까지 좋은 가성비 차량을 찾는 고객 수요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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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지어 선 중고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