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정책 기조, 변화 조짐이 보인다? f. 한국외국어대학교 강준영 교수
# 중국은 점점 고립되고 있다
중국 당정은 지난 11~12일 이틀 동안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 등 지도부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열었습니다. 이 회의는 올해 중국 경제를 결산하고, 내년 경제 흐름에 대해 전망하는데요. 올 봄부터 리오프닝 효과를 기대했지만, 생각보다 좋지 않았습니다.
회의에서 논의한 내년 정책 기조에서는 처음으로 성장으로 안정을 촉진한다는 뜻의 이진촉온(以進促穩)과 먼저 세우고 나중에 돌파한다는 뜻의 선립후파(先立後破) 단어가 나왔습니다. 예전에 하지 않았던 얘기들을 하면서 중국 경제 상황에 대한 심각성을 시인하는 의견이 나온 겁니다. 중국 경제에 대한 문제들을 한 번에 해결하긴 어렵기 때문에 좀 더 점진적으로 처리하겠다는 메시지를 나타냈습니다.
지난 2021년 8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부의 분배'를 뜻하는 공동부유(共同富裕) 정책을 들고 나왔습니다. 공동부유는 1952년 사회주의 시스템의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해 나온 개념이지만, 공동부유를 강조하다가 기업이 자칫 망할 수 있는 상황이 왔습니다. 다만 정책을 한 번에 뒤집을 수는 없기 때문에 우회하는 방향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선립후파는 큰 방향성을 정한 후 타파하겠다는 뜻인데, 탄소배출과 관련된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정부는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무리하게 정책을 밀어붙이다가 부작용이 발생하자 2030년 중국 탄소 배출량이 정점에 이르고 2060년에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국제 이슈를 선점했기 때문에 이를 위해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국내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않아 문제가 생겼습니다.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경제선전과 여론지도를 강화하고, 중국경제의 광명론(光明論)을 크게 외치라"라고 지시했는데요. 이는 중국 경제가 성장의 정점을 지났다는 비관론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코로나 이후 중국 산업구조가 달라졌습니다. 중국 내부에서 기술 발전으로 중간재를 자국산으로 대체하는 추세는 이전부터 있었지만, 코로나 때 중국 자체적으로 기술력이 높아져 한국 수출량은 감소하고 수입량은 증가했습니다.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며, 코로나 이후 중국시장의 변화를 점차 파악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