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도 뛰어든 ‘가성비 뷔페’…애슐리식 고효율 모델 실험

아워홈이 5월 선보인 새로운 뷔페 브랜드 ‘테이크’. 11일 오전11시30분 기준 대기팀은 35팀이었다. /사진=이유리 기자

아워홈이 신규 뷔페 브랜드를 앞세워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성장했음에도 수익성은 둔화된 가운데 식자재 유통과 메뉴 연구개발(R&D) 역량을 기반으로 신규 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업모델이 유사한 이랜드 ‘애슐리퀸즈’와 경쟁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8월 한화 신설 지주사 출범 이후 그룹 식음료(F&B) 사업 내 대중형 브랜드의 축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11일 오전11시 정식오픈 시간에 맞춰 찾은 서울 종로구 영풍빌딩 지하2층 ‘테이크(TAKE)’ 1호점 앞에는 이미 인근 직장인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매장 운영 시작과 동시에 현장 웨이팅은 35팀을 넘어섰다. 아워홈 관계자는 “개점 이후 주요 시간대의 예약이 빠르게 마감되고 있다”며 “이번 주와 다음 주 평일 예약도 대부분 찬 상태”라고 말했다.

테이크 1호점은 약 823㎡(250평) 규모로 지하철 1호선 종각역과 연결돼 있다. ‘글로벌 푸드 마켓’을 콘셉트로 약 130종의 메뉴가 있으며, 9900원을 추가한 ‘골든티켓’ 이용 고객에게는 일부 프리미엄 메뉴를 제공한다. 아워홈이 독립 대형 뷔페 브랜드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동안에는 '사보텐' 등 개별 외식 브랜드를 운영해왔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 추가 출점도 검토하고 있다.

‘애슐리’식 효율에 수직계열화 인프라 접목

/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업계는 테이크가 이랜드 애슐리퀸즈의 성공모델을 벤치마킹한 브랜드라고 분석했다. 애슐리퀸즈는 다메뉴 구성과 운영효율화를 기반으로 이랜드이츠의 연매출 6000억원 돌파를 이끈 핵심 브랜드다. 테이크 역시 오피스 상권 중심의 입지전략과 효율성을 고려한 운영구조를 바탕으로 유사한 사업모델을 구축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여기에 아워홈은 자사만의 무기인 ‘식자재 수직계열화’ 인프라를 더해 차별화를 꾀했다. 30년간 식자재유통 시장에서 다져온 바잉파워와 메뉴 R&D 역량을 테이크에 이식해 경쟁사 대비 우월한 원가관리 능력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고물가에도 메뉴의 다양성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공급망 체계를 구축했다.

운영방식에서도 효율화에 초점을 맞췄다. 서빙로봇이나 홀 직원 중심의 수거방식 대신 고객이 직접 식기를 반납하는 ‘셀프 반납’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인력을 최소화했다. 외식 업계 전반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고정비를 줄이고 매장 회전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가격대는 애슐리퀸즈보다 다소 높게 책정됐다. 테이크의 성인 기준 평일 점심 가격은 2만3900원, 주말은 3만2900원으로 애슐리퀸즈보다 약 4000원 높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가성비 경쟁보다 메뉴 품질과 브랜드 차별화에 초점을 맞춘 전략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시그니처 메뉴와 추가선택형 서비스인 골든티켓을 운영하며 객단가를 높였다.

'매스마켓' 공략 선봉장 될까

아메리카 스테이션과 그릴 특화 메뉴를 맛볼 수 있는 골든티켓 스테이션  ‘테이크 그릴’. 9900원을 추가하면 이용 가능하다. /사진=이유리 기자
11일 오전11시30분 서울 종로구 테이크 1호점이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이유리 기자

테이크의 성패는 신설 지주사 출범을 앞두고 그룹 식음료 사업의 성장잠재력을 가늠할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신설 지주사는 2030년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률 30% 달성이라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특히 백화점과 호텔 등 기존 유통 사업이 부진을 겪는 가운데 F&B 부문의 역할은 더욱 막중해졌다.

신설 지주사 산하의 F&B 전략은 ‘하이엔드'와 '매스'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서울 광화문 일대에 파인다이닝 브랜드를 잇달아 선보였다면 아워홈은 테이크를 앞세워 대중적인 가성비 시장을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의 선봉에 선다.

테이크의 안착은 단순한 외식매장 확대를 넘어 아워홈의 수익성 개선과 B2C 사업 확대를 좌우할 핵심 변수힌다.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이 증가했지만 원가 부담 확대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3% 감소했다. 반면 외식 사업은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정책을 비교적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어 수익성 개선의 대안으로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랜드가 애슐리퀸즈의 브랜드 경쟁력을 기반으로 ‘델리 바이 애슐리’와 투고 메뉴 등을 확대한 것처럼 아워홈 역시 테이크가 흥행에 성공할 경우 검증된 메뉴를 가정간편식(HMR) 제품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유리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