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BNK금융’ 지분 매각 만지작?...부산은행, 시중銀 도전하나 

조회수 2023. 7. 13.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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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일본 법인 광윤사가 BNK금융지주 지분을 처리해 눈길이 쏠린다.

최근 몇 년간 외부에 BNK금융지주 지분을 매도하는 등 행보를 보이지 않았던 롯데그룹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허용된 시점에서 이례적인 블록딜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나머지 지분 매각도 추진해 지주 산하의 지방은행인 부산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꾀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광윤사의 블록딜, 시중은행 전환 허용된 ‘묘한 시점’ 눈길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참조)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DART)에 따르면 최근 BNK금융지주는 광윤사가 보통주 275만8095주를 시간외매매(블록딜)로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현재 광윤사가 보유한 지분율은 기존 0.84%에서 0%가 됐다.

이로써 BNK금융지주의 최대주주인 롯데그룹의 지분율은 11.14%에서 10.3%로 줄어들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부산롯데호텔이 2.76%, 롯데쇼핑 2.62%, 롯데장학재단 1.77%, 롯데홀딩스 1.44%, 롯데칠성음료 0.66%, 패밀리 0.58%, 호텔롯데가 0.47%를 보유하고 있다.

그간 시장에서는 롯데그룹이 40년 넘는 세월 동안 BNK금융지주 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면서 자본 투입을 이어 왔기에 지분을 정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1980년 6월 부산은행의 최대주주를 지낸 것을 시작으로 줄곧 BNK금융지주의 대주주 자리를 지켜온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블록딜을 두고 롯데그룹이 BNK금융지주의 지분 매각을 위해 채비를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근래 들어 롯데그룹이 관계사가 아닌 외부에 지분을 매각한 적이 없는 만큼 최근의 블록딜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블록딜은 최근 당국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허용한 가운데 이뤄져 롯데그룹이 부산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된다. BNK금융지주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등 지방은행 두 곳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규모가 큰 부산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추진을 고려할 만하기 때문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참조)

시중은행 인가를 위해선 최소자본금 요건(1000억원)과 지배구조 요건(산업자본 보유 한도 4%·동일인 보유 한도 10%)을 충족해야 한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자본금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각각 9774억원, 4321억원으로 자본금 요건은 충족하고 있다.

다만, BNK금융지주를 100% 최대 주주로 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롯데그룹의 지분율(10.3%)로 현재 시중은행 전환이 어려운 상황이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은 산업자본의 은행지주 보유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는 시중은행 지분을 4% 이상 보유할 수 없고, 동일인이 10% 이상을 소유할 수 없게 규정하고 있다. BNK금융지주의 최대주주이자 비금융주력자인 롯데그룹은 이를 모두 초과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지분을 더 처분해야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길이 열리는 셈이다.

롯데그룹이 금산분리 원칙에 의해 BNK금융지주 지분 투자로 수익 창출 외에는 별다른 혜택이 없다는 점도 지분 매각의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한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지금 당장은 지분 매각 계획이 없다”면서 추후 지분 매각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부산은행, 지방은행→시중은행 전환 실익 있나?

부산은행 본점 (사진=BNK금융지주)

이번 블록딜로 롯데그룹의 BNK금융지주 지분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BNK금융지주 산하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될 시의 실익이 주목된다.

부산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게 되면 △주가 △자금조달 부문에서의 ‘지방은행 디스카운트 해소’가 큰 이점이 될 전망이다.

부산은행 모기업인 BNK금융지주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22배다. 시중 금융지주의 평균 PBR(0.32배)보다 낮다. PBR이란 주가와 1주당 순자산을 비교한 수치로, 재무 상태 대비 주가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지방은행이라는 브랜드 탓에 장부상 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 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DGB금융지주는 최근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라는 호재가 생기면서 주가가 오르기도 했다.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면서 시장평가가 개선된 셈이다.

자금조달도 현재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가능해질 전망이다. 통상 지방은행은 시중은행보다 선순위채권은 4bp, 후순위채권 및 신종자본증권은 21~25bp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지방은행의 신용등급이 신한·KB국민은행 등 여타 시중은행과 동일한 'AAA'라고 하더라도, 실제 채권발행 금리는 늘 시중은행보다 높여야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시중은행과의 브랜드파워에서 밀리는 것이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면 현재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게 큰 이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울러, 특정 지역에서 해당 지역 브랜드와 지방은행이라는 타이틀이 영업의 제약요소로 작용해왔던 만큼 더 활발히 전국구 영업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 지분 매각 추진해도 규제로 난항 예상

롯데그룹의 BNK금융지주의 지분 매각이 공식화 될 경우 금융주력자, 즉 금융권이 인수하는 편이 잡음이 적을 전망이다. 시너지를 내기에도 유리하다.

다만, 금융지주사가 롯데의 BNK금융지주 지분 인수를 추진할시 규제로 인해 난항이 예상된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의 지분을 30% 이상 보유해야 하는 요건이 있어 지분 확보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자회사는 손자회사의 지분을 마찬가지로 30% 이상 보유해야 하고, 손자회사는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소유해야 한다는 등의 요건이 있다. 해당 요건을 맞추지 못할 경우 2년 내 전량 매각이 요구된다.

다른 대기업과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도 롯데로부터 지분을 인수하는 것은 쉽지 않다. 금융지주의 보유 지분율이 제한된 비금융주력자에 속해 금산분리 등 규제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대형 PE들의 경우 지방금융지주에 대한 인수 의지를 내비치고 있으나 2년마다 대주주 적격성 유지 심사를 받아야 하는 점이 큰 부담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 최대주주의 최다출자자를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으로 최종 지배력 소유 1인에 대해 법 위반 사실 등을 심사하고 있다.

한 PE 관계자는 “보유 지분율 제한 등 법적인 규제가 강해서 PE의 금융지주사 인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법으로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PE들이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승인 등의 장벽을 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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