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싱크탱크 "대만 전략적 모호성 재검토를"…"中 제압 가능한지 의문"

미국 전략가들 사이에서 대만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버릴 때가 됐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이들이 말하는 방향은 개입 명확화가 아니라 개입 배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 미국 내에서 대만 관련 전략적 모호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 단교하고 '하나의 중국'을 지지했다. 동시에 대만관계법에 근거해 무기 판매는 계속해 왔다. 그러나 양안 분쟁 발생 시 군사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왔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워싱턴 싱크탱크 디펜스 프라이어리티스의 군사 분석 책임자 제니퍼 카바나흐는 지난달 1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 관리들이 처음 대만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표명했을 당시에는 중국군의 군사력이 미국의 군사력에 미치지 못했다"고 썼다. 이어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군사적 부상으로 지역 세력 균형이 바뀌었다는 진단이다. 전략적 모호성이 작동하던 전제 자체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첨단 무기와 해군력이 부족하다"

카바나흐 연구원은 "미군은 주요 강대국 간 분쟁에 필요한 첨단 무기와 해군력이 부족한 것 등 취약점도 드러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을 둘러싼 전쟁에서 중국을 제압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밝혔다. 미국의 세계적 역할에 대한 광범위한 논쟁과 군사력 제약이 겹친 결과다. 현실주의 전략가들은 중국과 미국 간 파국적인 전쟁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대만 문제에 대한 군사 개입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직은 소수 의견

SCMP는 이런 주장이 아직 소수 의견이라고 전했다. 미 의회와 행정부의 주류 기조는 여전히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와 억제력 강화에 맞춰져 있다. 다만 논쟁 자체가 공개적으로 벌어진다는 점이 변화로 읽힌다. 전략적 모호성은 중국의 무력 사용을 억제하는 동시에 대만의 공식 독립 선언을 막기 위한 장치였다.

중국군은 지난해 12월 말 이틀간 군용기와 함정을 대거 동원해 대만을 포위하는 형식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발사된 로켓포 27발이 대만 접속수역 인근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억제의 전제를 다시 계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사진 출처=뉴시스, 중국군 동부전구, 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