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둘러싸인 아늑한 숲속 산장 이천 목조주택
HOUSE STORY
풍광과 이를 실내로 가득 끌어오는 큰 창. 고즈넉한 자연 속에 폭 안긴 이천 주택은 마치 산장과도 같아 보인다. 햇살 가득한 개방감과 더불어 아이보리 톤 마감재가 실내에 아늑함을 한층 돋운다.
글 사진 남두진 기자│자료 ㈜하우스톡 HT종합건설
DATA
위치 경기 이천시 모가면
용도 단독주택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대지면적 797㎡(241평)
건축면적 111.04㎡(33.59평)
연면적 183.60㎡(55.54평)
1층 111.04㎡(33.59평)
2층 72.56㎡(21.95평)
건폐율 13.94%
용적률 23.04%
설계기간 2024년 1월 ~ 2월
시공기간 2024년 3월 ~ 5월
설계 및 시공 ㈜하우스톡 HT종합건설
1588-9704 www.house-talk.co.kr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리얼징크
외벽 - 스타코플렉스
데크 - 현무암/1층, 합성목/2층
내부마감
천장 - 스타일월(동화자연마루)
내벽 - 실크벽지(LX하우시스), 아트월(동화자연마루)
바닥 - 강마루(구정마루), 포세린 타일
단열재
지붕 - 글라스울
외벽 - 비드법보온판
내벽 - 비드법보온판
계단
계단재 - 레드오크
난간 - 평철난간
도어
현관 - 알루미늄 도어(커널시스텍)
중문 - 초슬림 3연동 도어(영림임업)
내부 - ABS도어(영림임업)
창호 독일식창호(살라만더)
위생기구 대림바스
남이천 톨게이트를 벗어나 조금 속도를 줄이고 마을로 진입했다. 도로 양쪽으로 노랗게 익어가는 논밭이 펼쳐졌다. 순간 쨍하고 비친 햇살은 주변 모습에 제법 잘 어울렸다. 고즈넉한 인상으로 취재 방문을 환영하는 듯 괜히 포근한 기분이 들었다.
다시 한 번 좁은 길로 들어서니 초입에 저수지 하나가 보였다. 직접 가보진 않았지만 그 중심에는 작은 정자도 하나 있는 듯했다. 마침 오가는 차가 없어 조금 더 속도를 줄여 주위를 천천히 살폈다. 군데군데 보이는 집들이 주변 자연에 잘 녹아든 모습이었다. 그 형태가 제각각인 것을 보면 전원생활을 위한 개발 단지는 아닌 듯했다.
그렇게 가장 높은 레벨까지 올라 비로소 사전에 전달받은 사진 속 건축주의 집과 만날 수 있었다. 차를 세우고 장비를 챙기며 올라온 길을 한번 돌아봤다. 초입에서 본 저수지와 그 뒤로 펼쳐진 산세가 가슴 시원하게 탁 트여 있었다. 미리 나와 있던 건축주가 환하게 맞아줬고 대문을 지나 좀 더 가까운 거리에서 집을 마주했다.
붉은 기와와 아이보리 톤 마감재가 조화를 이룬 모임지붕 형태였다. 전체적으로 형태가 주는 안정감이 돋보였다. 집 주위로는 알록달록 단풍이 든 산이 둘러싸고 있었다. 얼핏 보면 숲속 산장과도 같아 보였다. 차가 밀린 탓에 조급했던 마음도 차분하게 가라앉는 듯했다. 그렇게 건축주의 안내를 받아 실내로 들어와 본격적인 취재를 시작했다.
트인 풍광을 적극적으로 끌어오는 공용부
2층 규모의 주택은 크게 1층을 공용부로, 2층을 전용부로 나눠 계획됐다. 현관을 기준으로 오른쪽에는 거실과 주방·식당을 배치했고, 왼쪽에는 손님이라도 올 경우를 대비해 게스트룸을 마련했다.
거실과 주방·식당은 벽 없이 일체화해 개방감과 확장감을 극대화하는 것이 전원주택의 일반적인 설계다. 이와 달리 건축주의 집은 사이에 벽을 두고 거실과 주방·식당으로 나뉜다. 두 곳 모두 공용공간이지만 공간의 명확한 쓰임을 유도하고 오히려 정돈된 공간감을 선사하는 듯하다. 천장 끝 선 가깝게 높이 튼 사이 개구부에 답답함도 느껴지지 않는다.
주방은 아일랜드 조리대를 더해 11자 구조로 계획했고 그 앞에 테이블을 뒀다. 11자 구조 덕분에 조리 효율은 물론 조리하는 동안에도 등지지 않으니 대화가 단절될 일도 없다. 테이블 앞 큰 창 너머로 변하는 계절과 시간이 실내에 가득 담긴다. 즐거운 식사 분위기가 조성되고 따듯한 햇살이 공간 깊숙하게 스며들어 보다 아늑한 분위기를 부여할 것이다.
게스트룸은 여분 공간을 활용했다기보다는 애초 계획에 반영해 착실하게 구성된 느낌이다. 작은 드레스룸까지 마련해 머무는 동안 손님에게 조금의 불편함도 주지 않겠다는 건축주의 깊은 배려가 느껴진다.
일상을 뒷받침할 포치는 집의 핵심 공간
2층으로 향하는 계단실도 비교적 넓은 면적으로 설계했다. 넓은 계단참과 디자인 조명 덕분에 안정감과 동시에 오르내리는 동안 공간 전이의 기대도 증폭된다. 하부에는 포켓 수납공간으로 알뜰하게 사용했다.
2층은 메인 침실과 가족실 그리고 포치로 구성된다. 메인 침실은 드레스룸과 개인 욕실까지 포함한 마스터룸으로 설계됐다. 넓은 면적은 아니지만 우드 톤 마루와 아이보리 톤 마감재가 편한 수면을 유도하는 듯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가족실은 한쪽 벽면 전체에 맞춰 수납장을 맞춤 제작했다. 수납 효율을 극대화시킬 뿐만 아니라 시야적으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공간감을 선사한다. 공간의 쓰임은 다르지만 메인 침실과 같이 우드 톤 마루와 아이보리 톤 마감재를 동일하게 사용해 전체적인 통일감도 맞췄다.
멋진 뷰를 살릴 핵심 공간은 바로 포치다. 거의 침실과 비슷한 면적으로 설계해 주택에서 비중 있게 차지한다. 널찍한 곳이라서 뷰 감상 이외에 여가생활이나 취미활동도 즐길 수 있다. 지붕도 갖추고 있어 비나 눈이 오는 날에는 따뜻한 차 한 잔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건축주의 집 바로 앞에는 같은 형태의 집 한 채가 더 있다. 현재 그곳은 건축주가 운영하는 회사의 직원이 살고 있다고.
건축주는 미리 사둔 땅에 은퇴 시기를 고려한 집짓기를 결심하고 여러 곳을 찾아다녔다. 그 과정에서 우연히 만난 본 건축회사의 모델하우스를 한번 다녀온 후 큰 만족감을 얻어 이곳에 집을 짓기로 최종 결정했다. 하지만 곧바로 건축 계약을 하진 않았다. 지금 집의 앞 집(현 직원의 집) 설계를 먼저 부탁한 후 집 짓는 과정을 잘 지켜봤다.
모델하우스 방문과 친절한 상담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던 건축주는 깔끔한 건축 공정과 완공 후 주택 상태를 보고 건축회사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그 확신이 바로 이번 집까지 부탁했던 계기로 이어졌다.
건축주는 지인 초대나 가족 제사 등을 염두에 두고 2층 규모를 바랐다. 여기에 거실과 주방은 떨어졌으면 하는 추가 사항 정도만 덧붙여 나머지는 업체에 맡겼다. 이미 모델하우스에서 본 공간 설계나 앞 집을 먼저 진행한 시공 과정 등으로 불안함은 없었기 때문이다. 집 짓는 데 10년 늙는다는 말도 이번 건축주에게는 해당되지 않았다.
입주한 지 약 반년이 지난 지금, 건축주는 이곳에서의 유유자적한 생활이 기대된다며 배웅을 나왔다. 작게 휘파람 불며 아직 완성하지 않은 정원을 마저 손질하고자 돌아가는 뒷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이 왠지 좋은 공간을 지어야 하는 이유를 말하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