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부활하나? 기아 K9 반전 시나리오

기아 K9 2023년형 외관

한때 기아자동차의 자존심이었던 대형 플래그십 세단 K9이 조용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2012년 화려하게 등장해 BMW 7시리즈, 벤츠 S클래스와 정면승부를 선언했던 K9이지만, 현재는 월 평균 300여 대 수준의 초라한 판매량으로 단종설까지 돌고 있는 상황. 그런데 최근 업계에서는 K9의 완전한 변신을 예고하는 소식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바닥을 친 판매량, 그러나 포기하지 않는 기아

2024년 K9의 누적 판매량은 고작 2,209대에 불과했다. 같은 해 제네시스 G90이 8,000여 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처참한 수준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2025년 5월 기준 월 판매량이 109대로, 전월 147대보다도 38대나 감소했다는 점이다.

기아 K9 최신 모델 렌더링

이런 참담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기아는 K9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고 있다. 2025년형 K9을 5월에 출시하며 최대 132만원의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상품성 개선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3.8L 가솔린 모델은 5,871만원부터, 3.3L 터보 모델은 6,517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대를 유지하며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서의 입지를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

2026년 풀체인지로 완전한 변신 예고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K9이 2026년경 3세대 풀체인지 모델로 완전히 새롭게 태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단순한 페이스리프트가 아닌 플랫폼부터 디자인, 파워트레인까지 모든 것을 바꾸는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추가 가능성이다. 기아는 이미 K8 하이브리드를 통해 대형 세단 전동화 기술을 검증했고, 이를 바탕으로 K9에도 3.0L 가솔린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K9이 극복해야 할 3가지 한계

K9의 부활을 위해서는 몇 가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 브랜드 정체성 문제다. K9이라는 네이밍 자체가 ‘개’를 연상시켜 해외 시장에서 부정적 인상을 준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K시리즈로 통일된 네이밍 때문에 플래그십만의 독자적 이미지 구축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둘째, K8과의 차별화 부족이다. 2021년 등장한 K8이 K9과 비슷한 실내 마감재와 옵션을 제공하면서 ‘굳이 K9을 선택할 이유’가 사라졌다. 실제로 K8은 월 평균 3,000대 이상 판매되는 반면, K9은 300여 대에 그치고 있다.

셋째, 제네시스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프리미엄 역할을 제네시스에 집중시키면서, K9은 애매한 포지션에 머물고 있다.

반전을 위한 기아의 전략

이런 한계들을 극복하기 위해 기아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전략들이 있다.

우선 디자인 혁신이다. 기아의 최신 디자인 철학인 ‘Opposites United’를 반영한 완전히 새로운 외관 디자인이 적용될 예정이다. 기존의 보수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나 더욱 역동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모습으로 변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동화 기술 도입도 핵심이다. 하이브리드 시스템뿐만 아니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버전까지 고려되고 있어, 친환경 트렌드에 부응하면서도 차별화된 상품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독자적 브랜드 전략도 검토되고 있다. 과거 제네시스처럼 K9을 별도 브랜드로 독립시키거나, 최소한 K시리즈와는 구별되는 독자적 아이덴티티를 부여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시장의 반응과 전망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K9의 부활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상품성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브랜드 전략부터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제네시스와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전기차와 SUV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장에서 대형 세단의 입지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K9이 성공하려면 단순히 기존 시장을 되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제시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K9이 가진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다. 차량 자체의 품질이나 성능, 정숙성 면에서는 이미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장점들이 시장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 기회일 수도

K9의 미래는 2026년 풀체인지 모델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 만약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현대 아슬란처럼 조용히 단종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성공한다면 기아가 진정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한때 기아의 기함이었던 K9이 다시 한 번 화려한 부활을 이룰 수 있을지, 자동차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026년, K9의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기사에 사용된 이미지들은 모두 기아 K9의 실제 모델과 최신 렌더링 이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