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성, 여고생 살해 흉기 든채 '술집·노래방'에…"기억 안난다" 주장

일면식 없는 10대 여학생을 살해하고 웃으며 걸어가는 등 사회적 공분을 산 박대성(30)이 범행 이후에도 흉기를 들고 술집과 노래방을 찾아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3일 뉴스1에 따르면 전남 순천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박씨를 구속 수사하고 있다.

박씨는 지난달 26일 오전 0시 43분쯤 순천시 조례동 한 도로변에서 A(17)양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숨진 A 양은 몸이 불편한 아버지의 약을 사러 나갔다가 친구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변을 당했다.

박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찜닭집에서 소주 4병을 마시고 주방용 흉기를 들고 밖으로 나와 일면식 없던 A양을 800m가량 뒤쫓아가 범행했다. 이후 슬리퍼를 버려둔 채 자신의 가게 방향으로 맨발로 달아났다.

박씨는 인근 호프집에서 술을 마신 뒤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에 들러 운동화를 신은 뒤 700m가량을 활보했다. 당시 박씨 모습은 주변 CC(폐쇄회로)TV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는 흉기를 소지한 채로 술집에 들러 혼자 소주 1명을 마셨고 이후 노래방에 들렀다가 다시 나왔다. 이후 흉기를 버린 박씨는 주변에 세워져 있던 차를 발로 차다 차주와 시비가 붙어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박씨는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에서 "소주 4병을 마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피해자와 모르는 사이"라고 했다.

박씨는 혐의는 인정하지만 구체적인 범행 당시(식당을 나온 뒤)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정신질환 증상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범행 이후 자세한 행적에 대해서도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박씨가 방문한 술집과 노래방에서 별도의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르면 4일 박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박씨에 대한 정신과 감정도 의뢰한 상태다. 경찰은 박씨와 A양이 서로 일면식이 없었던 관계로 보고 '묻지마 살인'에 무게를 두고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살인 혐의로 구속된 박씨에 대한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해당 신상정보는 오는 29일까지 전남경찰청 홈페이지에 공개될 예정이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