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바이너 사라지는 차량용 HUD..."대세는 증강현실"
컴바이너 타입의 헤드업디스플레이(HUD)가 완성차 업계에서 사라지고 증강현실 HUD가 그 자리를 대체할 전망이다. 상용화 단계 직전인 4단계 자율주행차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다.
한영훈 현대모비스 EC랩장 상무는 26일 경기 용인시 현대모비스 기술 연구소에서 열린 '미디어 테크 데이' 에서 <블로터> 취재진과 만나 "현재 완성차 업체들이 컴바이너 타입의 HUD 제작 요구를 잘 하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컴바이너 타입 HUD는 자동차 계기판 또는 클러스터 윗쪽에 별도의 유리를 세워 비추는 형태로, 윈드쉴드(앞유리)에 비추는 HUD와 다른 구조다. 부품 단가가 일반 HUD 대비 저렴해 그동안 현대차 코나, 벨로스터, 기아 셀토스, 르노코리아 SM6 등에 주로 탑재됐다.
하지만 컴바이너 타입 HUD 시인성이 윈드쉴드형 HUD 대비 나쁘다는 고객 의견이 많아지자, 르노코리아는 지난 2020년 SM6 성능 개선 모델을 출시하면서 컴바이너 타입 HUD 사양을 제외했다. 현대차도 지난 1월 출시된 2세대 코나부터 컴바이너 타입의 HUD 사양을 없애고, 윈드쉴드형 HUD로 대체시켰다.
한 상무는 앞으로 증강현실 HUD를 시장의 대세라 판단하고 해당 기술 개발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율주행 2단계 시대가 저물고 가까이 다가온 3단계 또는 4단계를 맞이하기 위한 전략이다. 그는 "기존 HUD가 단일 차선의 정보를 요약해 보여줬다면, 증강현실 HUD는 차선 좌우측 차량 통행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며 "안전을 추구하는 증강현실 HUD 개발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판매중인 현대차 아이오닉 5와 벤츠 EQS 등에 탑재된 증강현실 HUD는 차량 주변 현황을 보여줄 수 있는 형태로 제작됐지만, 앞으로 개발될 차세대 증강현실 HUD는 차량 전방 2m 부근의 정보까지 파악할 수 있는 수준으로 향상될 계획이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자율주행 3단계의 경우, 위급상황 시 운전자가 직접 수동운전으로 전환해야 하기 때문에 증강현실 HUD가 주행에 방해를 주는 정보를 제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완전 자율주행 단계인 4단계부터 운전자 객체 정보, 인포테인먼트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증강현실 HUD에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이날 테크 데이 행사에서 '고급화-안전성-가변성’을 키워드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하는 혁신 기술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이미 34인치 초대형 커브드 화면이 움직이는 ‘스위블(가변형) 디스플레이’와 위아래로 돌돌 말리는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25인치 고화질 로컬디밍 HUD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개발중인 증강현실 HUD나 롤러블 디스플레이 등의 상용화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