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代 가족의 새로운 집

조회 1,9472025. 3. 10.
달무지개

빛과 시간에 따라 다채로운 컬러로 빛나는 천연슬레이트 주택. 3개의 층으로 구성된 집은 가족 구성원 각자의 특성과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맞춤 설계되었다.


외장재로 사용된 천연슬레이트는 오염에 강하고 내구성이 좋다. 마감재가 지붕까지 일체화되도록 위에서부터 겹쳐 내려오면서 설치했다.
북측에서 바라 본 달무지개의 측면.

건축주 가족은 이사를 계획하며 이전부터 소유하고 있었던 땅에 집을 짓기로 했다. 집에는 조부님, 부모님까지 3대가 함께 살아갈 공간, 그리고 조형사인 건축주의 독립적인 작업 공간이 구성되길 원했다. 땅은 지적재조사 과정에서 지구단위계획에 의해 그어져 있던 도시계획도로 예정선에 따라 일부를 도로로 내어주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건축주는 땅에 얽힌 문제를 푸는 데에만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려 진행이 쉽지 않았지만, 건축사사무소의 도움으로 무사히 건축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건축디자인을 전공한 건축주는 집을 지으며 건축가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하려고 했다. 고요하고 신비스러운 이미지를 만드는 천연슬레이트 외장재도 건축가의 제안이었다. 집짓기를 진행하던 중 건축주는 가까웠던 가족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내게 되었고, 집으로 돌아오는 저녁에 무지개가 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장면에서 ‘달무지개’라는 단어를 떠올렸고, 건축가는 천연슬레이트를 활용해 그 이미지를 구체화했다. 천연슬레이트는 빛을 받는 각도에 따라, 그리고 시간대에 따라 마치 무지개같이 다채로운 빛과 컬러를 보여준다. 그렇게 차분하면서도 은은하고 개성 있는 집의 외관이 만들어졌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고양시 |
대지면적 : 165.60㎡(50.09평) |
건물규모 : 지상 3층 |
거주인원 : 5명 |
건축면적 : 58.41㎡(17.67평) |
연면적 : 367.27㎡(47.04평) |
건폐율 : 35.27% |
용적률 : 93.91% |
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10m |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 – 스틸하우스조 |
단열재 : 준불연 경질 우레탄 보드 120㎜, 85㎜ / 수성연질폼 250㎜, 100㎜ |
외부마감재 : 천연슬레이트(CUPA R1 dark grey) |
담장재 : 큐블록 |
창호재 : Aevo aluplast IDEAL7000 |
에너지원 : 도시가스 |
조경석 : 현무암 부정형 판석 |
전기·기계 : 성지이엔씨 |
설비 : 코담기술단 |
구조설계(내진) : 진구조엔지니어링 |
시공 : 공간연구소 집 |
설계·감리 : 건축사사무소 히어 이동진, 윤선희

Section


1층 조부님의 공간. 어디서든 손을 짚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가구가 없는 곳에는 안전 손잡이를 설치했다.
보이드로 오픈된 계단실을 통해 2층 전체에 밝은 채광이 들어온다.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2층 가족 침실.

건축사사무소 히어는 내부구조에 있어서 “일반적인 단독주택과 조금은 다른 공간 구성을 통해 건축주와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집을 설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1층은 조부님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했다. 편리한 이동 동선과 밝은 실내 분위기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건축가는 거실부터 침실, 욕실까지 단차와 재료 분리를 없애고 모든 공간이 한 번에 이어지도록 계획했다. 또한 거실과 침실 사이에 포켓 도어를 두고, 소파와 침대를 맞닿게 배치하여 가구 간 이동 동선을 줄였다.

2층과 3층은 부모님과 건축주 남매가 생활하는 공간이다. 건축주는 3D 모델링 작업을 하는 조형사로서 제작과 클래스, 유튜브 작업을 병행할 수 있는 홈오피스가 필요했다. 특히 작업 공간과 생활 공간을 분리하여 독립적으로 사용하길 원했다. 이를 위해 3층 작업실과 침실을 동서 방향의 극단에 배치해 최대한 물리적 거리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침실에서 작업실로 가는 복도에는 욕실과 드레스룸이 조성되어 있어 두 공간을 오가는 동안 심리적환기 장치의 역할을 한다. 계단실 및 작업실의 벽면은 외부 마감재와 동일한 천연슬레이트로 마감했다. 마치 외부에 있는 별도의 건물로 들어서는 듯한 효과가 있다.
2층과 3층의 공용부는 보이드로 열어 공간 간 연결성을 높이고 작은 면적 속 여유로운 개방감을 주었다. 보이드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작업실의 면적을 줄여야 했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지만 지금은 가족들이 가장 만족스러워 하는 부분 중 하나다.


Plan


Home Office

외부 매스의 연장선상에서 이어지는 천연슬레이트 마감과 구로 철판 도어는 별도의 건물로 들어가는 것 같은 경험을 제공한다. 작업 공간 내부는 집의 나머지 공간과 상반된 어두운 톤으로 마감했다. 작업실은 촬영 스튜디오로도 활용되는데, 공간의 중심점을 기준으로 어느 각도에서 촬영해도 문제가 없도록 내부 인테리어를 구성했다.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천장 – 벤자민 무어 클라우드화이트 에그쉘, 벤자민 무어 Gentleman’s Gray / 바닥 – 구정마루 그랜드 그랜드 비비드, 포쉐린 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인조대리석 제작 세면대 |
주방·거실 가구·붙박이장 : UncleJo 제작가구 |
계단재, 난간 : 고무나무 + 평철난간 |
중문·방문 : 예림도어 |
데크재 : 페데스탈 시스템 + T20 지정 외부타일

건축가 윤선희·이동진 : 건축사사무소 히어
건축사사무소 히어는 윤선희, 이동진 건축사가 2023년 설립한 건축사사무소이다. HERE는 ‘여기, 지금’을 의미하는 보통의 단어이지만, 대지를 의식하며 떠오른 첫 사유로부터 구축에 이르기까지의 매 순간 정성을 쏟고자 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윤선희는 인하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SKM Architects, OBBA(건축사사무소 오비비에이)에서 다양한 규모의 실무경험을 쌓았다. 이동진은 인하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정림건축을 거쳐 건축사사무소 틔움을 공동 운영했으며, 인하대학교 건축가과 겸임교수로 출강 중이다. https://herearchitects.kr

취재_ 조재희 | 사진_ 장원준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5년 3월호 / Vol.313 www.uujj.co.kr

이 콘텐츠가 마음에 드셨다면?
이런 콘텐츠는 어때요?

최근에 본 콘텐츠와 구독한
채널을 분석하여 관련있는
콘텐츠를 추천합니다.

더 많은 콘텐츠를 보려면?

채널탭에서 더 풍성하고 다양하게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