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혼자 여행! 간호사가 찾은 뜻밖의 OOO"

안녕하세요, 수지입니다! 5월의 일상과 4월의 마지막 이야기를 풀어봅니다. 4월 말, 생애 첫 야구장 방문! 두둥! 다들 '데이' 끝나고 만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저만 '데이'였던 웃픈 상황이었죠. 😂

생애 첫 야구장 나들이: 인천 SSG 랜더스필드

야구장에 처음 발을 들인 순간, 그 규모에 압도당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크고, 좌석 종류도 정말 다양했습니다. 우리가 자리 잡은 곳은 몰리스 그린존! 돗자리를 펴고 피크닉처럼 야구를 즐기는 공간이었습니다. 날씨도 딱 피크닉에 어울렸지만, 해가 지니 조금 쌀쌀했습니다. 😅

야구 시작 전부터 우리의 먹부림이 시작됐습니다. 평일이라 인기 메뉴인 크림새우를 웨이팅 없이 바로 겟! 크림새우, 물회, 닭강정, 츄러스, 떡볶이, 팝콘까지… 정말 푸짐하게 먹었습니다. 하나같이 다 맛있어서 조만간 또 먹으러 가야겠네요.

야구는 역시 먹방과 함께!

이날 시구는 배우 조준영 씨였는데, SM 소속이라고 하더군요. 연예인 시구는 기사로만 봤는데, 실제로 보니 신기했습니다. 해가 질 때까지 경기는 계속됐고, 야구 규칙은 잘 모르지만 홈런이 터질 때마다 저도 모르게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 민지가 준 최정 선수 유니폼을 입고 인증샷도 찰칵! 이긴 팀이 곧 내 팀이죠! 삼성 팬 은지와 SSG 팬 민지의 응원 대결, 과연 승자는…?! 은지의 염원 덕분인지 삼성이 승리했다고 합니다. 🎉

유니폼만 나오게 사진을 찍자는 말에 셀카 찍는 줄 알고 얼굴을 들이미는 친구 덕분에 웃음이 빵 터지기도 했습니다. 역시 ‘동상이몽’이란 이런 걸까요? 😂

지옥 같았던 4월의 듀티(오프 9개)와는 달리, 5월에는 무려 15개의 오프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듀티 빈부격차 실화인가요? 5월 듀티는 쉬는 날은 쭉 쉬고, 일하는 날은 쭉 일하는 극단적인 스케줄이었지만, 특히 5월 마지막 주는 EEEE/EEENN, 9일 중 단 하루만 쉬는 ‘마라맛’ 근무였답니다. (아직 끝나지도 않았다는 게 함정… 😭) 동기들과 여행을 위해 아껴둔 원티드 오프에, AI라는 녀석이 4개의 오프를 더 붙여주는 바람에 무려 8오프가 생겼습니다! 이 정도면 해외여행 각?! 이… 아니라, 가정의 달을 맞아 두 달 만에 본가인 전주로 향했습니다.

5월, 오프 15개의 축복!

풍자 맛집으로 유명한 또순이네집에 웨이팅 끝에 입성! 김치찜이 유명하다는데, 청개구리 언니의 고집으로 제육볶음을 선택했습니다. (우리 빼고 다 김치찜 먹는 건 안 비밀…) 제육볶음이 맛없었던 건 아니에요. 고기도 부드럽고 괜찮았지만, 3인분인데 양이 너무 많아서 배불리 먹고도 남겼습니다.

전주에서 즐기는 힐링 타임

밥을 먹고 객리단길을 걷다가 예쁜 외관에 이끌려 버터북에 들어갔습니다. 내부 인테리어도 예뻤고, 2층까지 자리가 있었는데 연휴라 그런지 거의 만석이더군요. 테이블마다 놓인 생화 덕분에 꽃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오랜만에 달달한 바닐라라떼를 마셨는데, 너무 달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 카페에서 여유로운 오후를 즐기고 객사를 구경하다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다음 날, 언니 차를 타고 드라이브 겸 카페 투어 2일차! 이제 전주에 있는 웬만한 대형 카페는 다 가본 것 같습니다. 전주 근교 김제에 있는 대형 카페, 오늘여기에 방문했습니다.

계절별 꽃 테마가 있는 이색적인 카페였습니다. 야외 꽃밭이 넓게 펼쳐져 있어서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 단위 손님이 많더군요. 내부 공간도 깔끔했고, 빵과 디저트 종류도 많았지만 다 너무 헤비해 보여서 음료만 마셨습니다.

야외 테이블에 앉아있는데, 낙엽인 줄 알았던 갈색 새 한 마리가 꼼짝도 안 하고 앉아있더군요. 다들 다친 줄 알고 걱정했는데, 웬걸? 어떤 아이가 쓰다듬어줘도 안 날아가더니, 나중에 갑자기 푸드덕거리면서 날아가는 모습에 다들 어이없어 웃었습니다. 그냥 쉬고 있었던 새에게 너무 많은 의미 부여를 했나 봅니다. 😅

전주를 떠나기 전, 엄마표 감자탕과 삼겹살을 든든하게 먹고 다음 여정인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부산 여행기는 에피소드가 너무 길어서 따로 업로드해야 할 것 같습니다. 8오프 후 다시 일개미 모드 ON! 8오프 후 드디어 마지막 데이를 마치고 EN 근무에 돌입! 이제 제 인생에서 데이 근무는 잠시 안녕이랍니다. 마지막 데이 근무마저 옵타하고 EN 근무로 바꾼 제 자신, 칭찬해! 👏

PS. 환자 입원했다고 제가 근무하길 바랐다는 전 부서 동기… 수술 준비물품으로 물품 다 털어갔다면서요? 🤣 시간 될 때 전화 달라고 하더니, 마침 다들 밥 먹으러 가서 스테이션에 혼자 있어서 동기네 부서로 전화했습니다. 처방 봐달라고 해서 봐주다가, 예전에 우리 병동에 입원했던 사지마비 환자분인 걸 알게 됐죠. 농담 따먹기 좋아하시던 분이라 바로 알아보셨더군요. 다음 날, 그 환자분이 우리 병동으로 전실 오셨다는 웃픈 이야기… 😅

스승의 날인 줄도 모르고 환자 파악하다가, 스윗걸 선생님이 준비한 스승의 날 기념 케이크와 꽃다발에 감동! 다 같이 모여 ‘스승의 은혜’를 불렀습니다. 내성적인 보스 스타일의 수쌤은 이런 거 싫다고 앞으론 하지 말라면서 케이크도 결국 놓고 가셨다는… 🤣 이번 달 내내 투석 환자들을 많이 만났는데, 투석+당뇨 조합은 정말… 🤮 이날은 입원 온 투석 환자 leg 18G를 잡아야 했는데, 역시나 혈관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첫 시도에 실패하자마자 환자분은 자기 혈관은 문제없다며 잘하는 사람 데려오라고 면박을 주셨죠. 투석 환자들의 전형적인 말투에 속으로 “또 그런다 또”라고 생각했지만, 저도 힘들었던 날이라 한마디 해버렸습니다. 환자분은 그제야 입을 다무셨고, 보호자분이 위로해주셨습니다. 2트 만에 18G line에 성공했지만, 제 유니폼 바지에 피가 묻어버렸다는 슬픈 이야기… 😭

병원 생활 에피소드

소중한 원오프에는 힐링을 위해 한적한 카페를 찾았습니다. 주말인데도 사람이 없고 조용해서 너무 좋았습니다. 날씨도 좋고,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잔잔한 음악들도 힐링 그 자체였습니다. 나만 알고 싶은 ‘느좋’ 카페가 또 하나 생긴 것 같아요. 조만간 또 힐링하러 가야겠네요! 🥰

한 달 전에 신청했던 이광민 교수님의 강연에도 다녀왔습니다. 나이트 근무가 끝난 다음 날이었지만, 강연 내용이 너무 좋아서 집중해서 들었습니다. 알고 보니 책도 두 권 쓰시고, 이혼 숙려 캠프에도 출연하신 유명한 정신과 교수님이자 작가님이셨어요. 실제로 뵈니 유머러스하시고,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고 가치관이 뚜렷하셔서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강연 내용은 ‘무기력과 중독’에 관한 것이었는데, 핵심은 정체성 찾기, 스트레스 관리, 자기 관리, 회복 탄력성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강연은 알코올 중독에 빠진 환자가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무기력을 호소하는 사례로 시작되었죠. 왜 살아야 하는가는 자아 정체성을 나타내고, 스트레스 관리가 되지 않고 회복 탄력성이 낮은 환자분은 스트레스에 취약하여 자기도 모르게 중독에 빠진 것이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정체성이란 탐색과 몰입을 하며 만들어지는 끊임없이 한 우물을 파는 과정이라고 하셨어요. 여기서 “꾸역꾸역”이라는 말을 해주셨는데, 정체성은 나에게 주어진 역할을 해내다 보면 찾아진다는 것이죠. 이것저것 많은 경험을 통해 탐색을 하면서 끊임없는 반복이 정체성을 만들어 준다는 것입니다. 강연에서 소개된 에릭 홈버거와 칼 융의 이야기도 인상 깊었습니다.

강연을 들으며 깨달았습니다. 나를 사랑하고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것, 나를 잘 돌보며 살아갈 것! 무기력도 중독도 결국엔 내가 나를 잘 몰라서, 나를 잘 돌보지 못해서 생겨나는 것임을요. 강연을 듣다가 문득 두 명의 환자가 생각났습니다. 담배를 끊지 못해 결국 재수술까지 가야 했던 환자분, 술을 못 끊어서 이미 피 수치가 엉망일 걸 알고 있는데 왜 피검사를 하고 진료를 봐야 하냐며 되려 저에게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보셨던 환자분… 중독은 정말 무서운 것입니다.

이광민 교수님 강연 후기: 무기력과 중독

마지막 질문 시간에 강사님께서도 말씀하셨죠. 중독을 끊기는 진짜 어려운 것이라고, 어쩌면 절대 못 끊을 수도 있다고. 그럼에도 이날 강연장에는 알코올 중독자의 아내분, 알코올 중독을 이겨내고 있는 환자분 등이 질문하고 참여하며 저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이광민 강사님처럼 글을 쓰고 책도 내서 강연을 하며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번 달은 두 개밖에 없는 마지막 나이트 근무를 끝내고 강릉으로 혼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요즘 저의 가치관은 ‘할 수 있을 때 많은 경험하기’랍니다. 그래서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여행도 자주 다니려고 해요. 중요한 건 한 번 마음을 먹었다면 바로 실행에 옮기기! 숙소, 기차 예약까지 바로 끝내니 나중에 몸만 가면 되니 편하더라고요.

서울역에서 강릉역까지 KTX를 타고 슝! 2월 제주 여행에 이은 올해 두 번째 혼자 여행입니다. 혼자 여행이 처음에는 어렵고 두려웠는데, 이제는 꽤 편해졌어요. 오히려 좋아졌다고 할까요? 우연히 봤던 영화에서 여행은 자아 찾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혼자 여행을 하면서 나에게 집중할 수 있을 때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강릉에 도착하니 햇볕이 너무 따가웠습니다. 강릉역에서 숙소에 짐을 맡기기 위해 10분 정도 걸었는데, 생각보다 더운 날씨에 당황했답니다. 숙소 근처에서 5월의 장미를 보고 숙소에 도착해 짐을 맡기고 바다를 보러 강문해변까지 카택을 불렀습니다.

강릉 혼자 여행: 자아 찾기?

카페가 생각보다 컸고, 2, 3층까지 있었는데 오션뷰가 정말 최고였습니다! 3층에는 뻥 뚫린 바다를 볼 수 있는 공간도 있었지만, 추워서 문 닫고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바다를 보니 힐링 그 자체였습니다. 나만 알고 싶은 카페가 또 하나 생긴 것 같아요. 카페 사장님께는 죄송하지만, 하루 종일 머물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카페에 앉아서 물멍 때리다가, 친구가 선물해준 책도 다 읽고 나왔습니다. 파도와 관련된 내용이 있었는데, 파도를 눈 앞에 두고 읽으니 내용이 더 와닿았습니다. 좋은 책 선물해준 대지, 고마워! 덕분에 힐링 제대로 했어! 카페에 있다가 좋은 노래도 발견해서 여행 내내 들었습니다.

체크인 시간이 다 되어서 소품샵에서 사진 엽서를 하나 사들고 강문해변을 나왔습니다. 숙소 갈 때는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강릉… 교통 오지인가요? 5시인데 버스가 안 와서 바다를 좀 더 보다가 결국 또 카택을 불러서 숙소까지 갔습니다. 덕분에 편하고 빠르고 좋았지만요… 😅

3년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숙소였는데, 이제야 와보다니! 체크인하고 숙소에서 연계된 요가를 예약해놔서 요가 시간 전까지 웰컴티를 마시면서 스텝분과 스몰토크를 나눴습니다. 웰컴티라 해서 따뜻한 차를 주실 줄 알았는데, 매실청이 들어간 스파클링 티였습니다. 처음에는 폰만 보고 있었는데, 스텝분이 먼저 말을 걸어주셔서 대화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사장님인 줄 알았던 여자 스텝분은 서울에 사시는데, 매년 이곳을 손님으로 방문하시다가 이국적인 느낌과 서핑, 요가 프로그램 운영하는 것이 마음에 들어 올해 겨울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오고 나서 여기에서 스텝으로 일하게 되셨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가고 싶어 했던 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가 나오니 마치 운명인가 싶어 폭풍 질문을 쏟아냈습니다. 신기하게 스텝분께서는 이 숙소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기 전에 오시거나 갔다 오신 분들이 많이 오신다고 하셨습니다. 스텝분께서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1월에 40일 정도 프랑스길로 다녀오셨다고 하셨는데, 여자 혼자서 괜찮을까에 대한 걱정이 있었는데 스텝분도 혼자 갔는데 생각보다 여자분들과 한국 사람이 진짜 많다고 하셨습니다. 실제 경험을 생생하게 듣고 나니 결심이 확신이 된 것 같기도 했습니다. 스텝분의 인생 스토리가 더 궁금했지만, 요가 시간이 다 되어서 아쉬움을 뒤로하고 요가를 하러 떠났습니다. 거의 러닝하듯이 뛰어갔지만요. 😅

오랜만에 하는 요가였는데, 이날의 요가 수업은 정말 ‘인생 요가’였습니다. 우디한 향의 오일을 한 명 한 명씩 손에 나눠주시면서 어떤 향이 나는지에 대해 다 같이 생각을 나눴는데, 나물향, 히노끼향, 나무 그릇 향… 같은 향을 맡고도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 다름을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이라 좋았습니다. 강사님께서는 이 향이 나무 향, 정확하게는 나무의 뿌리 향이라고 하셨습니다. 요가 시작 전, 나에 대한 확신, 믿음, 사랑이라는 뿌리가 용기를 만든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요가를 하는 내내 힘든 자세에서는 흔들리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지만, 나에 대한 확신, 믿음, 사랑이 큰 용기가 되어 버티고 지속할 수 있는 힘이 되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자세는 정말 저를 믿고 다리를 뒤로 넘겨야 했는데, 될까 싶었지만 되는 게 신기했습니다. 마지막 시체 자세까지 하고 요가가 마무리되었는데, 1시간 40분이나 수업을 했더라고요. 그래도 요가를 하고 나니 정말 뿌듯했고, 나 자신을 사랑하고 채우는 느낌이 들어서 좋은 운동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신을 써서 그런지 일주일 내내 근육통에 시달렸지만요… 🤣

8시 타임 요가여서 숙소에 왔을 때는 거의 10시가 되어서 몸이 녹초가 되었습니다. 스텝분이랑 더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씻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조식을 먹기 위해 준비를 마치고 내려왔습니다. 조식이 유명해서 매우 기대가 되었는데, 역시 기대했던 대로 맛있고 조합도 좋았습니다. 강릉 여행 온 느낌 물씬 나는 두부와 베이글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둘째 날은 날씨가 좀 흐리고 쌀쌀했습니다. 여행객이라는 느낌을 물씬 줬던 이국적인 느낌의 강릉 숙소,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강릉을 떠나기 전, 숙소 근처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고래 책방에 들렀습니다. 예전에 처음 왔을 때도 좋았던 기억이 있는데, 여전히 책도 많고 강릉 여행 중 좋은 느낌을 주는 책방입니다. 가져온 책 중 덜 읽은 책이 있어 따로 책을 더 사지는 않았고, 요즘 무슨 책들이 나왔나 둘러보다가 강릉을 떠나기 전 카페 한 곳을 더 들르기로 했습니다.

카페 코버트는 cozy 그 자체였습니다! 여기도 너무 좋았습니다. 가는 카페마다 다 성공적! 평일 오전이라 사람도 없어서 조용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여기 사장님 감성이 저랑 좀 잘 맞는 것 같았답니다. 사장님이 이 전시회 가셨구나 싶었던 뜬금없이 붙여놓으신 전시회 사진 엽서까지, 모든 게 완벽했던 공간이었습니다.

다시 강릉역으로 돌아가는 길, 힐링 되는 문구를 발견했습니다. 여행에서 이런 문구를 발견하는 것도 여행의 묘미죠! 나를 돌보는 시간이 되어주었던 강릉 여행, 그리고 또다시 현실 컴백… EEEE/EEENN 마라맛 근무의 시작! (우웩 🤮) 다행히 4이브 구간에는 괜찮은 팀으로 컴백해서 그리 힘들진 않았습니다. 마음의 충전을 하고 와서 그런가, 괜찮았습니다. 사실 인계가 괜찮아서 괜찮았던 거겠죠… 😅

4일간 봤던 말 많으신 할머니 환자분이 저녁에 anti 주는데 갑자기 손에 쥐어주신 먹던 것… 🤣 다음 날에는 또 카카오 초콜릿을 세 개 꺼내시더니 빨리 먹으라고 손에 쥐어주셨습니다. 바쁠 때 자꾸 나와서 말 걸어서 처음엔 저도 큰소리 내다가 할머니랑 정들어서 마지막 이브 때는 퇴원 준비하는데 할머니도 정들어서 보고 싶으면 어떻게 해 라고 하셨는데, 아파서 병원에 다시 오면 안 좋으니까 다시 오지 말라고 했습니다. 말하고 나서 너무 T 같았나… 😅

이브 근무에 갑자기 환자 경험 평가로 전 부서 수쌤이 들이닥쳤습니다. 이미 라운딩을 돌았는데 갑자기 저보고 라운딩을 또 돌으랬다. 입사 후 생전 안 해본 환자 앞에서 자기소개를 이때 처음 해봤습니다. 환자도 당황, 저도 당황, 모두가 당황… 그러곤 피드백을 주셨는데, 제가 간호화를 꺾어 신은 줄 알고 꺾어 신지 말라고 하시려다가 발목 밴드가 달아서 없어진 건데, 아 원래 없는 거군요 하면서 말하려다가 삼키셨다는… 🤣 그 외에 전화기를 너무 세게 내려놓는다, 목소리 작게 해라 등의 피드백을 받았는데, 이건 그냥 뭐든지 빨리 해야 되는 K-외과 간호사 특징이에요^^ 포이브 마지막 이브 근무에는 3살짜리 환아를 입원받았습니다. 3살이 가늠이 안 됐는데, 3살이면 한창 뛰어다니는 아이였구나… 비피기 커프만 감아도 우는 아이, 나중에는 저만 보면 몸서리를 치며 울려고 했답니다. ast도 못할 정도로 울부짖어서 opline 잡는 게 걱정이어서 유튜브를 보면서 잠깐 공부했는데, 소아 line 잡는 건 나오는데 어떻게 울고 발버둥치는 아이를 잡고 line을 잡는지 실전 스킬은 어디에도 나오지 않았어요. 불행 중 다행히도 정맥 전담 선생님이 직접 전화가 와서 6세 미만의 아이들은 opline을 잡아주신다 했답니다. 처음에는 알아서 잘 잡으시겠지 하다가 발버둥 칠 아이의 모습이 눈에 그려져 가봤는데, 정맥 전담 선생님의 노련함과 스킬로 아이 엄마에게 line 잡을 동안 어떻게 아이를 붙잡고 있어야 하는지 직접 시범을 보여주면서 알려주셨고, 저한테도 어떻게 아이 팔을 붙잡고 있어야 하는지 직접 진두지휘하시면서 고정된 아이의 손등에 재빠르게 line을 잡으셔서 한 수 배웠답니다.

포이브를 마치고 또다시 원옵! 또다시 한 달 만에 겨우 오프가 겹쳐 모인 동갑 동기 친구들! 저희 집으로 초대해서 엽떡에 허니콤보를 먹었습니다. 이건 뭐 저희 집 집들이 국룰 메뉴 아니냐며… 그리고 여기 빙수집 사장님과 아는 사이라며 수빈이가 시킨 빙수와 요물이라며 먹어보라던 처음 먹어본 요거 크런치 진짜 맛있었습니다. 만날 때마다 술도 안 마시고 왁자지껄, 이날은 너무 크게 웃고 떠들어서 민원 들어올까 봐 걱정까지 했다니까요. 다행히 아무 일도 없었지만요. 서로 성격들도 비슷하고 생각이 비슷해서 만나면 마음이 편합니다. 속마음 터놓고 낄낄거리다가 일터 가면 다들 가면 쓰고 일하는 모습 보면 이제는 웃참아… 그리고 드디어 퇴사 면담을 했습니다. 제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었어요. 원래 두 달 전 통보할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나이트 전담 근무자를 뽑는 시기가 왔고, 나이트 전담 근무자 지원자가 없었는데 제가 나이트 전담 근무를 한 적이 없어 유력 후보가 된 것이죠. 나이트 근무를 싫어하는 저로서는 청천벽력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근무표가 나오기 전에 퇴사 계획을 수쌤한테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 이브 근무 중 찾아갔습니다. 막상 면담을 하고 나니 후련하기도 했지만, 가장 슬픈 건 이 직장에서 정말 좋은 동기들과 사람들을 많이 만났는데 관두면 더 이상 이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할 수 없다는 게 가장 슬펐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