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라북도 익산시 망성면에 위치한 하림 익산 공장. 전통의 곡창 답게 광활한 평야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뚝 솟은 생산기지는 거대한 위용을 자랑한다. (사진=하림)
지난 4일 전북 익산시 망성면 일대. 논과 밭이 펼쳐진 광활한 평야 한 가운데 우두커니 솟은 하림 닭고기 종합처리센터는 마치 하나의 문명을 연상케 했다. 주변 환경과 사뭇 다른 최첨단 비주얼이 머금은 위용은 멀리서부터 압도적이었다. 실제로 이곳 생산기지는 병아리 10마리에서 시작해 글로벌 종합식품 기업으로 도약한 하림의 성공 신화가 피어난 근원지다.
국내 재계 30위권 대기업 중 지방에 본사 거점을 두고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은 하림이 유일하다. 그만큼 하림이 익산을 고집하는 이유는 분명하고 타당하다. 바로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사육 농가뿐 아니라 도계 및 가공, 소비자 직배송을 위한 물류센터까지 한데 모인 식품 사슬은 음식 본연의 맛을 보호하고, 극대화하기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하림은 농장, 공장, 시장을 연결하는 ‘삼장통합’을 내세워 대한민국 1등 닭고기는 물론, 익산을 동북아 주요 식품허브로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닭고기 종합처리센터 내부는 설비 시설 외에도 일반 사무공간이나 구내식당, 직원 휴게실을 아우르는 청결함이 돋보였다. 식품기업으로서 생명과도 같지만, 그만큼 지키기 까다로운 원칙이기에 이는 '1등 기업'다운 결과물이라는 인상이었다. 이날 하림 관계자는 "신선한 재료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고 최고의 맛이 아니면 출시하지 않는다"며 사업 원칙을 소개했는데, 직접 생산 과정을 살펴보니 이러한 자신감을 뒷받침하는 배경엔 하림만의 기술력이 자리한다는 것을 실감했다.
닭고기 종합처리센터 내부에 위치한 프레시 키친에서 전문가의 발골쇼가 진행됐다. 가스스터닝, 에어칠링, IFF 등의 특화 기술을 적용해 닭고기 신선도를 유지한다는 게 하림의 설명이다. (사진=박재형 기자)
그중에서도 가스스터닝과 에어칠링, IFF(급속 냉동)는 하림이 자랑하는 핵심 무기다. 먼저 가스스터닝은 도계 전 닭들을 잠들게 하는 시스템이다. 동물 복지의 일환으로 스트레스를 최소화해 고기 품질을 높이는 효과를 낸다. 일반적인 도계장에서 사용하는 전기충격 방식과 달리 가스스터닝을 쓰면 가축의 모세혈관이 터질 우려도 적다. 혈액 제거 과정에서 모세혈관 안의 피까지 배출되게 해 신선도 유지에 도움을 준다는 얘기다.
에어칠링은 차가운 공기만을 이용해 닭고기 온도를 41도에서 2도까지 낮추는 기술이다. 얼음물에 담가 온도를 떨어뜨리는 과정 대신 공기냉각을 사용하기 때문에 맛과 풍미 보존에 유리하다. 교차 오염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효과도 있다. 최장 7km에 달하는 레일에서 200분 동안 찬바람에 노출된다.
마지막 IFF(급속 냉동)는 하림이 닭고기 신선도를 유지하는 비결이다. 갓 잡은 닭고기를 공수해 -35도로 급속 동결하면 세포막이 손상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론 냉동까지 24~36시간이 소요되지만 IFF는 40분으로 단축해 육즙 손실을 최소화했다.
이처럼 ‘기술의 차별화’라는 가치는 닭고기 종합처리센터로부터 9km가량 떨어진 익산시 함열읍 하림 퍼스트키친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하림 퍼스트키친은 찌개, 국, 탕 등 가정간편식을 비롯해 즉석밥, 라면, 만두 등의 생산을 담당하는 곳이다. 종합식품기업으로 탈바꿈한 하림의 신성장동력이자 전초기지인 셈이다. 닭고기 종합처리센터, 하림푸드 푸드폴리스 사이트와 함께 하림푸드 트라이앵글을 형성하고 있다.

전라북도 익산시 함열읍에 위치한 하림 퍼스트키친은 닭고기 외에 국, 탕, 찌개 등의 가정간편식과 라면, 즉석밥 등을 생산하는 기지다. 소비자 직배송을 위한 온라인 물류센터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올 연말부터 운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사진=박재형 기자)
이곳에선 특히 즉석밥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인상 깊었다. 반도체 공장을 방불케 하는 클래스100 수준의 클린룸에서 마이크로 필터로 여과된 물만 쓰이기 때문이다. 클래스100이란 가로, 세로, 높이 1ft의 정육면체 공간 내 직경 0.5㎛의 부유물이 100개 이하인 상태를 말한다.
하림이 즉석밥 유통기한을 10개월로 비교적 길게 유지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기 중 이물질을 원천 차단한 가운데 쌀과 물 말고는 산도조절제나 보존료 등을 일절 첨가하지 않는 것이다. 공정 후반부 실링 단계에서 철저한 리크(누출) 테스트를 거쳐 유통 시 외부 공기의 유입을 방지하는 것도 한몫한다.
하림 관계자는 "하림푸드 트라이앵글을 통해 우리나라 식품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국내 식품시장의 다양한 수요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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