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지역주택조합 사업 중 76% ‘설립 인가 못 받아’…추진율 저조
설립 인가·사업 계획 승인 각 2곳
26곳 ‘조합원 모집 단계’ 머물러
전 추진위원장 사기 혐의 검찰행
시, 지난해 이행 점검 49건 적발
국토부, 모집 신고 신청 기준 강화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도입된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전국적으로 토지 매입 지연과 추가 분담금 폭탄, 조합 비리로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인천에서는 전체 사업의 80%에 가까운 20여개 추진 단계가 '조합원 모집 신고 단계'에 머무르는 등 추진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인천시 자료에 따르면 모두 34개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추진 중이다. 전체 대지 면적은 93만6430㎡이며 조합원 수는 1만3805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미추홀구가 11개로 가장 많았고 서구(7개)와 중구·부평구(각 4개), 계양구(3개), 동구(2개)가 그 뒤를 이었다. 나머지 사업은 연수구, 남동구, 강화군에 1개씩 있다.
이 가운데 공사에 착수한 사업은 4개에 그쳤다. 중구 신흥동3가 지주택(조합원 353명)과 연수구 동춘1구역 9블럭 지주택(622명), 서구 마전 지주택(550명), 강화군 강화2 지주택(1016명)이다.
설립 인가를 받거나 사업 계획 승인을 받은 조합도 각각 2곳에 불과했다. 특히 34개 조합 중 26곳(76%)은 여전히 조합원 모집 신고 단계에 머물러 있다.

조합 또는 추진위원회를 둘러싼 잡음도 잇따르고 있다.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달 모 지역주택조합 전 추진위원장 A씨와 업무 대행사 관계자 3명 등 4명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A씨 등은 2019~2022년 미추홀구 모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추진하면서 조합원 295명으로부터 131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조합원 모집 과정에서 토지 사용 권한 확보율을 부풀렸던 것으로 조사됐다.
시는 지난해 7~8월 지주택 사업을 대상으로 이행 실태를 점검해 21곳에서 49건의 지적 사항을 적발했다. 이 중 3건은 고발 조치됐고 1건은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나머지는 시정 명령 32건, 행정 지도 13건이었다.
전국적으로 지주택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분쟁과 민원이 쏟아지자 국토교통부는 같은 해 10월 조합원 모집 신고 신청 기준을 강화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신규 조합의 경우 90% 이상 토지매매계약서를 확보하지 않으면 조합원을 모집할 수 없게 하는 등 부실 조합으로 인한 피해 예방에 초점을 맞췄다. 현재는 토지 사용권원만 50% 확보하면 조합원 모집 신고 신청이 가능하다.
아울러 국토부는 용도지역과 용적률 등 지구단위계획 변경이 선행된 경우에만 조합원 모집 신고를 수리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시는 "정부 제도 개선에 대한 실행력을 높이고 시 차원의 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올 상반기 인천연구원에 정책 연구를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Copyright ©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