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엔비디아와 본격 경쟁…자체 AI 칩 승부수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이 1990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칩 사업에 진출, 엔비디아 중심의 AI 반도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Arm은 7일(현지시간) 실적 발표를 통해 자체 개발 데이터센터용 칩 ‘AGI CPU’의 2027~2028 회계연도 누적 매출이 20억달러(약 2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3월 제품 공개 당시 제시했던 전망치의 두 배 수준이다.
회사는 지금까지 반도체 설계 지식재산권(IP)을 엔비디아와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창립 35년 만에 처음으로 완성형 자체 칩 시장에 직접 뛰어들면서 기존 고객사들과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Arm의 사업 구조 전환이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시장 판도 변화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르네 하스 최고경영자(CEO)는 “AGI CPU 수요가 기대를 웃돌고 있다”며 “Arm이 AI 시대 핵심 컴퓨팅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지난 3월에도 새 칩 사업이 향후 5년간 회사 매출을 5배 성장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Arm은 AI 산업 성장 과정에서 중앙처리장치(CPU) 역할이 다시 커지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초기 AI 시장이 모델 학습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AI 추론과 AI 에이전트 구동이 확대되면서 CPU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스 CEO는 AI 애플리케이션 구동에 필요한 CPU 수요가 향후 4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Arm뿐 아니라 AMD와 인텔 등 CPU 강점을 가진 기업들이 AI 시대 새로운 수혜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전략 변화는 Arm의 대주주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AI 반도체 공급망 구축 구상과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손 회장은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춘 독자 AI 생태계 구축 전략인 ‘이자나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rm의 3월 말 마감 분기 매출은 15억달러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현재 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12억6000만달러로 월가 전망치(12억달러)를 웃돌았다. 이날 Arm 주가는 10% 급등했으며, 연초 대비 상승률은 두 배를 넘어섰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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