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오션이 60조원 규모로 진행될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의 적격후보 두 곳 중 하나로 선정됐다. 경쟁사는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다. 이들은 2011년 인도네시아 잠수함 사업에 이어 14년만에 다시 경쟁하게 됐다.
한화오션은 26일 캐나다 해군으로부터 3000톤급 잠수함 도입사업 숏리스트(적격후보)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프랑스 나발(Naval), 스페인 나반티아(Navantia), 스웨덴 사브(Saab) 등 유럽 대표 기업들의 도전을 뚫고 한화오션이 최종경쟁자 자리를 따냈다.
프로젝트는 1998년 영국 해군으로부터 도입한 2400t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하는 사업이다. 600억캐나다달러(약 60조원)를 투입해 3000t급 신형 잠수함 12척을 도입한다. 총 사업비는 유지·보수를 포함한 금액이며 1척당 건조 비용은 약 2조원으로 추정된다.
이번 사업이 중요한 이유는 한국 무기체계의 선진시장 첫 진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회원국 레퍼런스 확보 등의 기회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연내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인 폴란드 잠수함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두 사업을 모두 수주하면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에 그쳤던 수중 방산 영역은 북태평양, 북대서양, 발트해로 확대된다.
한화오션-TKMS, 14년만의 재격돌
한화오션과 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즈(TKMS)의 잠수함 수주전은 이번이 두번째다. 잠수함 첫 수출 기록을 쓴 인도네시아에서 맞붙었다. 2011년 '나가파사급'(1400톤) 3척을 수주했고 2021년에 모두 인도했다.
타국에서 전수받은 기술로 자체 잠수함을 설계·건조하고 수출로까지 이어진 것은 한화오션 세계 최초다. 다만 2019년 추가 수주한 3척은 인도네아측이 계약금 납부를 미루면서 사업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
한화오션의 잠수함 역량은 국내 '최초'와 '유일'의 기록을 모두 갖고 있다. 국산 잠수함의 시작은 1987년 한화오션이 1200톤급 잠수함 사업을 수주하면서 시작됐다. '장보고급' 잠수함 9척 중 8척을 한화오션이 건조했다.
또 국군이 운용중인 잠수함 전 선종을 건조한 '유일'한 조선소다. 장보고급 잠수함에 이어 △손원일급(1800톤급) 3척 △도산안창호급(3000톤급) 2척 △KSS-III Batch-II(3600톤급) 2척 등 총 15척을 만들었다. 연내 착공할 1척을 더하면 총 16척이 된다. 또 세계에서 8번째로 독자 기술 3000톤급 잠수함을 설계·건조하기도 했다.

잠항성능·운용 편의로 승부
캐나다 요구사항 중 가장 까다로운 것은 잠항능력이다. 태평양, 대서양, 북극해 등 광범위한 해안선을 관리하는 만큼 긴 잠항 능력이 필수다. 이에 한화오션은 '공기불요추진체계(AIP)' '리튬이온 배터리'를 적용해 3주 이상의 수중 작전이 가능한 모델을 제시했다. 최대 운항거리는 7000해리(약 12900㎞)다.
또 다른 강점은 유지·보수·정비(MRO), 승조원 교육·훈련 등 잠수함 운용 노하우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해군이 사용중인 잠수함을 기본으로하는 만큼, 빠른 납기와 후속 지원은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지 군수지원을 위한 준비도 병행중이다. 영국 방산그룹 밥캣을 비롯해 캐나다 보안·해양방산 기업 3곳(CAE, 블랙베리, L3 해리스 MAPPS)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캐나다 사업을 수주하면 우리 무기체계가 선진 방산시장에 진출하는 첫 사례가 된다. 또 폴란드, 필리핀 등의 잠수함 발주 사업에도 힘을 얻을 수 있다. 국가별 사업 규모는 △폴란드 4척(3000t급) △필리핀 2척(중형) 등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폴란드의 경우에는 같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인 캐나다의 숏리스트 선정 결과를 관심있게 지켜봤을 것으로 관측된다"며 "폴란드는 '오르카 프로젝트'를 통해 잠수함 3척을 도입할 예정이며 유지·보수 등을 포함하면 사업 규모는 최대 8조원에 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덕호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