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KT 꺾고 PO 열리는 대구행…2승 챙긴 임찬규는 시리즈 MVP
잠실 = 정세영 기자
"오늘 가장 중요한 것은 선발 싸움이다. 선발 투수가 얼마나 버텨주느냐에 따라 경기 흐름이 좌지우지될 것 같다."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의 2024 신한 쏠(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를 앞둔 염경엽 LG 감독의 말이다. 이날 경기는 양 팀에 물러설 곳 없는 벼랑 끝 승부였다. 양 팀 모두 총력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불펜 가용 자원이 떨어지는 LG로선 선발투수 임찬규의 호투가 절실했다. 염 감독은 "임찬규가 선발로 제 역할을 해주는 게 승리의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고 임찬규의 활약을 기대했다.
이날 임찬규는 염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임찬규는 이날 KT 타선을 6이닝 1실점으로 막아내고 LG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임찬규는 승리 투수. 총 89개를 던진 임찬규는 KT 타선을 상대로 삼진을 4개를 뺏어냈고, 안타는 3개만 허용했다. 임찬규는 최고 시속 146㎞까지 찍힌 직구(33개)에 체인지업(35개), 커브(16개), 슬라이더(5개) 등을 적절히 섞어 던지며 상대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특히 6회까지 상대 타선에 단 2개의 안타만 내주는 등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아울러 임찬규는 ‘KT 킬러’의 면모를 다시 한 번 과시했다. 임찬규는 올 시즌 KT를 상대로 4차례 등판해 3승(무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강했고, 가을 무대에서도 똑같이 뽐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임찬규는 장성우에게 좌전 안타, 강백호에게 볼넷을 내준 뒤 손주영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손주영은 임찬규가 남긴 주자 한 명을 홈으로 불러들였지만,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LG 타선도 1회 말 오스틴 딘과 김현수의 적시타 등으로 2점을 뽑은 데 이어 3회에도 1사 3루에서 오스틴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추가 1득점 3-0의 리드를 잡아 임찬규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임찬규가 내려온 뒤에는 손주영이 2이닝 무실점,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지켰다.
임찬규는 지난 6일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도 선발투수로 등판해 5.1이닝을 7안타 2실점(1자책점)으로 틀어막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데뷔 첫 포스트시즌 첫 승리. 이어진 운명의 5차전에서도 승리 투수가 된 임찬규는 이번 시리즈 MVP(최우수선수)에 등극했다. 임찬규는 경기 후 시리즈 MVP 투표에서 유효 투표수 67표 중 가장 많은 34표(득표율 50.7%)를 획득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에르난데스의 역투도 돋보였다. 에르난데스는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 모두 등판해 7.1이닝을 5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5경기에서 2세이브와 1홀드를 수확한 에르난데스는 2005년 위재영(SK), 2010년 강영식(롯데), 고창성(두산), 2013년 한현희(넥센), 2017년 원종현(NC)과 같은 단일 준플레이오프 최다 등판 타이기록을 세웠다. 외국인 투수가 단일 준플레이오프에서 5경기에 등판한 건, 에르난데스가 처음이다.
염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MVP는 임찬규가 받았지만, 내 마음속의 MVP는 에르난데스다. 외국인 선수지만, 팀을 생각하는 마음이 선수단에 전해져서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에르난데스의 역투는 컸다"고 칭찬했다.
대구행 티켓을 챙긴 염 감독은 "어떤 준플레이오프보다 힘들었다"면서 "5차전 예상했다. 우리가 좀 더 운이 따라서 플레이오프에 올라갔다. 우리 선수들이 KT 선수들보다 조금 더 절실했던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염 감독은 "첫 번째 관문 통과했다. 목표는 한국시리즈다. 팬들에게 재미있는 경기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올가을 쉼 없이 달린 KT는 이날 경기를 끝으로 시즌 일정을 마무리했다. 1일 SSG와의 5위 결정전에서 승리한 KT는 2∼3일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 2차전에 모두 승리하며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어진 준플레이오프에서도 5차전까지 상대를 물고 늘어지는 ‘가을 투혼’을 선보였다.
이강철 KT 감독은 "선수들이 잘 해줬다. 두산과 LG 선수들과 좋은 경기를 해 감사하다. 항상 벼랑 끝에 있었다. 마지막 운이 LG로 갔다. 선수들이 잘 버텨줬다"라면서 "팬들과 함께 0%의 확률을 깨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감사하고 죄송하다"라며 시즌을 마무리한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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