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위험 無' 배터리 나온다...스탠다드에너지, '바나듐이온 배터리' 양산 앞둬

​​​​​​​스탠다드에너지, 세계 최초 개발...​​​​​​​내년 해외 진출, 2027년 IPO 계획
"ESS 최적화 배터리, 생태계 구축하겠다"

물 기반의 전해액을 사용해 화재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이차전지가 국내 기업에 의해 개발돼 대량 생산을 앞두고 있다.

데이터센터 등의 정보기술(IT) 인프라, 전기차 급속충전기 등에 사용되는 ESS용 이차전지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향후 성장성이 기대된다.

ESS 전문 기업 스탠다드에너지는 11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불이 나지 않는 바나듐이온 배터리(VIB)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한다고 밝혔다.

바나듐이온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물을 기반으로 하는 전해액을 사용해 발화 위험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이 특징이다.

데이터센터의 경우 데이터 처리량에 따라 전력 사용량 변화가 커 급속 충·방전이 필요하다. 하지만 급속 충방전시 배터리의 온도가 급격하게 올라 화재 위험성이 커져 화재 안정성을 갖춘 ESS용 이차전지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돼 왔다.

스탠다드에너지에 따르면 현재 상용화된 배터리 중 1시간에 3번 이상 충·방전할 수 있는 배터리는 바나듐이온 배터리가 유일하다.

스탠다드에너지는 ESS에 특화한 바나듐이온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데 이어 내년 1분기까지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h(메가와트시)급 양산 시설을 갖춰 생산량을 현재의 10배 이상으로 늘리면 내년 하반기부터 원활한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탠다드에너지는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바나듐이온 배터리 제품 인증을 받았고, 이어 7월부터 고객사에 제품 공급을 시작했다.

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가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 스탠다드에너지

스탠다드에너지는 내년에 해외 인증을 거쳐 해외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ESS 시장이 다른 국가에 비해 앞선 미국과 일본에 진출할 예정이다.

특히 일본의 한 전기차 충전소 분야 기업과는 현재 사업 논의가 마무리 단계로, 내년 상반기 중 일본 현지에 제품을 공급해 ESS를 설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2026년 유럽과 중동 시장에도 진출하고 2027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향후 본격적인 생산 증가 및 사업화를 위해 우리 기술을 활용해 함께 생산·판매할 파트너를 국내외에서 만들어 바나듐이온 배터리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것"
- 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 -

한편, 스탠다드에너지는 카이스트 출신 김부기 대표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이 2013년에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2대 주주는 롯데케미칼로, 롯데케미칼은 2022년 1월 650억원을 들여 스탠다드에너지 지분 15%를 인수했다.

스탠다드에너지는 한국조선해양과 차세대 전기추진선 개발을 협력 중이다. 또 국내 여러 대기업들과 협업을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