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83만원' 올린 날, 개미는 1000억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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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중인 영풍-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010130) 공개매수가를 83만 원까지 높였지만, 개인투자자(개미)는 하루 만에 1000억 원 넘게 주식을 처분했다.
MBK-영풍과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가 83만 원에는 못 미치지만, 개미들은 청약의 번거로움과 소송 등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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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익실현 나선 듯…"주가 오를 만큼 올랐다"
(서울=뉴스1) 신건웅 김정현 기자 = 경영권 분쟁 중인 영풍-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010130) 공개매수가를 83만 원까지 높였지만, 개인투자자(개미)는 하루 만에 1000억 원 넘게 주식을 처분했다. 그동안 고려아연 주식을 모아왔던 것을 고려하면 태세 전환이다.
경영권 분쟁 기간 늘어난 고려아연 '빚투(빚내서 투자)' 금액도 지난 2일을 기점으로 줄기 시작했다. 주가가 공개매수가(83만 원)에 근접하면서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미들은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2일까지 364억 원 순매수했지만, 4일 하루에만 1036억 원을 처분하며 671억 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개미들은 경영권 분쟁 초반 고려아연 주식을 팔았지만, 지난달 24일을 기점으로 꾸준히 매수에 나섰다. 특히 MBK파트너스-영풍이 공개매수가를 66만 원에서 75만 원으로 올린 지난달 26일에는 573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주가 상승을 노린 개미들의 '빚투'도 늘어나는 추세였다. 결제일 기준 고려아연의 신융잔고 금액은 지난달 12일 180억 원 수준이었지만, 9거래일 연속 늘어나면서 지난달 30일에는 673억 원을 웃돌았다. 273.9%나 늘어난 수치다. 다만 이달 2일에는 다소 줄어들며 615억 원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개미들이 주식 처분에 나선 것은 고려아연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앞서 영풍-MBK는 지난달 13일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주식을 공개매수한다고 발표하며 경영권 분쟁에 시동을 걸었다. 처음 고려아연 공개매수가는 처음 66만 원이었지만, 주가가 급등하면서 75만 원으로 올린 데 이어 83만 원까지 높였다. 고려아연도 맞대응하기 위해 83만 원에 자사주 공개매수에 돌입했다.
고려아연 주가는 지난달 13일 MBK가 공개매수 공시를 공시하자 하루 만에 11만 원 오른 66만6000원을 기록하더니 지속 상승해 이날 77만6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79만1000원까지 올랐다. 지난달 12일 종가(55만6000원)와 비교하면 42.26% 뛰었다.
MBK-영풍과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가 83만 원에는 못 미치지만, 개미들은 청약의 번거로움과 소송 등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오른 데 따른 차익실현인 셈이다.
여기에 경영권 분쟁이 끝날 경우,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양측의 '머니 게임'이 끝나면 주가가 분쟁 전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개매수 경쟁이 끝을 향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섰다"며 "경영권 분쟁이 끝날 시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와 불확실성에 대한 부담 등이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개미가 던진 주식은 외국인 투자자가 받았다. 외국인은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2일까지 269억 원 순매도 상태였지만, 4일 1149억 원을 사들이며 880억 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개인과 정반대 흐름을 보인 셈이다. 이 기간 기관은 연기금이 2070억 원을 던지며 1056억 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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