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 위해 회항한 울릉크루즈…승객 1088명 “생명이 먼저”

박재형 기자 2026. 5. 22.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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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영일만항 긴급 회항 후 무사 이송…입항 4시간 지연
선사 측 전 승객 아침식사 제공…“따뜻한 배려에 감동”
▲ 울릉도와 포항를 잇는 울릉크루즈호

울릉도와 포항를 잇는 영동권 전천후 해상 교통의 중심, '울릉크루즈'가 야간 운항 중 발생한 응급환자를 살리기 위해 포항 영일만항으로 회항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입항이 예정보다 4시간가량 지연됐으나, 선사 측의 신속한 응급 조치와 승객 1,000여 명을 향한 따뜻한 배려가 빛을 발하며 지역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울릉크루즈와 승객들에 따르면, 지난 21일 밤 23시 승객 1,088명을 태우고 포항 영일만항을 출발해 울릉도로 향하던 울릉크루즈호는 출항 후 약 2시간이 지난 시점에 선내에서 A씨(74·여) 응급환자가 발생한 긴급 상황을 접수했다.

환자의 상태가 위중하다고 판단한 선장과 선사 측은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즉각 포항항으로의 회항을 결정했다. 해상에서의 1분 1초가 급박한 상황에서 승객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둔 결단이었다.

22일 새벽 포항항에 다시 입항한 울릉크루즈는 대기 중이던 119 구급대에 환자를 무사히 인계했다. 환자가 병원으로 이송된 것을 확인한 크루즈선은 곧바로 울릉도를 향해 재출항했으나, 이 과정에서 당초 예정된 일정보다 도착이 늦어져 22일 오전 10시가 돼서야 울릉 사동항에 입항할 수 있었다.

다행히 선사의 신속한 결단에 응급환자 A씨(74·여)는 적기를 놓치지 않고 현재 포항의 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회항 과정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울릉크루즈호'는 울릉크루즈가 운항하는 대형 전천후 여객선이다. 2021년 9월 첫 취항 이후 동해안의 거친 파도와 기상 악화 속에서도 결항률을 획기적으로 낮추며 울릉도 주민들의 가장 안전한 이동 수단이자 지역 경제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뉴씨다오펄호는 2만 톤급에 달하는 거대한 제원을 자랑하며, 웬만한 풍랑주의보(파고 4~5m)에도 흔들림 없는 안정적인 운항이 가능한 대형 카페리선이다.

선내에는 승객들이 장시간 항해 동안 안락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바다 위의 대형 호텔'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긴급 회항 상황에서도 거대한 선체 안정성과 여유로운 선내 공간 덕분에 1,000명이 넘는 승객들이 큰 동요 없이 안전하게 대기할 수 있었다.

자칫 장시간 운항 지연으로 인해 승객들의 불만과 항의가 이어질 수 있는 아슬아슬한 상황이었지만, 울릉크루즈 측의 진정성 있는 대응이 승객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 탑승객 1088명이 선내 식당에서 따뜻한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박재형 기자

선사 측은 밤새 불안해했을 승객들을 위로하고 아침 식사를 거른 채 입항해야 하는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탑승객 1,088명 전원에게 선내 식당에서 따뜻한 아침 식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갑작스러운 회항으로 일정이 지연되어 주민과 관광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한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사람의 생명이 먼저'라는 선사의 원칙에 모든 승객분들이 너른 마음으로 이해하고 동참해 주셨습니다. 감사의 마음을 담아 작은 식사나마 정성껏 준비했습니다."

울릉도 주민 A씨(52)는 "새벽에 배가 돌아서서 깜짝 놀랐지만, 응급환자를 살려야 한다는 방송을 듣고 모두가 한마음으로 쾌유를 빌었다"며 "예상보다 늦게 도착해 피곤할 법도 한데, 승객 모두에게 정성스레 아침 식사를 대접하는 선사 측의 책임감 있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 울릉크루즈호에 탑승한 관광객이 아침 식사를 즐기고 있다. 박재형 기자

울릉도를 찾은 관광객 B씨(45·서울시) 또한 "첫 울릉도 여행길에 일정이 지연되어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생명을 살리기 위한 선사의 결단에 깊이 공감했다"며 "오히려 승객들을 위해 따뜻한 아침 식사까지 무상으로 챙겨주는 세심한 서비스를 경험하니, 울릉도라는 섬 전체에 대한 첫인상까지 매우 따뜻하고 좋게 남을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울릉크루즈의 신속한 구호 조치와 승객들을 향한 세심한 배려는, 왜 이 선사가 울릉 주민들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는 '생명선'이자 관광객들에게 신뢰를 주는 '명품 크루즈'인지를 다시 한번 증명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