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명소’ 창원교육단지 왕벚나무 수십그루 ‘싹둑’
“50년 넘은 나무 전부 제거” 시민 원성
시 “도로 확장… 이식 시 고사 가능성 ”
창원의 벚꽃 명소로 꼽히는 창원교육단지 인근에 다수의 왕벚나무가 잘려나가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19일 오후 2시께 창원시 성산구 창원교육단지 사거리에서 폴리텍대학 창원캠퍼스 제7공학관으로 이어지는 200여m 도로 양쪽에 3~4m 간격으로 쭉 늘어서 있는 왕벚나무 40여 그루가 밑동을 드러낸 채 잘려나갔다.
교육단지 일대 벚꽃 길은 벚꽃 개화 시기에 맞춰 해마다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벚꽃 명소다.
지역 마을 토박이 윤장근(61)씨는 “오늘 오전부터 베기 시작하더니 50년 넘은 나무도 전부 베어 버렸다”며 “도로를 확장하려거든 나무를 옮기면 되지. 다 베어버리는 게 말이 되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또 다른 주민도 “개발도 좋지만 이런 식으로 하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날 왕벚나무 제거 작업은 도로 확장을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창원시 푸른도시사업소 공원녹지과는 대상공원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 추진에 따른 도로 확장 공사를 위해 성산구에 지장 가로수 제거를 요청했다.
성산구는 현장 확인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이식이 아닌 제거를 결정, 지난 11일 승인을 통지했다.
제거 작업 계획 기간은 지난 12일부터 오는 25일까지로, 왕벚나무 53그루가 대상이다. 창원시 성산구 관계자는 “현장을 확인하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뒤 승인을 내줬고, 그에 따라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왕벚나무가 고령이고 생육 상태가 좋지 않아 이식을 하면 고사할 가능성이 있어 제거하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만난 시공사 관계자는 “가로수 제거 신청을 하고 다 허가를 받은 상황”이라고 했다.
김태형 기자 t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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