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히트 깐부치킨, 왜 호남엔 없을까
"물 들어와도 노 안 젓는다" 무리 확장 안해
'AI 깐부세트' 수익도 점주와 나누며 환원
"호남 진출은 완벽히 준비된 뒤에야 시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서울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치맥 회동'을 가진 뒤, 깐부치킨은 단숨에 '성지'로 떠올랐다. 황 CEO가 앉았던 테이블을 찍기 위한 '오픈런'이 이어졌고, 서울 강남 일대 매장은 평소보다 매출이 30~50% 급증했다.
하지만 광주·전남·전북·제주 등 호남 지역에는 깐부치킨 매장이 단 한 곳도 없다. 과거 목포에 있던 유일한 매장마저 수년 전 폐점하면서 이후 신규 출점이 끊겼다. 전남일보가 5일 깐부치킨 본사 관계자와 단독 통화해 지역 미진출 배경과 향후 계획 등을 확인했다.
수도권만 직접 물류 "지방 준비 안돼"
깐부치킨 본사는 현재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만 물류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새벽배송, 신선도 관리, 선입선출(FIFO) 시스템 등 자사 품질 기준을 지키기 위해서다.
"지방권에 물류 인프라가 없으면 점주와 본사 모두 피해를 봐요. 우리 기준에 맞는 물류 품질이 확보되지 않으면 출점 자체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지역민들의 아쉬움이 들려오지만 호남, 경상, 충청권은 아직 그 체계가 갖춰지지 않아 가맹 상담도 수도권에 한정하고 있어요."

확장보다 '점주 보호 우선' 정책
젠슨 황 CEO 방문 이후 깐부치킨은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지만, 본사는 가맹 상담을 잠정 중단했다. 갑작스러운 수요 증가에도 '지금은 물 들어올 때 노를 젓는 시점이 아니다'는 판단 때문이다.
"요즘처럼 이슈가 생기면 '기회'라는 말씀을 많이 하시죠. 하지만 준비 안 된 확장은 점주와 본사 모두에게 손해입니다. 점주님들은 전 재산을 걸고 하는데, 무리한 창업 권유는 있어선 안됩니다. 가맹 희망자에게도 다른 브랜드 상담을 함께 권유합니다."
현재 깐부치킨은 기존 매장의 위생과 서비스 품질을 재점검하며, 물류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다. 누리집 공지에도 '확장이 아닌 본질에 충실하겠다. 조급함 대신 준비된 모습으로 나아가겠다'는 문구를 올렸다.
물류 문제로 유지 어려웠던 전라도 매장
깐부치킨은 과거 목포와 광주 등 전라도 지역에도 매장을 운영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에도 안정적인 물류 체계를 확보하지 못해 장기 운영이 힘들었다는 게 본사 설명이다. 현재는 호남권 매장이 전무하며 단기간 내 출점 계획도 없다.
"과거 목포·광주 등 전라도에 매장이 있었습니다. 다만 꽤 오래된 일이라 폐업 이유 등 구체한 데이터는 확인이 어렵습니다. 당시에도 물류·서비스 유지 문제가 컸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번 깐부 열풍의 중심이 된 삼성점의 경우, 본사 차원의 기획이 아닌 점주의 꾸준한 운영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본사는 설명했다.

'AI깐부세트' 수익 일부 점주에 환원
깐부치킨은 최근 출시한 'AI깐부세트' 판매 수익 일부를 점주에게 환원하기로 했다. 젠슨 황 CEO의 방문으로 발생한 뜻밖의 매출 상승이 현장의 성실한 점주 덕분이라는 판단에서다.
본사는 이미 해당 세트 판매 수익의 10%를 기부하기로 했으며, 여기에 더해 일정 비율을 점주에게 되돌리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매장 환경 개선비나 물품 공급 비용 일부를 본사가 부담하는 상생 지원책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 행운은 점주들이 잘해서 얻은 결과입니다. 그 이익을 소비자와 점주 모두에게 돌려드리고 싶은 거죠. 당연한 일을 당연히 하는 게 깐부의 철학입니다."
빠름보다 바름 택한 '진짜 깐부'
깐부치킨은 장기적으로 지방 진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다만 핵심 조건은 '직접 물류 운영'이다. 본사는 수도권 중심의 새벽배송 체계를 강화하면서 지방권 물류 거점 구축을 검토 중이다.
"호남 진출 가능성을 포기한 건 아닙니다. 다만 직접 물류 인프라와 운영 인력이 확보돼야 하고, 새벽배송과 신선도 관리가 흔들리지 않는 수준이 돼야 합니다. 그래야 점주·고객 모두가 손해를 안 봅니다. 그 전까지는 절대 서두르지 않겠습니다."
깐부치킨은 현재 주문 폭주로 일부 직영점을 임시 휴업하며 가맹점 물량을 우선 배정하고 있다. 인기세에 올라탄 다른 프랜차이즈들과 달리, 깐부는 속도보다 방향을 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