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두환 손자 ‘돈세탁’ 지목한 병원장 “전씨 일가 주치의 맞지만, 진료비만 받았다”

윤기은 기자 2023. 3. 1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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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연루 의혹 전면부인
“며칠 전에도 자택에 왕진
진료비 현금으로만 주더라
4~5년 전 방문했을 당시엔
전재용, 모친 이순자에게
‘돈 꿔달라, 도와달라’ 말해”
전직 대통령 고 전두환씨 손자 전우원씨. 전우원씨 유튜브계정 갈무리

전직 대통령 고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씨(27)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전씨 일가의 ‘돈 세탁’을 맡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병원의 병원장이 “내가 (전두환 일가의) 주치의가 맞다”고 밝혔다. 돈 세탁 등 전씨 일가의 비자금 연루 의혹은 부인했다. 우원씨가 쏟아내고 있는 폭로성 주장 일부가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A 원장은 16일 서울 중구의 한 병원에서 경향신문과 만나 “몇십년 전부터 그 집 치과 주치의를 맡고 있으며 며칠 전에도 진료 차 댁에 다녀왔다”고 말했다. A 원장은 전씨 일가가 진료비를 현금으로만 주었다고 했다.

A 원장은 진료비 금액에 대해서는 “치과에서 책정한 우리 환자들 진료비와 같다”며 “출장이라고 (진료비를) 더 받거나 하진 않는다”고 했다. 주치의 계약서는 따로 작성하지 않았다고 한다. 해당 병원 이용자들이 인터넷에 남긴 후기에 따르면 턱 관절 치료에 보통 1000만원 가량의 시술비가 드는 것으로 보인다. A 원장은 우원씨가 자신의 병원에서 턱 관절 교정을 받았다고 했다.

A 원장은 4~5년 전쯤 전씨 자택을 방문했을 당시 우원씨 부친인 전재용씨가 전두환씨의 부인 이순자씨에게 “돈을 꿔달라. 어머니 도와달라”라는 취지로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했다. A 원장은 “(전재용씨가) 돈이 없다고 얘기를 하고 다녔다”고 덧붙였다.

A 원장은 전두환씨가 강원도 백담사에서 나와 자신의 병원 옆에 사무실을 차리면서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전두환씨) 밑에 계신 분들이 서울고등학교 동문이었다”며 “그집 막내아들이 턱관절 문제가 있었고, 전두환 대통령 부인에게 턱관절 책을 주자 놀라워했다. 그때부터 연분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 이후 A 원장은 전두환씨 부부와 자녀, 손자, 전두환씨의 전 경호실장 딸의 치아 교정이나 턱관절 진료를 맡아왔다고 했다. 해당 병원에는 전두환씨 부부도 직접 방문했다. A 원장은 전우원씨의 영상이 나온 스마트폰 화면을 가리키며 “어멍(모친)이 부탁해서 내가 교정해줬다”고 했다.

A 원장과 전두환씨는 사적으로도 만남을 이어갔다. A 원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 부부와 골프를 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전우원씨 인스타그램 갈무리

전두환 일가의 ‘돈 세탁’에 연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은 강하게 부인했다. A 원장은 “(전두환 일가에서) 진료비 외에 돈을 받은 건 하나도 없다”며 “전두환 대통령에게 부탁한 것도 하나도 없다. 금전적으로 힘들었을 당시에도 (돈) 꿔달라 안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전씨 일가로부터 받은 진료비에 대한 세금도 신고하고 있다고 했다.

전우원씨는 인스타그램에 해당 병원 사진과 함께 “이순자씨의 검은돈을 다량 보유하고 있음. 돌팔이 사기꾼임”이라며 “이 자에게 치료를 받고 TMJ 턱관절 장애가 생겼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전재용부터 해서 가족 중에 이 사람들 거치지 않은 자가 없음”이라며 “치료 한번에 몇백은 기본으로 나가는 곳임. 돈세탁에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큼”이라고 주장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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