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김학민PD·모은설 작가 "시즌2 섭외 1순위는 고든 램지…백종원·안성재도 함께"[인터뷰]

모신정 기자 2024. 10. 1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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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자·비우승자 모두 주목받을 수 있어서 뿌듯합니다”
김학민PD·김은지PD·모은설 작가, 인터뷰 나서
 “방출 미션 비판? 시청자 의견은 무조건 옳아”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을 만든 김학민 PD, 김은지 PD와 모은설 작가 /사진제공=넷플릭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이 엄청난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인기리에 종영한 가운데 제작진이 제작 과정에서의 에피소드 및 시즌2에 대한 계획 등 다양한 이야기를 공개했다.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를 연출한 김학민, 김은지 PD와 대본을 집필한 모은설 작가는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8일 11, 12회 방송 공개를 끝으로 종영한 '흑백요리사'는 맛 하나는 최고라고 평가받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하게 맞붙는 100인의 요리 계급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흑백요리사'는 그동안 시도된 적 없는 파격적 미션과 엄청난 스케일의 제작 환경, 흑팀과 백팀으로 나뉘어진 독특한 서바이벌 방식, 단 두 명의 심사위원으로 나선 백종원과 안성재의 날선 심사 대결, 그리고 무엇보다 해당 경쟁에 참가한 100인 셰프의 진정성 넘치는 도전정신과 열정 넘치는 아이디어, 제작진과 시청자의 허를 찌르는 요리 등으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시청자 층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유튜브와 각종 커뮤니티를 비롯해 끊임없이 화제에 올랐고 다양한 밈으로 재생산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17일 첫공개 이후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선보인 예능 최초로 3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 비영어 부문 1위를 기록했는가 하면 국내 화제성에서도 1위를 독차지했다. 공개 직후 4주간 대한민국을 온통 '흑백요리사' 열풍에 빠트리며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FUNdex)에서 발표된 10월 1주 차 TV 통합 조사 결과 드라마와 비드라마 통틀어 3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을 만든 김학민 PD  /사진제공=넷플릭스

김학민 PD는 프로그램이 종영된 후 큰 인기를 모으고 난 뒤 든 첫 소감에 대해 "1등인 나폴리 맛피아 권성준 셰프만 주목받는 것이 아닌 준우승자 에드워드 리 셰프도 충분히 주목을 받지 않았나. '흑백요리사'의 장점은 이런 것인 것 같다. 최현석 셰프가 방송을 마칠 무렵 이런 말을 하더라. '우승을 한 것보다 지금이 정말 좋다. 이 정도로 충분히 내 요리와 가치관을 보여드리고 어필했다'고 하더라. 서바이벌에 직접 참여한 분들도 성적에 좌우되지 않고 자신을 표현하려 했다는 점에서 느끼는 바가 많았다"고 말했다.

모은설 작가는 "매라운드마다 주인공이 달라졌다. 1라운드 '흑백 대전'에서는 요리하는 돌아이, 철가방 요리사가 돋보였다면 '무한요리지옥' 대결에서는 에드워드 리 셰프가 돋보이는 식이었다. 100명의 셰프를 인원수에 맞춰 모신 것이 아니라 한식, 중식, 파인다이닝 등 종류와 분야도 다르고 다양한 서사의 요리사들을 모셨는데 입체적으로 보이게 되어 그 부분이 좋았다. 서바이벌 프로는 우승자만 돋보이고 나머지 분들은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는데 철가방 요리사, 이모카세 1호님 등 모두 주목받고 계셔서 그 부분이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화제와 인기를 모았던 '흑백요리사'지만 4라운드 팀전인 레스토랑 운영 콘셉트의 미션에서 안유성 명장, 철가방 요리사, 만찢남이 투표를 통해 각 팀에서 방출됐고 레스토랑 운영 후 서바이벌에서 탈락해 비판 여론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학민 PD는 "그동안 시청자분들의 선호하시는 내용과 비선호하시는 내용의 피드백을 많이 체크했다. 시즌2에서는 그 내용들이 많이 반영될 것이다. 저희 입장에서는 경쟁에서 여러 면을 부각시키려고 했고 레스토랑 팀전에서 방출이라는 방식을 택했었다. 그런데 시청자분들의 걱정과 반응을 받아보니 어떤 생각이신지 알겠더라. 많은 피드백을 들었다. 시즌2에서는 방출은 없을 거다. 시청자분들의 말씀은 절대적으로 맞다. 안유성 명장님과는 오늘 아침에도 안부 인사를 나눴고 서로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흑백요리사'의 화제성과 인기에는 프랜차이즈 대부 백종원과 국내 유일의 미슐랭 3스타 래스토랑의 오너셰프 안성재라는 독특한 심사위원 조합도 큰 몫을 했다. 특히 안성재 셰프는 "채소의 익힘 정도", "고기가 이븐(even)하게 익지 않았다"등 밈과 유행을 만들어 내며 일약 방송가 스타로 떠올랐고, 백종원 또한 대중적 입맛만을 추구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블라인드 테스트 등에서 해박한 요리지식과 혜안, 방송전문가의 전문성까지 발휘하며 왜 수년째 요리 혹은 음식 관련 프로그램 섭외 0순위로 꼽히는지 자신의 가치를 입증시켰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을 만든 김은지 PD/사진제공=넷플릭스

김은지 PD는 "두 심사위원이 정반대일 거라는 예상을 녹화 전에도 했었다. 살아온 인생도 성향도 반대일 것 같더라. 안성재 셰프는 백종원 심사위원이 이전에 만나본 적 없는 캐릭터일 것 같았다. 두 분이 정반대 성향이라 안성재 셰프에 대해 더 확신했다. 그런데 막상 촬영을 시작해보니 부조화 속의 조화라고 할까. 두 분의 케미가 너무 좋았다. 어떤 누가 백종원과 저렇게 토론할 수 있을까? 꼭 이 두 분이어야 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을 만든 모은설 작가 /사진제공=넷플릭스

이어 모은설 작가는 "저희가 처음 100명의 셰프를 섭외할 당시 프로그램의 어떤 콘셉트도 알려드릴 수 없었다. 오직 백종원이 나온다는 것 하나만 공개 가능했다. 기존에도 요리 서바이벌들이 있었기에 심사위원도 출연자도 놀랍고 흥미로워야 했다. 기존 요리 서바이벌에서 다뤄졌던 미션들은 모두 배제시켰다. 2~3달 동안 사전회의를 하며 아이디어를 진전시켰다. 마침내 프로그램에 대한 방향성이 나왔고 처음 백종원 심사위원에게 브리핑을 진행했다. 그는 방송 진행도 많이 했고 요리도 잘 알고 흥행에 대한 감도 있는 사람인데 '내용 잘 짰다, 재미있겠다'라고 말하며 흥미롭게 들어주셨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탁하고 놓였다. 그만큼 백종원 심사위원의 역할은 우리 팀에게 중요했다"고 전했다.

'흑백요리사'의 성공이후 출연 셰프들의 방송 출연 및 광고 출연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고 편의점 브랜드들은 셰프들과 협업한 제품들을 판매해 완판 행진을 이루고 있다. 방송계는 물론이고 사회 전반적으로 신드롬을 일으켰고 글로벌 흥행까지 이룬 '흑백요리사'가 미친 영향력에 대해 제작진이 느끼는 소회는 어떨까.

김학민 PD는 "제가 해외 반응이나 사회적 영향력을 논하기에는 너무 작은 존재다. 거시적인 표현까지는 어려운 것 같다. 다만 큰 범주에서 볼 때 한국 요리이고 국내 요리사분들인데 이 프로그램을 해외에서도 좋아해 주셔서 뿌듯하다. 한국에 요리를 이렇게 잘하는 요리사들이 많다는 걸 알려드려서 행복하다. 해외에서도 우리 식당들을 찾아와주신다는 말을 들으니 기쁘나. 며칠 전에도 식당에서 가족과 밥을 먹는데 '흑백요리사' 이야기를 하시더라. 기분이 좋았다"며 웃음지었다.

넷플릭스 측은 인터뷰가 진행된 15일 '흑백요리사' 시즌2의 제작을 공식화했다. 시즌2 섭외 1순위로는 영국 스타 셰프 고든 램지가 거론 중이다. 모은설 작가는 "고든 램지가 섭외 1순위다. 시즌1이 오픈되자마자 고든 램지 코리아 측과 연락을 했다"고 밝혔고, 김학민 PD는 "백종원, 안성재 심사위원과 함께 하는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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