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땅에 4,455억 원 투입하고.." 전국 관광객 1위 달성한 이곳

자연을 지키기 위해 만든 정원
도시의 확장을 멈추고 습지를 선택한
순천만 국가정원의 탄생 비화

순천만 국가정원 /출처: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순천만 국가정원이 지금의 화려한 모습에 이르기까지는 단순한 관광 개발이 아닌,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절박함과 도시의 운명을 건 거대한 선택에 가까운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이 정원은 보기 좋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조성된 곳이 아닙니다. 소중한 자연유산을 지키기 위해, 도시와 자연 사이에 의도적으로 쌓아 올린 하나의 ‘방벽’에 가깝습니다. 겨울처럼 풍경이 단순해지는 계절에 이곳을 걷다 보면 그 선택의 무게가 더 또렷하게 느껴집니다.

쓰레기 매립장이 될 뻔했던 순천만 습지

순천만 국가정원 호수 /출처:한국관광공사 이범수

1990년대까지만 해도 순천만 습지는 쓸모없는 땅, 개발을 위해 언제든 메워도 되는 갯벌로 여겨졌습니다. 실제로 골재 채취와 매립지 활용 계획이 거론되었고, 쓰레기 매립장 후보지로 까지 검토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생태 전문가들은 순천만이 세계 5대 연안습지로 꼽힐 만큼 국제적으로 중요한 생태 공간이라는 점을 꾸준히 알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순천시는 쉽지 않은 결단을 내립니다. “파괴하는 대신, 지키는 방식으로 도시의 미래를 만들자.”이 선택이 바로 순천만 국가정원의 출발점이었습니다.

국가정원의 진짜 목적, 생태 방어선
‘에코 벨트’

순천만 국가정원 /출처:대한민국 구석구석

순천만 국가정원이 만들어진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 순천만 습지를 보호하기 위한 완충지대, 즉 ‘에코 벨트(Eco-Belt)’ 역할이었습니다. 도시가 팽창하면서 아파트 단지와 상가, 도로가점점 습지 코앞까지 밀려오던 상황에서 이대로 두면 소음과 빛 공해로 인해흑두루미를 비롯한 철새들이 떠날 위기에 놓여 있었습니다.

해결책은 단순했습니다. 도시와 습지 사이에 거대한 정원을 조성해도심의 확장을 물리적으로 차단한 것입니다. 순천만 국가정원은 그래서 아름다운 경관 이전에, 습지를 지키기 위한 녹색 방패로 존재합니다.

대규모 투자의 정점,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순천만 국가정원 테마공원 /출처:한국관광공사 두드림

이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든 결정적 계기는 2013년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였습니다. 순천시는 약 2,455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기초지자체로서는 감당하기 쉽지 않은 도전에 나섰습니다.

갯벌에서 약 5km 떨어진 내륙에 세계 각국의 정원을 조성하고, 정원과 습지를 연결하기 위해국내 최초의 무인 궤도차 스카이큐브(PRT)를 도입했습니다. 결과는 성공이었습니다. 박람회 이후 순천만국가정원의 가치는 국가적으로 인정받았고, 2015년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으로 공식 지정됩니다.

2023년의 재도약, 정원은 다시
진화했다

2023 국제정원박람회 /출처:대한민국 구석구석

10년이 흐른 2023년, 순천시는 다시 한번 변화를 선택합니다. 약 2,000억 원을 투입해정원 전반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했습니다. 차가 다니던 도로는 걷어내고 잔디길로 바꾼 ‘그린 아일랜드’ 를 조성했고, 정원 곳곳에는 미디어아트와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접목한 디지털 콘텐츠가 더해졌습니다. 이제 순천만 국가정원은 자연 보존이라는 본래의 목적 위에 세대와 취향을 아우르는 문화 공간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숫자로 보는 순천만 국가정원

순천만 국가정원 꿈의 다리 /출처: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순천만 국가정원은 순천 도사동 일대 112만㎡(약 34만 평) 규모의 부지에 나무 505종 79만 주, 꽃 113종 315만 본이 식재된 대규모 정원입니다. 주요 동선에는 팽나무와 느티나무 등 5만 주를 심어사계절 자연 그늘막을 형성했고, 정원과 순천문학관 구간 4.64km를 오가는 소형 무인 궤도 열차(PRT)도 운영 중입니다. 정원을 둘러본 뒤에는 PRT를 타고 문학관으로 이동한 후, 순천만 초입 무진교까지 1.2km를 갈대열차로 이어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순천만 국가정원은 현재도국 내 대표 생태 관광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최근 기준으로 순천만 국가정원과 순천만 습지를 찾는 방문객 수는 연간 약 400만 명 이상으로 꾸준히 유지되고 있으며, 2023년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린 해에는 약 980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보존을 위한 선택’이었지만, 지금은 도시의 브랜드와 경제를 함께 지탱하는 대표적인 생태 자산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순천만 국가정원 기본 정보

순천만 국가정원 /출처:대한민국 구석구석

위치:전라남도 순천시 국가정원 1 호길 47 (오천동)
문의 및 안내:061-749-3114
홈페이지: https://scbay.suncheon.go.kr/garden

이용시간:10월~6월 09:00~20:00 (입장 마감 19:00) 7월~9월 09:00~21:00 (입장 마감 19:00)
휴일: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주차:가능 (무료)

입장료:성인 10,000원, 청소년·군인 7,000원, 어린이 5,000원, 야간권(17시 이후) 할인 적용
※ 순천만 국가정원 + 순천만 습지 통합
관람 가능

체험 프로그램:디지털 인형극 두다톡, 생태설명회, 스카이큐브 체험, 전통차 시음 및 명상체험 등

편의시설:의료센터, 편의점, 물품보관소, 전기관람차, 어린이동물원, 유모차·휠체어 대여, 수유실, 장애인 화장실 등

순천만 국가정원 /출처: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순천만 국가정원은정원을 만들기 위해 습지를 보호한 곳이 아닙니다. 습지를 지키기 위해 정원을 만든 곳입니다. 겨울의 정원은 조용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선택과 의지는 다른 계절보다 더 또렷하게 드러납니다. 화려함보다 의미 있는 여행을 원하신다면, 올겨울 순천만 국가정원을 천천히 걸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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